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대형 SUV ‘아틀라스’가 샛별처럼 등장했다. 뛰어난 가격 정책과 상품 구성을 품어낸 만큼, 팰리세이드나 익스플로러 등 기존 강자들이 점령하고 있던 패밀리 SUV 시장이 다시 한번 뜨거워질 전망이다.
우선 아틀라스의 파워트레인을 살펴보면, 2.0 TSI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덕분에 최고 출력 269마력, 최대 토크 37.7kg·m를 발휘한다. 아울러 사륜구동 시스템(4MOTION)도 탑재돼 도심 주행은 물론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실제 주행 감성은 전형적인 독일 차보다는 미국 차에 가깝다. 핸들의 유격도 큰 편이고, 단단하기보다는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릴 경우, 즉각적인 가속보다는 여유로운 가속이 이뤄진다. 그렇다고 해서 발진 성능이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겠다.
도심 주행에 특화된 기어비 세팅도 눈에 띈다. 초반에는 촘촘하게 구성돼 잦은 변속이 이뤄지며, 정체 구간이나 시내 주행에서 연비를 챙길 수 있다. 다만 고속 크루징 시에는 8단 기어 체결이 80km/h 이후에 이뤄지며, 120km/h 주행 시 RPM이 2000을 상회해 정숙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승차감 역시, 폭스바겐이 선보였던 유리피언 스타일의 상반된 모습이다. 생각보다 부드러웠으며, 다른 경쟁 차들과 비교해 봐도 우수한 수준이다. 노면 충격은 잘 걸러주면서도 불필요한 움직임은 철저히 배제한 모습이다. 다만 2중 접합 유리가 장착되지 않아 풍절음이 작지 않았으며, 주행 중 유입되는 소리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차량의 크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의 최신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전장 5095mm, 전폭 1990mm, 전고 1780mm의 압도적인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시트 구성은 7인승(2+3+2)과 6인승(2+2+2) 두 가지로 마련됐다. 2열 시트는 벤치 타입 혹은 캡틴 시트로 선택할 수 있으며, 2열 독립 온도 조절이 가능한 3존 공조시스템과 열선 기능, 고출력 USB-C 포트를 누릴 수도 적용됐다.
사실상 현재 시판 중인 차량 중 2열 공간이 가장 넓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을 쭉 뻗어봐도 좀처럼 1열 시트에 닿지 않았으며, 장신의 성인 남성들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3열도 마찬가지였다. 성인이 앉아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전 좌석 폴딩 시 평평한 플로어를 연출해 적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83ℓ, 3열 폴딩 시 1572ℓ, 2열까지 접으면 최대 2735ℓ까지 확장된다. 이 수치는 캠핑, 차박, 서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수준이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외관은 독일 차 특유의 절제된 감성과 날렵함이 공존한다. 랩어라운드 LED 주간주행등(DRL), 블랙 R-Line 전용 그릴, 21인치 알로이 휠, 실버 루프레일은 육중한 차체를 더욱 당당하게 만들어주며, 테일램프 중앙에는 일루미네이티드 폭스바겐 로고가 존재감을 더한다.
실내 디자인의 경우 기본기에 충실했다. 너무 저렴해 보이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해서 아주 고급스럽지도 않았다. 퀼팅 패턴의 비엔나 가죽 시트를 필두로 1열 통풍·열선과 마사지 기능까지 탑재된 만큼 미적인 부분보다는 기능적 관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본으로 장착되는 옵션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디지털 콕핏 프로(10.25인치)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자식 셀렉터, 브러시드 스테인리스 페달 등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은 조작 편의성과 감성을 모두 만족시킨다.
이어 12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무선 앱 커넥트, 보이스 컨트롤, 에어리어 뷰(360도 카메라),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등은 모두 기본 제공된다. 주차와 출차 시에도, 야간 주행 시에도 실사용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 꼼꼼히 챙겨졌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상위 옵션 차량 및 포드의 익스플로러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된 만큼 상품성이 뛰어나다.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실용성과 스타일, 그리고 대형 SUV로서의 체급감을 동시에 원하는 이들에게 더없이 합리적인 선택지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 정책까지 품어낸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패밀리 SUV의 새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