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SK그룹이 일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SK시그넷에 대한 매각설이 제기돼 주목을 받는다.
16일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SK시그넷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설에 대해 부인했다. SK시그넷은 15일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인 SK주식회사에 확인 결과, 사실무근임을 확인하였다”고 공식 밝혔다.
SK시그넷은 2021년 SK(주)에 편입된 후 전략적 투자 유치를 지속해 왔으며, 올해 초에도 경영정상화 및 사업 성장을 위한 SK의 추가 투자가 이뤄졌다. SK의 지분율은 기존 55.52%에서 62.91%로 확대됐다.
SK시그넷 관계자는 “지난 3월 SK에서 115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증자를 통해 자본 구조를 개선하고, 현재는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일부 진행 중이나, SK시그넷은 매각 대상이 아니며 경영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거듭 매각설을 부인했다.
SK시그넷은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과 혁신적인 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고자 올해 초 경영진을 교체한 바 있다.
SK시그넷, 초고속 충전기
김종우 신임 대표는 반도체 및 첨단 소재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으로 기술 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인물이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강점을 지닌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SK는 김 대표의 역량을 바탕으로 SK시그넷의 시장 경쟁력 제고, 기술 리더십 확대, 혁신 경영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경영진 교체 이후 SK시그넷은 기업 내재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시그넷은 글로벌 EV 시장의 둔화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올해는 추가 투자를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를 바탕으로, 사업경쟁력 강화 및 하반기 내 Turn Around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시그넷의 V2 라인업 충전기 전체 평균 가동률은 2025년 1분기 기준 99.6%를 기록하며,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인 NEVI(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프로그램이 제시한 기준인 97%를 상회하는 수치다.
SK시그넷은 NEVI 보조금 집행 지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 California Energy Commission)를 비롯한 주 정부 및 지방정부 주도의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시그넷은 또 작년 글로벌 1위 주유기 제조사 길바코(Gilbarco)와 독점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유럽 등 32개 주요 시장에 초급속 충전기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길바코가 협업 중인 미국 편의점 체인 퀵트립(Kwik Trip)과 쉬츠(Sheetz)의 유통망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실질적인 매출 실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SK시그넷, V2 충전기
SK시그넷은 이와 함께 유럽과 멕시코 등 신규 해외 시장 진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전기차충전소 구축사업에서 1단위 사업자로 선정되어 올해 상반기 내 전국 4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191기 이상의 초급속·급속 충전기를 설치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테슬라 충전 표준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커넥터를 지원해 별도 어댑터 없이 테슬라를 비롯한 다양한 차량의 충전 편의성을 높이며, 국내 테슬라 운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K시그넷은 작년 6월 환경공단이 주관한 ‘2024년 전기자동차 공공 급속충전기 제작 및 설치 사업’ 입찰에서 총 1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사업에서 SK시그넷은 1권역(200kW급) 105기, 2권역(100kW급) 135기 등 총 240기의 급속충전기를 납품 및 설치하는 과업을 차질 없이 완료하는 등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