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제네시스 GV60은 맛깔스런 전기차다. 전기차로서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판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GV60은 SUV 고유의 딴딴한 감각과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 스포츠카 못잖은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동시에 지녔다는 점에서 매력을 더한다.
제네시스 GV60 스타일은 언뜻보면 G90, G80, G70, GV80, GV70 모델들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다. 일각에선 제네시스스럽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본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여전히 따르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에서 봐왔던 인상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빠지면서 전기차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디자인이 적용된 때문이다.
GV60의 스타일은 깔끔한 모양새다. 두 줄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센터 그릴 대신 범퍼 하단에 그걸 적용한 건 전기차로서의 차별성을 감안한 설계 탓이지만, 살짝 아쉬운 감도 없잖다. 패밀리룩에서 벗어난 분위기다.
제네시스, GV60
차체는 낮은데, 와이드하게 세팅된 점도 포인트다. 전장(4545mm) 대비 전폭(1890mm)이 넓게 설계돼 달리기를 위한 준비를 마친 감각이다. 공기역학을 감안, 에어 플랩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크롬 재질의 윈도우 라인은 상단으로 날카롭게 치켜 세워 다이내믹한 감각을 더한다. 루프 라인은 가파르게 떨어지는 유려한 모습이다. 휠하우스는 입체적인데, 사이드 가니시와 어울리는 조합이다. 디지털 아웃 사이드 미러가 적용된 점은 차별적이다.
타이어는 21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미쉐린 브랜드로 앞·뒤 255mm의 대형 사이즈다. 차체가 작다는 걸 감안하면, 휠을 통해 카리스마를 엿볼 수도 있겠다. 편평비는 45 시리즈로 세팅돼 승차감 대비 달리기 성능에도 무게 중심을 뒀다.
제네시스, GV60 (인스트루먼트 패널,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시트는 파인 그로브 그린 색상이 적용돼 럭셔리하면서도 젊은 감각이다. 27인치 통합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몰입을 높인다. 벤틸레이션 패널과 플로팅 타입 콘솔을 비롯해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은 알루미늄 재질인데, 산뜻함과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트 감각은 푹신한 쪽이다.
시승차는 GV60 퍼포먼스 AWD 모델로 최고출력 489.6마력(360kW), 최대토크 700Nm의 파워를 발휘한다. SK온이 공급하는 84kWh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한 번 충전으로 48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전기차는 도어를 여는 순간 시동이 켜지지만, GV60은 별도의 시동 버튼을 조작해야 활성화된다.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감각이다. 센터터널에 적용된 크리스털 스피어는 시동이 켜지면 180도 회전하면서 변속기로 전환된다. 이런 모습은 이채로워 참신한 느낌도 들지만, 인위적인 분위기여서 어색함도 묻어난다.
제네시스, GV60 (플로팅 타입 콘솔)
아이들링 상태에선 적막감이 흐를 정도로 정숙하다. D컷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만족스럽다. 액셀러레이터의 페달 반응은 풀스로틀이 아니더라도 한 박자 빠르고, 민첩한 몸놀림이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에서 발생되는 고주파음이 또렷하게 들린다. 속도를 높여 중속에서는 고주파음이 사라지면서 한없이 부드럽고 안락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전기차로서 내연기관차에서 맛보지 못한 편안한 승차감은 돋보인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는 경우 순간적으로 치고 달리는 가속성은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부스트 버튼을 활성화시키면 일시적으로 출력이 높아져 극도의 펀-투 드라이빙을 맛볼 수 있다. 부스트 모드 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4.0초 만에 도달한다. 스포츠카 못잖은 달리기 펀치력은 돋보인다.
제네시스, GV60 (디지털 아웃사이드 미러)
시트는 속도가 높아지면 운전자의 몸을 조여주기 때문에 안전한 느낌이 들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푹신한 감각이란 건 단점으로 꼽힌다. 주행 시 회생제동시스템은 4단계로 선택이 가능한데, 가속 페달 하나 만으로도 수월하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GV60에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점도 강점이다.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도 충격을 줄여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시켜 준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듯한 분위기다.
GV60에는 디지털 센터 미러가 적용돼 야간이나 우천 시 주행 안전성을 높인다. 디지털 센터 미러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지럼증도 살짝 느낄 수 있지만, 곧 익숙해진다. 다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의 경우에는 낮에는 차량 변경 보조선 표시 등 뚜렷한 시야를 제공하지만, 불빛이 보이지 않는 야간 주차 시 해상도가 낮은 건 흠이다.
제네시스, GV60
GV60는 듀얼모터가 적용된 고성능 모델이면서도 84.0kW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적용돼 트림별 모델에 따라 한번 충전으로 382km에서 48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GV60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스탠다드 2WD 6490만원, 스탠다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 부터 시작된다. 선택 품목으로는 파퓰러 패키지 550만원, 개별옵션 380만원, 패키지 옵션 1080만원, 액세서리 80만 9000원 등이 선택사양으로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