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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원천 차단한다..SK온·SK엔무브가 공개할 액침냉각 신기술 차별점은?

배터리 팩 내부에 냉각 플루이드 순환시켜 효과적으로 열 방출 제어

SK on
2025-03-03 12:25:50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 아이오닉 9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화재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신기술이 나와 주목을 끈다.

SK온과 SK엔무브는 배터리 안전성 및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전기차용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을 오는 5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5’에서 공개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신기술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으로 냉매가 배터리 셀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공랭(空冷)식, 수랭(水冷)식 등 간접 냉각 방식보다 온도 상승을 더욱 효율적으로 억제한다는 게 SK온 측의 설명이다.

급속충전 등 발열이 심한 상황에서 배터리 셀 온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면, 열 폭주(Thermal Runaway) 발생을 방지해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액침냉각은 우수한 발열 제어 성능을 토대로 급속 충전 환경에서 셀의 온도를 낮게 유지해 준다. 셀간 온도 편차를 줄여 배터리 수명 연장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순수 전기차를 비롯 ESS, 데이터센터 등 산업 분야에서 액침냉각 기술이 각광받는 이유다.

SK온과 SK엔무브가 개발 중인 액침냉각 배터리 팩은 냉각 플루이드와 셀의 접촉 면적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유로(油路) 설계로 냉각 효율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SK온과 SK엔무브 액침냉각 차세대 무선 BMS 모형 인터배터리 2025
SK온과 SK엔무브, 액침냉각, 차세대 무선 BMS 모형 (인터배터리 2025)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플루이드가 원활히 공급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열 확산(Thermal Propagation) 방지 성능을 크게 높인 점도 기술적 포인트다.

SK온은 독자적 무선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을 접목해 액침냉각의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BMS는 배터리 전압·전류·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셀간의 충방전 성능을 조율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BMS는 셀의 배터리 정보를 한 데 모으기 위해 금속 케이블과 커넥터 등이 사용됐다. 이로 인해 배터리팩 구조가 복잡해지고, 공간 효율성도 낮아지는 문제가 제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세대 신기술인 액침냉각을 도입하는 경우, 케이블이 냉각 플루이드의 흐름을 방해해 냉각 성능을 저해하는 부분이 개선사항으로 지적돼 왔지만, SK온은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직접 부착하고, 해당 칩이 수집한 정보를 모듈의 안테나가 BMS에 전송하는 구조를 고안해냈다.

SK온 무선 BMS가 적용된 액침냉각 모듈 내부에는 별도 케이블이 없어 냉각 플루이드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다. 단순한 구조와 우수한 물리적 안전성을 갖추고 있어 플루이드의 잠재적 누출 위험이 줄어들고, 방수 성능 역시 향상된다.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이 뿐 아니라 여유 공간이 확보되면서, 에너지밀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량 진동 등에 따른 케이블, 커넥터의 결함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제품 신뢰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무선BMS 기술이 상용화되면 ‘배터리 여권’ 보급 및 활성화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무선 칩을 활용하면 각 셀의 생산 공정부터 원산지,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등에 이르기까지의 이력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충전 상태(SOC), 잔존 수명(SOH), 출력 수명(SOP) 등 진단 정보를 저장·관리하기 용이해진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전 생애 주기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해 신뢰성을 제고하고,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나아가 순환 경제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엔무브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Energy Saving Company)’으로서 안정적인 고급 윤활기유 공급을 바탕으로 한 원재료 경쟁력과 다양한 액침냉각 솔루션 별 최적화된 냉각 플루이드 기술력에 기반해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23년 SK텔레콤과 협력해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SK엔무브 냉각 플루이드를 적용하고 실증평가를 진행한 결과, 공랭식 대비 총 전력 소비를 37%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SK온과 SK엔무브 액침냉각 차세대 무선 BMS 부스 조감도 2025 인터배터리
SK온과 SK엔무브, 액침냉각, 차세대 무선 BMS 부스 조감도 (2025 인터배터리)

SK엔무브는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불에 타지 않는 ESS 액침냉각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냉각 플루이드에 선박용 ESS를 직접 침전시켜 내부 손상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R&D) 본부장은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향후 액침냉각 및 무선BMS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기반으로 모빌리티의 전동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