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가지고 싶은 차량이 나타났다. 미니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는 컨트리맨이 7년 만에 풀체인지를 성공적으로 마친 덕분이다. 개성과 짜릿한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전작 대비 커진 차체와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제작한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시인성이 뛰어난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마련돼 상품성을 강화했다.
특히 환골탈태 수준으로 부드러워진 승차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덕분에 ‘세컨카’ 취급을 받던 지난날의 오명을 완벽하게 씻어낸 모습이다. 다만 제동력은 매우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돋보인다. 일상 주행 시에는 큰 문제는 없겠으나, 고성능을 지향하는 JCW 모델인 만큼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 정말 재밌는 파워트레인..일상생활시에도 문제없어
미니 컨트리맨 JCW
미니 컨트리맨 JCW는 배기량 2000cc의 4기통 트윈터보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가 합을 맞춘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317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단 5.4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고 속도는 260km를 달성했다.
2리터 4기통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필링은 매우 부드러웠다. 저 RPM에서도 떨림이나 불쾌한 진동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특히 터보렉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자연 흡기 차량에 준하는 리스폰스가 돋보였다. 가속력은 현대차의 아반떼 N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컨트리맨의 커다란 덩치를 생각해 보면 매우 뛰어난 성적표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4000RPM에서 들려오는 흡기 사운드는 정말 매력적이다. 터보가 공기를 매섭게 빨아들이는 소리와 액셀 오프시 압축된 공기가 역류하지 않도록 대기로 방출시키는 블로우오프밸브 소리는 예술이다. 마치 사제 터보를 장착한 터보 차량을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배기 사운드는 잘 정제된 모습이다. 거칠고 과하지 않았으면, 일상생활에서도 짜릿함을 더해줄 정도로만 세팅이 됐다. 이따금 팝콘 사운드도 들리는 팝콘도 꽤 마음에 들었다.
■ 부드러움을 넘어서 무른 승차감..대중화는 필연적
미니 컨트리맨 JCW
사실 미니는 자신만의 색채가 뚜렷한 브랜드다. 귀여운 외관과 아이코닉한 실내 레이아웃을 연출해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허나, 단단함을 넘어선 딱딱한 승차감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부담감을 느끼곤 했다. 짜릿한 코너링 감각은 분명한 이점으로 작용했지만,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승차감은 골수팬들도 버거워했다. 그중에서도 JCW의 악명은 더욱 심각했는데, 만일 서울과 부산을 직접 운전해서 왕복할 경우, 며칠은 누워서 쉬어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승차감을 연출했다.
허나 이번 컨트리맨 JCW의 승차감은 환골탈태 수준으로 개선됐다. 대중화에 성공했다. 더 이상 방지턱과 요철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러면서도 전작의 고속 주행 시의 안정감은 그대로 계승해 냈다. 칭찬할 만하다. 생각보다 완성도가 뛰어났으며 이질적이지도 않았다. 온 가족을 태운 채 전국 일주에 나서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했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JCW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가 너무 과했다. 부드러운 것을 넘어서 무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처럼 서킷을 주행한다거나, 날카로운 곡선 구간을 주파해 내기에는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동 성능의 경우 필히 개선돼야 한다. 초반 답력은 강한 편이지만, 특정 임계치를 벗어나게 그대로 쭉 밀린다. 일상 주행 시에는 문제점을 느낄 수 없겠으나, 고성능을 지향하는 JCW인 만큼 아쉬움은 필연적으로 다가온다.
■ 벌크업 성공, 세련된 디자인..상품성도 최고
미니 컨트리맨 JCW
컨트리맨 JCW의 제원은 전장 4445mm, 전고 1645mm, 전폭 1845mm, 축거 2690mm다. 이는 전작대비 각 150mm, 90mm, 25mm, 20mm가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도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작 대비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아름다웠다.
우선 6각형 형태의 헤드라이트를 비롯해 검은색으로 마감된 그릴과 로고, JCW 모델임을 알리는 배지와 붉은색 포인트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측면부는 전작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이제는 SUV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타이어 역시, 단면 폭 245mm, 편평비 40mm, 20인치 사이즈가 채택됐다. 전작처럼 극한의 스포티함을 연출하는 것이 아닌, 감성 위주의 세팅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후면부터 디자인도 멋있다. 번호판 위에 자리 잡은 큼지막한 컨트리멘트 레터링, 무광 블랙의 미니 로고, LED 시그니처 라이팅 기능을 활용해 테일 라이트의 모양을 변경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아울러 쿼드 머플러의 형태와 색감도 수준급이다.
실내의 경우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직물 소재가 적용됐다. 육안상으로 보기에는 꽤 아름답지만, 촉감은 거칠었다. 가장 칭찬할 만한 부분은 완성차 최초로 적용된 9.4인치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업해 제작했는데, 해상도와 주사율, 시인성과 색감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성적표를 자랑했다. 발열도 없었고 OS 9 UI의 배치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아울러 인공지능형 어시스턴트 스파이크(Spike)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부터 소모품 잔여량, 교체 시기 등을 꼼꼼히 체크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며, 날씨와 같은 각종 일상 정보도 정겹게 체크한다. 특히 운전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는 ‘기믹’들도 마련됐다. 만약, 스파이크에 “나 지금 너무 심심해”라고 말을 건넬 경우, “그렇다면 고-카트 모드로 변경해 볼까요?”라며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 상품성 및 총평
미니 컨트리맨 JCW
지난날, 미니는 낭만과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얻었다. 부족한 실내 옵션과 마감 품질에도 독보적인 귀여움과 재미를 선사했으니 말이다. 허나 이번 신형 미니 컨트리맨은 달랐다.
하이빔 보조 기능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와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2존 자동 공조 장치, 컴포트 엑세스, 운전석 마사지 기능이 마련됐다. 아울러 JCW의 경우, 파노라믹 글래스와 하만 카돈 스피커도 적용된 만큼 상품성은 의심치 않아도 된다. 아울러 프로모션까지 적용된 만큼 사실상 견줄만한 적수가 없다.
JCW 컨트리맨의 출고 가격은 6700만원으로, 현재 300만원의 할인이 적용돼 실 구매가는 6400만원이다. 아울러 미니 전용 금융 상품을 이용할 경우 600만원의 추가 할인이 적용돼 실 구매가는 58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