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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 전기차 4000만대 시대..“전기차의 심장은 배터리!”

Samsung SDI
2025-03-26 09:55:50
BMW 뉴 iX2 eDrive20
BMW 뉴 iX2 eDrive20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을 전후로 ‘미래를 위한 성장 산업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이들 두 산업 모두 출현 후 오랜 기간 발전을 거듭하며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점차 좁혀지게 되었죠.

■ 위기의 시대에 또 한번의 기회가 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K-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말이 부각되는데요. 바로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죠.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이 있습니다.

비록 지난해부터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구간에 돌입해 성장세가 살짝 주춤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봤을 때, 배터리 시장의 성장은 자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전기자동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합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해 2024년 1500만 대를 돌파했고, 오는 2027년에는 2500만대, 2030년엔 40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전망 삼성SDI 제공
SNE리서치,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전망 (삼성SDI 제공)

이산화탄소(CO2) 감축이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로 인해 전 세계가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 효율에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전기자동차의 장점이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전기자동차의 판매 증가는 곧 전기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수요 증가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비롯한 관련 산업들의 발전을 의미합니다.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산업이 만드는 기회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죠.

■ 전기자동차 시대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대부터 였습니다. 사실 미국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스모그로 인한 환경문제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상당 기간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요.

자동차 업계도 이를 모른 척할 수만은 없었기에, 배기 가스를 줄이거나 아예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0년,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죠.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대기환경오염의 주범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에너지 규약(California mandate)을 전격 발표합니다.

이 규약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일정량의 무공해 자동차(ZEV, Zero Emission Vehicle)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단계적으로 2~5%까지 무공해 자동차(ZEV) 차량의 생산 및 판매를 강제하는 것이었죠.

당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조차 무공해 자동차(ZEV)는 매우 생소 했으므로 배터리를 포함한 각종 부품의 수급이 좋지 않아 제조비용 또한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큰 충격에 빠진 자동차 업계로부터 초기의 여러 어려움을 수렴한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1998년 의무판매제를 부분점수제로 바꾸고 하이브리드 자동차(Battery dominant HEV)의 판매에도 점수를 부여하기로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고 했지요.

1984년 처음으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한 국내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역시 당시의 곤혹스러움을 여러 공개 석상에서 토로하였는데요. “자동차가 배출하는 배기가스를 측정하는 법조차 몰라 난감했으나, 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개발 의지를 불태울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2023년 기준 해당 기업은 내연기관 자동차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 수소연료 전기자동차 등 모든 차종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니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죠.

오늘날에는 점점 더 높아가는 지구의 온도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우려가 확대되며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위한 지원 정책이 미국 뿐 아닌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관련 정책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규제 정책은 환경보호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전기차 확대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예시로 오는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21년보다 55% 줄이겠다는 유럽의 탄소 배출량 저감 목표인 ‘Fit for 55’, 중국 중앙정부의 2035년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법안 등이 있습니다.

BMW iX xDrive50 배터리 팩 삼성SDI 제공
BMW iX xDrive50 배터리 팩 (삼성SDI 제공)

나머지 하나는 국가별 자국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정책들을 들 수가 있지요. 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미국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를 예로 들수 있겠네요. 유럽 또한 EU 그린딜 산업 계획을 통해 유럽의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지구적 트렌드에 따라 2024년 4월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약 1400만 대로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 미국, 유럽에서 전 세계 전기차의 95%가 판매됐습니다. 또 오는 2035년이면 전기차가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의 절반(PHEV 차량 포함)을 차지할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 전기자동차의심장인 배터리를 알자!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산업으로 배터리 산업이 꼽히는 등 현재 세계 각국은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협력체를 구성하고 배터리 가치사슬 내 기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배터리 기술을 10대 국가 필수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려 노력하고 있죠.

앞서 언급한 대로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데요. 주행거리, 충전 속도 등 핵심 성능들이 바로 배터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즉 배터리 성능의 발달이 곧 전기자동차의 발전으로 직결되는 것이죠.

지난 2012년 평균 100km에도 못 미쳤던 평균 주행거리는 2018년 400km를 돌파했고, 최근에는 800km의 주행거리를 가진 전기자동차들까지 출시되고 있습니다. 배터리가 전기자동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전기차 원가의 약 30~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BMW 전기차 SAV iX 4도어 쿠페 i4
BMW 전기차 (SAV iX, 4-도어 쿠페 i4)

물론 배터리 개발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의 4대 주요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뿐 아니라 제작 과정인 조립과 화성의 고도화까지 그 전문 영역은 매우 방대하고도 깊습니다. 화학, 소재공학, 전기공학 등을 비롯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죠.

정리하자면, 리튬이온배터리의 개발을 통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 배터리는 친환경에너지원으로서 역할을 인정받으며 미래의 주요 기술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또 전기자동차의 발달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전망도 매우 밝다고 봅니다. 배터리의 역사는 에너지 산업의 변화와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확인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주요한 배경 지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