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제공, 정리=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배터리 삼총사를 소개합니다. 요즘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보다 사용하지 않는 기기를 찾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사용처가 상당히 많습니다. 기기들마다 요구하는 배터리의 크리, 사용시간, 용도가 다르기에 종류도 상당히 다양하죠. 업계에서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으로 분류해 배터리를 생산합니다.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은 모두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원통형은 규격 제품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높은 생산성과 낮은 가격이 강점입니다. 그러나 규격 제품이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로 가공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도 지니죠.
반면 원하는 형태로 생산이 쉬운 파우치형은 크기와 용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생산성과 가격 면에서 원통형과 비교해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렇게 세 가지 배터리는 범용성, 생산성, 가격 뿐 아니라 출력, 안전성, 가공성에서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닙니다. 가장 적합한 배터리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잖죠.
우선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기기의 특성과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합니다. 배터리의 형태별 장단점을 숙지하고 배터리가 사용되는 기기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아야 최적의 배터리를 찾아 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SDI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원통형은 작지만 힘 좋고 오래가는 특징을 지녔습니다. 소형 배터리 중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는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로 꼽힙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된 이래로 원통형 배터리는 가장 먼저 상화화됐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 생산한 소니(SONY)는 카세트나 캠코더와 같은 가정용 오디오와 비디오 장비를 만드는 전문 제조업체였습니다. 1991년 캠코더의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해 작고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직접 개발합니다. 그렇게 세계 최초로 18650(지름 18mm, 높이 65mm) 원통형 배터리가 탄생합니다.
18650 배터리가 범용 사이즈로 널리 사용되면서, 원통형 배터리느 ㄴ배터리 제조 기술 발전에 커다란 동력이 되었죠. 원통형 배터리는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나며, 배터리 제조에 오랜 시간 기술 노하우가 필요해 신생 배터리 업체가 추월하기 어려운 분야고 꼽히지요.
원통형 배터리의 특징은 고용량과 고출력입니다. 이는 원통형 배터리의 외관 구조가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동그랗게 말아서 만드는 젤리롤의 형태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내부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고, 내부 저항도 최소화 할 수 있어 고출력 성능에 유리합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양극재는 보통 니켈 함량이 60% 이상인 하이니켈 소재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는 NCA(니켈크롬알루미늄)와 NCM(니켈크롬망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니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용량과 출력에 있어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둥근 외관 때문에 내부의 열을 고르게 방출할 수 있고, 내부에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들을 설치할 수 있어 발화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대표적인 안전장치로는 PTC(Pressure Temperature Current Switch), CID(Current Interrupt Device), 벤트(Vent) 등이 있습니다.
PTC는 과전류가 발생해 저항이 높아질 때, CID는 배터리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해 압력이 커질 때 전류를 차낟하며, 벤트는 내부의 가스를 외부로 내보내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런 안전장치는 원통형 배터리의 높은 안전성을 보장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원통형 배터리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배터리의 발전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함에 따라 배터리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표준화로 인해 대량생산이 쉽고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입니다. 또 오랜 시간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며 신뢰성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얇고 가벼운 IT 기기가 등장하며,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선 전동공구 시장이 등장하며 원통형 배터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전동공구(Power Device)는 부피도 크고 무거운데다,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야 해서 사용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구는 전문가들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취급됐었죠. 하지만 무선 전동공구 시장이 열리면서, 가구 제작과 인테리어까지 직접 해내는 진정한 DIY(Do it Yourself)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리비안 R1S
이런 전동공구의 무선화를 주도하고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배터리였습니다. 전동공구는 콘크리트를 뚫거나 나무를 절단할 때 사용하므로 강한 출력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대표적인 기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시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낼 수 있고, 오랜 시간 작업을 할 수 있는 고출력, 고용량의 성능이 필요합니다.
무선전동공구 시장의 확대는 곧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부활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 시장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98억개가 팔렸던 원통형 배터리는 2030년에는 150억개가 넘게 판매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은 원통형 배터리의 주요 시장이었던 노트북이나 전동공구 등과는 그 규모에 있어 차원이 다릅니다. 10개 내외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기기에 비해 전기자동차 한 대에만 수천 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전기자동차인 테슬라 모델 S에는 약 7000여 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합니다. 리비안이나 볼보트럭 등에도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삼성SDI 역시 18650(지름 18mm, 높이 65mm) 원통형 배터리와 함께 에너지 용량을 최대 50%까지 늘린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와 4695(지름 46mm, 높이 95mm)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다양한 높이의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개발 및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