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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트럭 구입의향 ‘뚝 떨어졌다’..트럭 보유자 3명 중 1명 고려, 왜?

BYD
2025-03-19 12:07:30
BYD T4K
BYD, T4K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트럭을 구입하겠다는 소비자 수가 2년 연속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트럭 보유자 3명 중 1명이 전기트럭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트럭 보유자 2317명을 대상으로 향후 전기트럭 구입의향에 대한 리서치를 실시한 결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63%에 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2022년 45%에서 2023년 53%에 이어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트럭 구입을 고려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37%에 달했다. 이는 2022년 55%, 2023년 47%에 이러 크게 줄어들고 있는 수치다.

전기트럭 구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63%)였고, △충전 시간(58%) △충전소 개수(49%)가 꼽혔다. 이어 △차량가격(46%) △배터리 수명(38%) △배터리 교체 비용(36%) 등으로 톱6 중 5개가 배터리·충전 관련 사항이었다. 배터리 관련 항목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 전년보다 커진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BYD T4K
BYD, T4K

짧은 주행거리와 긴 충전시간은 여전히 전기트럭 구입을 꺼리는 핵심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1톤 전기트럭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보통 200km대로, 400~500㎞대에 달하는 내연기관(경유·LPG)트럭은 물론 전기승용차의 절반도 안 된다. 충전 시간도 급속 충전 시 47분으로, 전기승용차(아이오닉 5 기준 18분)의 2.6배에 달한다.

소비자가 희망하는 차량 가격도 여전히 ‘마음 따로 현실 따로’였다. 1톤급 국산 전기트럭(현대차 ‘포터 2 일렉트릭’, 기아 ‘봉고 3 EV’)의 가격은 4300만원 이상으로, 동급 내연기관트럭(1800만~2600만원대)의 약 2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원하는 전기트럭이 판매될 경우 ‘경유트럭 대비 얼마 정도 비싸면 구입을 고려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평균 1241만원이었다. 실제 전기트럭 판매 가격이 경유트럭보다 2100만원 정도 비싼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 눈높이와 현실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기쎈 GIXEN 준중형 전기트럭
타타대우모빌리티, 기쎈 (GIXEN) 준중형 전기트럭

올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최대치 1700만원을 다 받는다고 쳐도 400만원 정도 더 낮아져야 살까 말까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차량에 2~3배 짧은 주행 거리, 2~3배 긴 충전 시간을 감수하며 그만한 돈을 더 지불할 소비자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컨슈머인사이트 측의 분석이다.

중고차 값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당연한 이유다. 구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 중 ‘중고차 잔존 가치’ 비율은 전년(18%) 대비 +5%p, 순위(전년 22위)는 +5위로 제일 많이 상승했다. 전기트럭의 가격 이점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중에 중고차 값도 제대로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지난 2024년 국내 전기트럭 보급대수는 총 2만 579대로, 전년 4만 3940대에서 1년만에 반 토막이 됐다. 이 조사 직후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에서 메르세데스-벤츠 EQE 전기차 화재사고가 발생했음을 고려하면, 현재 전기차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고 구입의향은 더 크게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볼보트럭 대형 전기트럭
볼보트럭 대형 전기트럭

이런 틈새를 중국산 전기트럭이 잠식하고 있다. 중국 BYD의 전기트럭 ‘T4K’의 가격(4669만원)은 국산보다 비싸지만 배터리 용량(82KWh)과 주행거리(246km)는 국산(58.8 KWh, 211km)을 능가한다. 작년 국내 전기트럭 판매대수가 절반 이상 줄었음에도 T4K의 판매량은 646대로 전년(214대)의 3배가 됐다.

컨슈머인사이트의 김진국 대표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전기버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전기트럭도 중국 브랜드의 위협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