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된 노후차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에는 약 570만 대에 머물렀던 노후차량 수는 2018년에는 약 740만 대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약 900만 대를 기록했다. 2024년 현재, 노후차량 수는 약 1000만 대 수준으로 3대중 1대 수준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약 75% 이상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노후차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몇 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차량의 평균 사용 연한이 길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차량을 10년 미만으로 사용한 후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더 오랜 기간 차량을 유지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신차 구입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초기 구입 비용이 높아 전환 속도가 느리며,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미루거나 기존 차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후차 증가세는 대기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후차량이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은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오염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3-4년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을 기록한 날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으며, 대기질 악화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치명적이다. 노후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햇빛과 반응해 초미세먼지를 생성하며, 이 미세먼지는 폐와 혈관, 그리고 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국내 연구에서도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전체 미세먼지 중 84%를 차지한다고 보고됐다. 이로 인해 노후 경유차의 퇴출 또는 저감장치(DPF) 부착과 사후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현재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노후차 관리와 저공해 저감사업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제주도는 2024년 전기차 6313대를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 보급률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 확충 등의 문제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리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서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와 저감장치 부착이 시급하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으로 대기질 개선에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노후차의 관리와 저감 대책이 더 중요한 우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노후 경유차, 특히 유로4 차량도 저감장치를 통해 배출가스를 줄일 수 있지만, 이 장치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사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주기적인 점검과 유지 관리 없이 방치된다면 그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감장치가 잘 관리된다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90%에 달하며, 이를 통해 배출가스 내 입자상 물질을 포집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노후 차량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발암물질은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먼지 문제는 환경 문제일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건강과 삶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 저공해 저감사업에 참여해야 하며, 노후차의 조기 퇴출과 저감장치 부착이 필요하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전 수소경제위원회 위원)carn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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