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 SUV, GLC가 한층 더 강렬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승한 GLC 300 4MATIC은 역대 모델 중 가장 세련된 디자인과 향상된 상품성을 갖춘 모델로, 브랜드의 중형 SUV 전략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형 GLC는 전장 기준으로 기존 대비 55mm 길어진 4720mm의 차체를 갖췄다. 그만큼 2열 공간과 적재 능력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최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실내는 디지털화된 계기판과 대형 중앙 디스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260만 픽셀 이상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디지털 라이트, 다이내믹 앰비언트 라이트,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 상위 옵션이 기본 적용된 점은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압도적인 구성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파워트레인의 경우, 2.0L 4기통 터보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4륜구동(4MATIC)까지 기본 사양으로 적용돼 전반적인 완성도는 상당했다. 최고 출력은 258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6.2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저속에서는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속 페달 반응이 부드러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다만, 초기 가속 구간에서 터보랙이 존재하며, 부드럽게 가속할 경우 다소 답답한 감각도 있다.
하지만 RPM이 2000을 넘어서면 분위기는 반전된다. AMG 차량을 타는듯 한 경쾌한 발진 성능을 뽐낸다. 다만 고속 리밋 근처에서 출력을 전부 짜낼 때는 힘이 확 빠지는 만큼, 상위 모델인 GLC43과는 분명한 벽이 느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트랜스미션의 반응성은 매우 우수하다. 상황에 맞춰 빠르고 정확하게 기어 단수를 조절하며, 기어비도 촘촘히 세팅돼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복합 연비는 10.6km/L 수준으로, 실주행에서는 이보다 30%가량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GLC 300의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편이다. 고속에서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와인딩 구간에서도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안정적이다. 한마디로 ‘벤츠답지 않게’ 스포티한 성향이다. 다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선택사양인 에어서스펜션을 권장한다.
방지턱을 강하게 넘을 경우, 간혹 ‘텅’ 하고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점은 큰 단점으로 꼽힌다. 과거 토션빔을 장착했던 차량들과 비슷했는데, 이는 고급 차량에 기대되는 필링이 아니었음이 분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정숙성은 주행 상황에 따라 갈린다. 가속 중에는 경쟁 SUV보다 엔진음이 비교적 크게 들려오지만, 정속 주행에서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 모두 잘 억제돼 프리미엄 SUV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디자인은 벤츠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적극 반영한 모습이다. 이제는 좀 처럼 외관 디자인으로 상위 모델인지 하위 모델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다이나믹한 차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곡선형 디자인을 채택해 0.29Cd의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한 점은 칭찬할만하다.
옵션도 화려하다. 130만 개의 마이크로 미러를 통해 차량당 260만 픽셀 이상의 해상도를 구현하는 ‘디지털 라이트(DIGITAL LIGHT)’가 기본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전방 카메라와 센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헤드램프의 픽셀 밝기를 자동 조절해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가시성을 확보해준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실내는 동급을 뛰어넘는 공간감과 고급감을 갖췄다. GLC 특유의 모던하면서도 스포티한 인테리어에 최신 디지털 요소가 조화를 이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날개 모양의 프로필과 항공기 엔진 덮개를 연상케 하는 통풍구가 자리잡았으며, 일명 ‘잠자리 핸들’이라 불리는 새로운 디자인의 다기능 스포츠 스티어링 휠도 적용됐다.
64가지 컬러로 구성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사용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스트라이프 장식이 가미된 우드 타입 인테리어 트림은 ‘신사의 양복’을 연상시킬 만큼 세련된 감각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4MATIC
고급 오디오 시스템인 부메스터(Burmester)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도 기본 적용됐다. 스피커 커버는 디자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반면, 음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퀄라이저 조정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수준의 음색 구현은 어려웠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Driving Assistance Package Plus)’를 통해 대폭 강화됐다.
안전 사양도 늘었다. 측면 충돌을 감지할 경우 앞 좌석 사이드 볼스터를 팽창시켜 탑승자를 보호하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PRE-SAFE Impulse side)’ 기능이 기본 제공되며,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해 총 10개의 에어백이 탑재됐다.
이 밖에도 360도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보조 패키지, 주요 정보를 운전석 앞 유리에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음성 명령 기반 내비게이션 등도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 만큼 상품성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