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공략을 본격화했다.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한 지역인 만큼,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할 경우 현대차의 브랜드 밸류와 영업이익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높았던 기대효과와 더불어 위험부담도 상당했다. 87년의 역사를 가진 폭스바겐과 북미를 섭렵한 토요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뛰어난 상품성이 기본 덕목. 35%에 달하는 관세 장벽을 타파하고, 브라질에서 주로 사용되는 에탄올과 가솔린을 혼합한 FFV(Flexible Fuel Vehicle) 연료 방식을 도입해야 했기에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현대차는 상파울루 근교에 7억달러(한화 약 9384억)를 투자, 42만평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설립에 나섰다. 아울러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의 공급업체를 입주시켜 물류 공급망을 대폭 단축해 연간 생산 능력은 22만대를 달성했다.
테스트 트랙과 연구개발센터도 마련된 덕분에 연구부터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했다. 그렇게 갖은 역경을 겪은 현대차가 브라질에 출사표를 첫 차량이 ’HB20’이다. 기아 모닝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염가형 소형차로, 피아트 아르고, 폭스바겐 폴로, 쉐보레 오닉스와 경쟁에 나섰다.
HB20은 해치백과 세단 모델이 병행돼 판매되며, 파워트레인의 경우 3기통 1리터 가솔린 플렉스 엔진과 3기통 1리터 터보 GDI 엔진이 마련됐으며 6단 자동변속기와 4.5단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우선 플렉스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은 가솔린 사용 시 75마력, 에탄올 사용 시 80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에탄올 사용 시 10.2kgf.m, 가솔린 사용 시 9.4kgf.m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경우 에탄올 사용 시 14.5초, 가솔린 사용 시 15.4초가 걸린다. 터보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는 17.5kgf.m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10.7초가 소요된다.
차체의 사이즈는 해치백의 경우, 전장 4015mm, 전고 1470mm, 전폭 1720mm, 축거 2530mm다. 세단의 경우 전장이 310mm 더 길며, 전고와 전폭, 축거는 동일하다.
외관 디자인의 경우 현대차가 2018년에 선보인 前 패밀리룩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와 비슷한 모습이다. 전폭이 좁은 만큼 경차와 비슷한 디자인 레이아웃을 보인다. 전면부에는 주간주행등도 마련됐으며, 측면부에는 16인치의 알로이 휠, 후면부에는 면발광 타입의 후미등이 마련된 만큼 염가형답지 않은 외관을 자랑한다.
옵션을 살펴보면 경쟁 차량 대비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블루링크 기능이 탑재된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데, 휴대전화로 시동을 조작하거나 온도 조절, 차량 상태 확인 및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오늘날에는 크게 놀랍지 않은 대중적인 옵션으로 꼽히는데, 시판 국가의 특성과 차량 가격을 염두해 보면 꽤 독보적인 수준이다.
아울러 폰 프로젝션 기능이 탑재됐으며, 후방 카메라도 마련됐다. 4.2인치의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와 차로유지보조 시스템, 6 에어백과 ESC, TCS, HAC(Hill Addis Control) 등도 기본 장착되는 만큼 독보적인 상품성을 자랑한다.
차급을 상회하는 옵션을 지닌 덕분에 현지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 HB20의 판매 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9월, 2022년 10월, 2022년 11월, 2024년 6월에 월간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지난달 기준 월간 판매량 7103대를 기록해 6위를 달성했으며, 올해 누적 판매량은 5만 7027대로 4위를 기록했다.
현재 시판 중인 모델은 2019년에 출시된 2세대 모델이다. 횟수로 6년에 달했기에 일명 ‘’차 약발’이 떨어졌음에도, 판매량 상위권을 굳건히 지켜내며 뛰어난 상품성을 입증해 내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브라질에 2032년까지 11억달러(한화 약 1조 5000억)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브라질에서의 ‘국산 차’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B20의 현지 판매가격은 8만 9690헤알(약 2146만원부터) 시작된다.
김경현 기자kh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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