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일각에선,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국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편향된 선입관을 갖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차를 경험해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걸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겠다.
창의적인 디자인에서부터 달리기 성능 등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건 누구나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중국차의 지속가능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전망은 기대 이상으로 밝다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친환경차 브랜드 BYD가 국내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토 3(ATTO 3)는 소형 전기 SUV로 창의적 디자인이 곳곳에 숨어있다. 과거 중국차에서 봐왔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외관 스타일은 비교적 평범하나, 인테리어는 편의성을 감안한 설계와 재미적 요소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D 아토 3 (ATTO 3)
아토 3는 BYD의 왕조(Dynasty) 시리즈 디자인이 적용돼 그릴과 LED 헤드램프엔 ‘용의 얼굴(Dragon Face)’을 형상화 시켰다. 또 주간주행등은 비상하는 용의 수염, D필러는 용의 비늘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는 게 BYD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느 소형 SUV처럼 평범한 스타일이다. 무난하다.
인테리어는 외관 대비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디자인 감각이다. 공간거주성은 5명이 탑승해도 넉넉하다. 깜찍한 스타일의 클러스터 디스플레이, 가로 또는 세로로 방향을 전환시킬 수 있는 센터 디스플레이, 스피커 일체형의 도어핸들, 둥그런 감각의 에어벤트, 줄을 튕기면 기타처럼 음악 소리를 내는 포켓맵 등은 여느 차에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디자인 포인트다.
BYD 아토 3는 60.4kWh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적용돼 화재 안전성에서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다. 한번 충전으로 32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150kW(201마력), 최대토크는 310Nm(31.6kg.m)의 힘을 발휘한다.
BYD 아토 3 (ATTO 3) (센터 디스플레이는 가로형, 세로형 컨트롤 가능)
시동을 걸면, 여느 전기차처럼 실내는 고요한 감각이다. 진동소음은 만족스럽다. 운전자 시트는 인조 가죽 재질인데, 너무 푹신푹신한 느낌이 드는만큼 착좌감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시트 재질 변화와 함께 하드한 쪽으로 무게 비중을 둬 설계하는 게 요구된다.
전기차는 토크감이 뛰어난 만큼 풀스로틀이 아니더라도 툭 치고 달리는 맛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파워풀한 반응은 아니다. 소형 전기 SUV로서의 차체 반응으로 판단되는 정도다.
속도를 높여도 풍절음은 생각 이상으로 잘 절제된다. 주행 중 실내 정숙성은 흡족하다. 승차감은 불편하진 않은 정도지만, 시트의 재질과 몸을 지탱시켜주는 감각이 헐렁한 느낌이어서 그만큼 만족감이 덜하다.
BYD, 아토 3 (ATTO 3) (에어벤트, 도어핸들, 포켓 박스)
아토 3의 진가는 중고속 주행에서 부터 시작된다. 시속 100~130km 사이에서의 달리기 성능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차선 변경시 타이어의 그립감이나 풀 액셀러레이팅에서의 안정적인 퍼포먼스는 웬만한 스포츠카 못잖다는 생각이다.
참고로, 아토 3엔 18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15mm의 한국타이어 아이온(iON)이라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탑재된다. 편평비는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55시리즈로 세팅됐지만,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더한다.
주행 중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세로 또는 가로로 펼칠 수도 있다. 이런 시스템이 적용된 건 아토 3가 유일하지 싶다. 또 우연히 주행 중 포켓맵 공간에 적용된 세개의 줄을 튕겨봤는데, 기타처럼 음악소리가 나는 점도 유쾌한 드라이빙을 더한다. 소형 전기 SUV이면서도 통유리 스타일의 파노라믹 선루프가 적용돼 개방감도 뛰어나다.
BYD 아토 3 (ATTO 3) (포켓맵) (세개의 줄은 튕기면 기타처럼 음악 소리가 남)
아토 3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을 비롯해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앞차와의 적당한 거리 유지시켜주는 시스템, 차선유지보조, 차선이탈경고, 사각지대감지 등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적용돼 안전 운전을 돕는다.
BYD 아토 3는 한국시장에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EV3 등과 시장 경쟁을 펼친다. 월드카어워즈(World Car Awards)에서 ‘2025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거머쥔 EV3에 비해서는 고속 주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만족감이 덜할 수는 있겠지만, 중고속에서의 펀-투 드라이빙 감각은 만만찮다는 판단이다.
BYD 아토 3의 국내 판매 가격은 기본형은 3190만원, 상위 버전인 아토3 플러스는 3290만원이다.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감안하면, 지역에 따라 2000만원 후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상품성 대비 가격 경쟁력은 최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