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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정말 좋은데, 2% 아쉽다”..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Porsche
2025-03-20 14:14:52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양양=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포르쉐는 자신들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략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포르쉐는 브랜드의 첫 전기차인 ‘타이칸(Taycan)’의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며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형 전기 SUV인 ‘마칸(Macan) 일렉트릭’도 출시한만큼, 저물어가는 내연기관 시대 속에서도 자신들의 DNA를 굳건히 지켜낼 전망이다.

전작 대비 한층 더 커진 차체, 폭발적인 가속력, 부족함 없는 1회 충전 주행거리, 트리플 디스플레이도 적용된 만큼 상품성이 뛰어났다.

다만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뽐냈던 타이칸과는 상반된 모습은 분명한 단점으로 작용한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됐음에도 딱딱한 승차감, 둔해진 코너링 성능은 개선의 여지가 돋보였다.

■ 장거리 고속 주행도 문제없는 파워트레인..회생 제동 시스템은 ‘대만족’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마칸 일렉트릭은 폭스바겐 그룹의 ‘프리미엄 플랫폼 일렉트릭(PPE)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800볼트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배터리 용량은 총용량 100kWh다.

덕분에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베이스 모델 기준 최대 474km, 마칸 4 454km, 마칸 4S 450km, 마칸 터보 429km다. 전비는 복합 기준 각 4.3km/kWh, 4.2km/kWh, 4.1km/kWh, 4.0km/kWh다.

아울러 최고 출력은 각 340마력(오버부스트 시 360마력), 387마력(408마력), 4S 448마력(516마력), 터보 584마력(639마력)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각 5.7초, 5.2초, 4.1초, 3.3초에 불과하다.

전반적인 필링은 내연기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진동과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으며, 완성도가 높은 가상 엔진 사운드만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엑셀 전개량에 맞춰 변화되는 토크의 폭도 큰 편이다. 덕분에 꽉 막힌 도심에서도 운전하기에 매우 편했으며, 엑셀의 무게감도 낮았다.

덕분에, 상위 모델인 타이칸 대비 주행 질감이 훨씬 고급스러웠으며,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 고성능 차량의 경우 페달의 답력을 무겁게 세팅해 차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발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이 가중됐다.

허나 마칸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타파해 냈다. 일상 영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영역에서는 대중적인 가속력 및 질감을 보여주면서도, 그 영역을 벗어나게 되면 911을 연상케 하는 경쾌한 가속력을 뽐낸다.

회생 제동 시스템도 칭찬할 만하다. 운전자가 그 단계를 임의대로 수정할 수는 없지만, 완성도가 워낙 뛰어난 탓에 내연기관 차들과 거의 동일한 필링을 연출해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최대 98% 회수할 수 있으며, 240kW의 회생 출력을 지녔다. 사실상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독보적인 고속 승차감..나머지는 ‘글쎄’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우선 고속 주행 시의 안정성은 수준급이다. 상급 모델인 카이엔보다 한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게 중심이 낮은 덕분에 곡선 구간에서 요철을 밟아도 불안정한 거동을 보이지 않았으며, 급격한 차선 변경 시에도 꽤 안정적이었다.

다만 저속 와인딩 구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다른 전기차와 크게 다를 바 없었으며, 크게 특별한 부분도 없었다.

포르쉐의 전매특허 옵션인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필두로 전자 제어식 포르쉐 트렉선 매니지먼트, 최대 5도까지 조향 되는 리어엑슬,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PTV plus),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시스템(PASM) 등이 대거 적용됐지만, 전기 SUV의 구조적인 한계는 타파해 내지 못한 모습이다.

잘 돌아나가는 것은 분명했고, 차체의 움직임도 그리 크지 않았지만 경쾌함은 느낄 수 없었다. 묵직한 차체의 무게에 짓눌리는 타이어의 비명소리가 이따금 들리긴 했지만, 민첩한 거동을 맛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도심 주행에 적합한 부드러운 승차감이 연출된 것도 아니다. 이어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이 단단했다. 포르쉐의 지향점을 감안하면 큰 단점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기존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카이엔이나 파나메라를 운용했던 소비자라면 다소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2% 부족함이 느껴지는 승차감은 분명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 ”이게 우주선이야 자동차야“..화려한 옵션 ‘주목’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우선 12.6인치 클러스터와 10.9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10.9인치 보조석 스크린은 우주선을 방불케한다.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부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탑재된 만큼 활용성 및 확장성이 뛰어나다.

또한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증강현실 기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주목할 만하다. 주행 시 운전자의 시야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향각에 따라 스크린이 움직이는 것은 물론, 87인치라는 거대한 사이즈도 압권이다.

이 밖에도 고객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케이션 라이트도 기본으로 적용된다. 투영 범위는 도어 패널부터 센터페시아다. 애니메이션 기능이 적용된 덕분에 충전 과정, 런치 컨트롤, 주행 모드 변경 등에서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이 밖에도, 차선 변경 보조시스템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 위치 기반 경고도 제공하며 차량 탑승 시 메인 디스플레이와 함께 인사를 하듯 유기적으로 반응한다.

■ 총평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

마칸 일렉트릭은 분명 최고 수준의 차량이다. 현재 중형 전기 SUV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전통적인 포르쉐의 정체성이 다소 옅어졌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포츠카 못지않은 가속력과 코너링 성능은 여전했지만, 타이칸을 처음 탔을 때와 같은 흥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울러,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됐음에도 불구하고 꽤 단단했던 승차감도 개선의 여지가 분명했다.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의 고유한 유전자 품어내면서도, 전기차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큰 과제를 지닌 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았다. 고성능을 지향할 것이었다면 더욱 날렵하게, 도심형 SUV를 추구할 것이었다면 조금 더 부드러운 승차감이 연출됐다면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 장담한다.

포르쉐 마칸 일렉트릭의 국내 출시 가격은 991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