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프랑스 브랜드 르노가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아성(牙城)’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그야말로 내로라 불리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쏘렌토는 내수시장에서 총 9만 8506대, 싼타페는 7만 3797대가 팔려나갔다. 그간 경쟁 모델로 꼽혔던 르노 QM6는 월 판매 700대 수준에 머무는 등 그 격차가 적잖다. QM6는 콜레오스로 대체될 전망이다.
QM6의 바통을 잇게되는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차의 싱유에 L(수출명 몬자로), 프리미엄 브랜드 볼보 XC60의 CMA 플랫폼을 공유한다. 르노는 오로라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4년간 약 1조 5000억원을 투입한 끝에 콜레오스의 개발을 완료했다는 후문이다.
싱유에 L은 중국 시장에서, XC60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소비자 인기가 높다. XC60 하이브리드 모델은 구매 후 6개월~1년 정도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는 정도다.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건 기본적으로는 차량 구조나 뼈대, 골격 등은 같음을 의미한다. 다만, 세부적인 전자 장치나 시스템 운용, 세밀한 차량 제조 기술 등 디테일 측면에서는 그 차이가 적잖다는 말이 나온다.
그랑 콜레오스는 질 비달 르노 디자인 총괄이 강조해왔듯이 차체 밸런스에 무게를 둔 스타일이다. 르노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도 돋보인다. 마름모 형상의 ‘로장주’ 엠블럼은 프론트에서 사이드, 리어뷰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데, 세련스러운데다 모던한 감각이다.
인스투르먼트 패널엔 계기판에서부터 동승석에 이르기까지 3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점도 포인트다. 이런 모습은 메르세데스-벤츠, BMW가 시도한 케이스인데,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르노는 이를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부른다. 인포테인먼트와 엔터테인먼트 등 커넥티드카로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한 설계다.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엔 1.5리터급 가솔린 터보 엔진과 100kW, 60kW 등 두 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돼 시스템 출력 245마력을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3단 멀티 모드 기어박스와 조합된다.
콜레오스는 주행 중 엔진보다는 고성능 구동모터의 개입 영역대가 당초 생각 이상으로 넓다는 견해다. 그래서 시속 40km 전후의 주행에서는 최대 75%까지 전기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다는 게 르노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에 가깝다는 의미다.
콜레오스는 또 저속에서 중속 등 일상생활에서의 실용 엔진회전 영역대에서는 볼보 XC60의 주행감을 연상시킨다. 차체가 가볍고, 정숙하며, 안락한 승차감은 강점이다. 시속 60km 전후의 와인딩 로드에서도 르노 브랜드 특유의 민첩함과 안정적인 코너링은 여전히 감칠맛을 돋군다.
다만, 깜찍한 스타일의 변속레버는 후진과 중립, 드라이브로의 이동이 부자연스럽다. 인터페이스의 간결성, 직관성이 요구된다. 주행 중 속도제한을 넘기면서 좌·우 회전하는 경우 경고음의 불일치, 앰비언트 라이팅의 활성화 등 세밀한 부분에서의 조합은 개선이 요구된다.
르노 콜레오스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레토가 중형 SUV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들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르노가 콜레오스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를 견제하는 세력으로 부상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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