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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car News

[임기상 칼럼] 조급 운전 vs. 평온 운전..잦은 경적은 사고 위험 부메랑!

Hyundai
2025-05-02 10:26:30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운전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경적 소리를 듣게 된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울리는 짧고 날카로운 소리, 앞차가 조금만 느려도 울려대는 참을성 없는 소리. 도로 위 경적은 더 이상 위험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조급함과 짜증을 표출하는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경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조급한 운전자의 심리구조를 살펴보면, 단순한 성격 문제를 넘어선 복합적 특징이 보인다. 해외 교통심리 연구에 따르면 경적을 자주 울리는 운전자들은 대체로 높은 스트레스 민감도, 강한 통제 욕구, 충동적 대응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도로 위 모든 상황을 자기 기준에 맞추려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화를 참지 못한다. 이들은 앞차가 잠시 머뭇거리는 것조차 ‘자신을 방해한다’고받아들이며 곧장 경적을 울린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문제는 이 조급한 행동이 사고로 이어질 확률을 크게 높인다는 점이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연구에 따르면, 경적을 울린 직후 감정적 급가속이나 급제동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키는 비율이 일반 운전자에 비해 2.3배나 높았다.

교차로에서는 신호가 바뀌자마자 무리하게 출발하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고, 뒤차가 경적으로 앞차를 재촉하다가 거리 확보 없이 달려 후방 추돌을 유발하기도 한다. 경적은 오히려 교통 흐름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고 위험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나라들은 경적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불필요한 경적 사용 시 바로 벌금을 부과하고, 독일은 오직 위험이 임박했을 때만 경적을 허용한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호주의 일부 도시는 학교나 병원 주변에서 경적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경적은 감정을 배출하는 수단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긴급 경고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자리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평온하고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을까? 경적은 '최후의 수단'이라는인식을 가져야 한다. 위급 상황이 아니라면 경적을 삼가고, 답답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또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습관을 들이자. 모두가 각자의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면 괜한 분노도 줄어든다.

이와 함께 일부러 자신의 속도를 10% 늦추고, 급할수록 깊은 숨을 쉬어 마음을 가라앉히는 연습을 해보자. 경적을 울리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더 긴장시키고, 상대방을 위축시키며, 도로 전체에 불필요한 긴장과 위험을 퍼뜨린다. 경적을 참는 순간, 우리는 나와 타인을 모두 지킬 수 있다.

"누구를 위하여 경적을 울리는가?" 진정한 대답은 "아무도 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조급함을 내려놓고, 침착한 운전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안전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 그랑 콜레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