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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F1에서 길러낸 기술의 품격”..메르세데스-AMG GT 53·E53, 스피드웨이서 달려 보니

Mercedes-AMG
2025-06-02 13:53:40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용인=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지난 29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AMG 스피드웨이’는 메르세데스-AMG 특유의 낮고 묵직한 배기음이 울려 퍼졌다. 이날 열린 ‘AMG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는 신형 AMG GT와 E53을 포함한 다양한 퍼포먼스 모델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AMG 스피드웨이는 세계 최초로 AMG 브랜드의 이름이 적용된 전용 서킷이다. 독일의 유명 서킷 설계사 틸케(Tilke)가 직접 설계에 참여했으며, 국내 서킷 중 유일하게 교량 구간을 품고 있는 코스로도 유명하다. 총 길이 4.3km, 총 17개 코너가 기다리고 있어 직선과 곡선의 조화, 그리고 고저 차를 통해 AMG 모델의 성능을 오롯이 체감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서킷 주행 체험’과 ‘짐카나’ 등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됐다. 우선 서킷 체험의 경우 레이싱 선수 출신의 인스트럭터와 함께 서킷을 질주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자는 탑승한 차량은 신형 AMG GT 55와 E53 AMG를 타고 서킷에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선 AMG GT의 경우 전작 대비 한층 더 부드러워져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없었다. 전작의 날카롭고 거칠었던 차체 거동은 잘 정제된 모습이며, 누구나 손쉽게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파워트레인의 경우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과 9단 스피드시프트 MCT 변속기가 탑재됐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476마력, 최대 토크는 71.4kgf·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3.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덕분에 발진 성능은 흠잡을 곳 없었다. V8 바이터보 엔진 특유의 엔진음을 맘껏 뽐내면서도, 63 모델 못지않은 거친 성능을 연출했다. 허나 그 정도는 상위 모델인 63 대비 두 박자 뒤처진 수준이다.

하지만, F1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작된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돼 코너링시 진입 속도와 탈출 가속 타이밍이 빨라 금새 따라잡을 수 있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Active Roll stabilization)이 적용돼 안정성 및 민첩함을 강화한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을 필두로, 최대 2.5 도의 후륜 조향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엔진과 차체의 결합을 최적화하는 AMG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 등 첨단 시스템을 갖췄으며, 완전 가변식 사륜구동 AMG 퍼포먼스 4MATIC+ 등이 적용됐다.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 정도와 질감도 만족스러웠다. 코너 탈출 구간에서 의도적으로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깊게 밟아 스핀을 유도했는데, 차량의 스로틀을 즉각적으로 차단하거나 스핀을 바로 차단하는 등의 보수적인 움직임은 최대한 지양된 모습이다. 운전자가 전자제어 장비가 개입됐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똑똑하게 차체를 바로 잡는 모습은 예술에 가깝다.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차체의 내부는 생각보다 정숙했다. 정확히는 불필요한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엔진음과 배기음, 노면으로부터 들려오는 스키드음만 들려올 뿐 풍절음과 같은 불필요한 요소는 철저히 배제됐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승차감의 변화 폭도 꽤 큰 편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차체의 롤링과 요잉 등이 꽤 큰 편으로 요철을 지날 때도 불편함이 없었다. 다만 레이스모드나 스포츠 모드로 변경할 경우, 일체형 서스펜션이 장착된것 처럼 단단한 승차감으로 변신한다. 어떠한 불필요한 거동은 느낄 수 없었다. 그저 본질의 충실하게, 역동적인 주행만을 위한 드라이빙 머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E53 4MATIC+였다. 직렬 6기통 엔진과 전자식 부스트 시스템이 결합한 이 모델은 퍼포먼스와 일상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드는 균형감이 돋보였다.

E클래스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그대로 연출 하면서도, AMG만의 다이나믹함도 그대로 충족시켰다. 전작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던 ‘날것의 이미지’는 많이 덜해졌지만, 누구나 손쉽게 지루한 일상에서도 다이나믹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3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585마력에 달하며, 최대 토크는 75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3.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과급기가 장착된 만큼 ‘터보 렉’은 필연적이었으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만큼 그 강도가 매우 약했으며 자연 흡기 차량에 준할 정도로 부드러운 가속감이 일품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승차감이 전반적으로 부드러웠다. 정숙성도 뛰어나 차량 내부로 들려오는 엔진음이나 배기음의 정도가 크지는 않았지만, 가상 엔진음의 완성도가 우수해 다이내믹했다.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드라이빙 성능도 뛰어났다. 어댑티브 조절식 댐핑 및 스틸 스프링 서스펜션을 아우르는 ‘AMG 라이드 컨트롤’이 탑재돼, 상황과 도로 조건에 맞게 각 휠의 댐핑이 조정된다. 특히, 뒷바퀴를 최대 2.5도 조향할 수 있는 리어 휠 스티어링 기능도 탑재됐다. 이 밖에도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AM‘AMG 리어 액슬 잠금 디퍼렌셜’이내믹 엔진 마운트, 6P 브레이크를 탑재해 뛰어난 발진 성능에 걸맞은 드라이빙 감각을 뽐낸다.

지루한 일상에도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벤츠의 기술력은 경계가 없다. 속도와 기술, 감성과 이성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AMG의 기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AMG 익스피리언스’는 단순한 시승이 아닌, AMG라는 브랜드가 품고 있는 철학을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고, 심장으로 경험하게 만든 ‘드라이빙 여정’으로 거듭났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AMG 스피드웨이는 단지 달리는 공간이 아니라, 메르세데스-AMG가 추구하는 퍼포먼스 철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브랜드의 무대다”며 “앞으로도 한국 고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고성능 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