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한국시장에 투입된 로터스 에메야(Emeya)는 (918마력의 압도적인 출력을 뿜어내는)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와 고급스러운 소재, 최첨단 기능, 지속가능성을 망라한 럭셔리 하이퍼 GT, 플래그십 (전기) 세단 입니다. 그런만큼 공기역학적인, 에어로 다이내믹한 설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데일리카 기자와 최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로터스(Lotus) 전시장에서 만난 벤 페인(Ben Payne) 로터스 그룹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물 흐르는 듯한 유선형 스타일의 에메야는 프론트 범퍼 하단에서 프론트 타이어 또 리어 타이어에서 리어 범퍼로 이어지는 차체면 내에는 대형의 사각형 공기 통로를 만들어 놓은 게 돋보인다. 유려한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공기의 와류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차량의 속도에 따라 높이가 달라진다. 고속 주행 시 전개되면서 다운포스를 높이고, 핸들링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참고로 에메야의 공기저항계수는 Cd 0.21. 150kg 이상의 다운포스 성능을 발휘한다는 귀띔이다.
에메야는 전장이 5139mm, 휠베이스는 3069mm에 달한다.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로터스 라인업 중 가장 길게 세팅됐는데, 블랙 색상의 21인치 알로이 휠에 피렐리 P 제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카리스마를 더하는 디자인 언어다.
하이퍼 GT에 속하는 에메야의 실내는 탄소 섬유 소재가 패널 곳곳에 적용된데다, 깔끔한 마무리로 하이테크한 감각이다. 초고성능 세단인 만큼 운전에 집중하기 위한 디자인 설계다. 여기에 15.1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1열과 2열 시트엔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다.
페인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차량의 미(美)적인 부분도 중시하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기능에 (디자인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에메야는 초고성능 퍼포먼스카에 속하기에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해 전방이 확트인 윈드 스크린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메야는 플래그십 전기 세단에 속하지만, 퍼포먼스가 뛰어난 스포츠카로서 차체의 볼륨감 등 근육질 감성이 더해졌다”며 “좌우로 길게 펼쳐진 LED 리어램프는 하이퍼카로서의 존재감, 심플함이 담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 세단 에메야가 주행 중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차체 하단에 탑재된 배터리에 스크래치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에메야는 액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돼 노면의 상태에 따라 25mm까지 차체 높낮이가 전자적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페인 디자이너는 “럭셔리 시장이 잘 형성된 한국에서 (자동차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궁극적으로 럭셔리카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이유로 로터스의 시장 잠재력은 높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10여년 전 로터스가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점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국시장이 (대중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럭셔리카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로) 변했기에 로터스와의 그 간극은 좁아진 것으로 봐야한다”는 희망적인 의견을 내놨다.
어렸을 때 순수 미술을 좋아했고,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은 소년이었다는 페인 디자이너는 영국의 코벤트리대학교, 왕립예술대학(RCA)에서 디자인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업용 미술, 자동차 디자이너로의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벤틀리, 부가티, 애스턴마틴 브랜드 등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스타일링을 총괄하는 이상엽 디자이너와도 친분이 깊다는 그는 제네시스 디자인에 대해서는 “한국의 맥락, 한국의 느낌이 반영된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페인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인은 (미학적 측면에서) 자동차 디자인 만을 보는 게 아니라 문화와 환경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자동차 디자인 결과물을 살펴보면, 디자이너의 사인이 없어도 누가, 어느 나라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했는지 (어렴풋)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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