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캐나다 정부가 무공해 차량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던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이에 지난해, 캐나다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달성한 현대차의 쾌속 질주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0일(한국시간) 캐나다 연방교통부에 따르면, 무공해 차량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iZEV가 예산 조기 소진에 따라 일시 중단됐다.
iZEV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차를 칭하는 무공해 차량의 구입을 촉진하기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이다. 수혜 차량 구입시 최대 5000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브리티시 컬럼비아 및 퀘벡 주에서는 추가로 4000 달러(약 403만)를 추가로 지원한다.
정책이 시행된 2019년부터 약 16억 9600만 달러(2조 4753억)가 투입됐으며, 총 54만 6000대의 무공해 차량이 판매됐다. 덕분에 캐나다 내 무공해 차량의 점유율은 13.5%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캐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승용차 판매량의 60%를 무공해 차량으로 대체하고, 2035년에는 100% 전동화 전환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국산 완성차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가 발표한 2024 캐나다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한 해 동안 총 13만 8755대를 팔았다. 이는 캐나다 법인이 설립된 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중 순수 전동화 모델의 판매량은 총 4만 5712대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판매량 3만 4409대 대비 1만 1303대가 늘어난 수치로, 32%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3년 연속으로 캐나다 내 수입차 브랜드 중 2위의 자리를 지켜냈다.
이는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에 대한 의지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차량에 대한 상품성을 입증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중단됨에 따라, 현대차의 불황 속 쾌속 질주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가 프로그램을 재개하기 위한 예산 증액 등의 계획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해당 악재가 장기화할 여지도 다분하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차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 대비 연료 효율성이 뛰어나고 배기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어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차량에 장착되는 부품의 가격이 비싼 탓에 내연기관 대비 진입장벽이 높다.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전기차다.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거나 중단될 경우, 다른 파워트레인 대비 비싼 가격대를 지닌 전기차의 판매량은 필연적으로 하락한다.
판매량을 견인하는 차들은 주로 보급형 라인업에 포진돼 있는데, 이유는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내연기관 차들과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가 가능한 탓이다.
하지만 보조금이 폐지됨에 따라, 실구매가가 높아져 내연기관 차량 대비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이는 판매량 하락과 더불어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진다.
실제 예시로는 지난 2023년 보조금 정책을 폐지한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실제 독일 연방도로교통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38만 609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52만 4219대 대비 27%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차량은 9%, 하이브리드의 경우 12.7%의 오름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꽤 급격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중단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보급형 모델의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완성차 브랜드의 자체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만큼 감소의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경현 기자kh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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