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다이내믹한 퍼포먼스 돋보이는 전기 SUV..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가평=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가 한국시장에서 고성능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Grecale Folgore)를 내놔 주목을 받는다. 고성능 전기 SUV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전기차는 올해들어 5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총 6만 3277대가 신규 등록돼 전년 같은 기간 4만 2070대 대비 50.4%가 증가한 모습이다. 참고로 수입 전기차는 2만 3375대가 팔려 전년(1만 9736대) 대비 18.4% 증가한 수치다.

이 처럼 전기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당초 기대치보다는 낮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전기차 화재 발생 등 안전성과 주행거리, 충전 불편 등의 이유로 전기차 캐즘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론 친환경 전기차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110년이라는 헤리티지를 간직한 마세라티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마세라티는 지난 2020년부터 전동화 전략을 내세워 작년부터는 그레칼레 폴고레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되고 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는 고성능 중형 전기 SUV에 속한다. 보닛 상단은 입체적인 형상이고, LED 헤드램프는 부담없는 디자인 감각이다. 오목하게 들어간 라디에이터은 냉각을 위해 개조된 인버티드 그릴이 적용됐다. 그릴 중앙의 삼지창 엠블럼도 돋보인다. 범퍼 좌우에 에어 인테이크를 적용해 공기역학을 감안한 점도 눈에 띈다.

사이드 뷰는 다이내믹한 스타일이 강조됐다. 후드는 길게 세팅됐으며, 루프 라인은 C필러 상단에서 패스트 백 형상으로 뚝 떨어지는 쿠페형상이다. 윈도우 라인도 뒷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모습이다. 20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굿이어 타이어는 255mm이며, 편평비는 45%로 세팅됐다. 승차감 뿐 아니라 달리기 성능도 감안된 설계다.

루프 상단엔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돼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풀 LED 리어램프는 강렬한 스타일인데, 크롬 바를 통해 연결시켜주는 분위기다. 깔끔한 맛이다. 범퍼엔 가로형 리플레터가 적용됐고, 디퓨저도 간결한 디자인 언어가 채용됐다.

실내는 고급감이 묻어난다. 센터페이사엔 아날로그 풍의 원형 시계가 자리잡고, 에어 벤트 하단에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버튼류는 최소화 시켜 편의성을 높인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아랫쪽에 배치됐지만, 주행 중 시인성은 만족스럽다. 세미 버킷 타입의 시트는 가죽 재질이다.

실내 곳곳의 소재 역시 고급감을 더하는 분위기다. 스티어링 휠 칼럼엔 대형 사이즈의 패들 시프트와 변속 레버가 위치한다. 조작감은 뛰어나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는 205kW 전기모터가 2개 탑재돼 최고출력 558마력, 최대토크 82.4kg.m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참고로 CATL이 제공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105kWh 용량으로 한번 충전으로 333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모터가 활성화되면 실내는 그저 적막한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정숙하다. 가속 및 브레인크 페달은 고성능 모델인 만큼 답력이 살짝 하드한 쪽이다. 액셀러레이팅에서는 민첩하고 한 박자 빠른 몸놀림이다. 공차중량이 무려 2540kg에 달하지만, 주행감은 내연기관차 1000cc 이하의 ‘경차’를 탄 느낌이 드는 정도다.

굳이 스포츠 모드가 아니어도 운전자가 달리고 싶은 만큼의 출력을 보여주는 건 고성능 전기 SUV로서의 강점이라는 생각이다.

그레칼레 폴고레는 맥스 레인지, GT, 스포츠, 오프로드 모드 등으로 주행모드가 구분된다. 맥스 레인지에서는 시속 130km 이하로 제한되는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속 페달의 응답성을 줄여준다. GT 모드에서는 효율성과 함께 편안한 드라이빙 경험이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슈퍼카를 연상시키는 짜릿한 드라이빙이 가능한데, 역동적인 맛이 감칠나는 정도다. 유명산 기슭의 와인딩 로드에서는 안정적이면서도 정확한 드리프팅이 가능하다. 웬만한 스포츠카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건 돋보인다.

그레칼레 폴고레에는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 오디오 시스템에 적용됐는데, 저음에서 고음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사운드는 흡족하다. 21개의 스피커와 1285w의 엠프로 구성돼 고음질의 3D 서라운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적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 5230만원이지만, 마세라티 브랜드 110주년을 맞아 50대 한정으로 1억 2380만원에 제공한다. 5년 연장 보증과 3년 유지보수 프로그램도 지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