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오직 랜드로버만 선보일 수 있는 순수 정통 SUV 디펜더가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 공개된 OCTA는 도로 주행과 험지 돌파 성능을 모두 갖췄으며, V8 엔진을 탑재해 강력한 퍼포먼스를 구현했다. 덕분에 내연기관 시대의 황혼기를 장식할 만한 ‘명작’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모델명 ‘OCTA’는 강인함과 내구성, 희소성을 상징하기 위해 작명됐다.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희소한 광물인 다이아몬드의 결정 구조인 ‘옥타헤드럴(octahedral, 정팔면체)’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차량 내·외부 디자인에도 반영돼 존재감을 부각했다.
우선 파워트레인의 경우, 4.4리터 트윈 터보 V8 가솔린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635마력, 최대 토크는 76.5kg·m(다이내믹 런치 모드 사용시 81.6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4초밖에 소요되지 않으며,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고성능 모델인 만큼, 전반적인 질감이 부드럽지는 않았다. 공회전 시 전해지는 진동도 다소 거칠었지만 불쾌함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디펜더 OCTA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는데, ‘날것 그대로의 기계’가 주는 짜릿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
이어 트윈 터보임에도 터보렉은 좀처럼 느낄 수 없었던 점도 매력 포인트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교묘하게 개입하며 반응성을 끌어올렸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육중한 차체가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발진 성능은 기대 이상이고, 응답성은 민첩하다.
차체의 크기와 공차중량을 생각하면 다루기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 운전석에 앉아 보면 ‘큰 착각’이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고성능 SUV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충분히 다룰 수 있을 만큼 포용력이 높으며, 낮은 회전수에서 나오는 풍부한 토크 덕분에 도심과 고속 주행시에도 거침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디펜더 OCTA의 진짜 반전은 승차감에서 나타난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됐다는 점에서 처음엔 항시 부드러운 승차감을 기대했지만, 오프로드에서는 단단하게 자세를 유지하며 지면의 불규칙함에도 흔들림 없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러한 승차감은 인터링크 연속 가변 세미 액티브 댐퍼 네트워크가 적용된 덕분이다. 핸들에 자리 잡은 시그니처 로고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스티어링과 스로틀 및 서스펜션 설정을 모두 조정한다. 노면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그에 따라 다이내믹 설정을 최적화하는데 완성도가 상당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
특히 기존의 보디 온 프레임(BODY-on-frame) 구조를 과감히 버리고, 모노코크 방식을 채용한 것은 물론 에어 서스펜션까지까지 장착했다. 덕분에 일반 세단을 상회하는 주행 질감이 연출된 점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시트 포지션도 인상적이다. 단순히 높은 게 아니라, ‘압도적인’ 수준이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자연스럽게 ‘정복자’의 시선으로 도로를 바라보게 된다. 웬만한 버스와 비슷한 높이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도심은 물론 오프로드 주행 시에도 탁월한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디펜더의 전통적인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OCTA만의 개성을 강조했다. 높아진 차체와 넓어진 스탠스, 쿼드 테일파이프가 시각적 존재감을 강조하며, 글로스 블랙 프런트 그릴과 확장된 휠 아치가 강인한 인상을 더한다.
실내는 세미 애닐린 가죽과 크바드라트 소재를 활용한 퍼포먼스 시트가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높였으며, 독특한 헤드레스트 일체형 디자인과 브랜드 디테일이 눈에 띈다. 대시보드 레이아웃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곳곳에 묻어난 랜드로버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고급스러움’도 물씬 풍긴다.
각종 옵션도 풍부하다. 랜드로버 최초로 적용된 ‘‘보디 앤 소울 시트’오디오는 저주파 음향을 햅틱 진동으로 변환해 탑승자에게 몰입형 청각·촉각 경험을 제공한다.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며, 웰니스 사운드 트랙 기능도 제공한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
아울러 고객 선호도가 높은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과 파노라마 선루프도 마련됐으며, 승하차를 돕는 사이드 스텝도 마련됐다.
이처럼 올 뉴 디펜더 OCTA는 전통과 혁신을 조화롭게 담아낸 정통 오프로더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정통 SUV의 강인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첨단 기술과 고급스러움을 더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방향성을 제시한다.
고출력 V8 엔진이 제공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 다양한 노면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서스펜션 세팅, 탑승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고급 인테리어와 음향 시스템까지. 디펜더 OCTA는 단순한 ’SUV를 넘어, 오프로더가 가질 수 있는 모든 미덕을 고급스럽게 완성했다.
전통적인 디펜더의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도, 오프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영역까지 확장한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OCTA의 국내 출시 가격은 2억 2497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