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PEUGEOT ALL NEW 3008 SMART HYBRID)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프랑스의 감성이 더해진 푸조가 브랜드의 철학과 기술력을 집약한 ‘올 뉴 3008 스마트하이브리드’를 내달 초 한국시장에 전격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3008’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지난 2008년 1세대 출시 이후, 완전변경을 거친 2세대 모델이 2016년 글로벌 시장에 소개돼 전 세계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된 푸조의 알짜배기 효자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도입돼 지금까지 푸조를 대표하는 중형 SUV로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유럽 브랜드들이 자동차 모델명에 숫자를 사용하는데, 특히 푸조는 1929년부터 100년 가까이 모든 차량에 숫자로만 구성된 이름을 붙이는 독자적인 네이밍을 지켜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엔 프랑스 브랜드 푸조의 꽤나 흥미로운 철학과 전통이 녹아 있다.
푸조의 모델명 체계는 지난 1929년, 가운데 ‘0’이 포함된 최초의 양산차 ‘201’에서 비롯된다. 201은 푸조가 대량 생산한 최초의 차량이자, 세자리 숫자 중 가운데 0이 들어가기 시작한 최초의 푸조 모델이기도 하다. 출시부터 현재까지 푸조는 전 모델의 이름을 3자리 혹은 4자리 숫자로만 구성하고 있는데, 이 같은 숫자 배열에는 푸조 브랜드 나름의 명확한 규칙이 반복된다.
푸조 308 (사진 지그휠)
푸조의 모델명은 가운데 숫자 ‘0’을 중심으로, 앞뒤에 한자리 숫자를 붙이는 구조다. 첫번째 숫자는 차량의 크기와 차급을 나타낸다. 가운데 자리의 숫자 ‘0’은 차종을 구분하는 고유 표식이며, 마지막 숫자는 해당 모델이 몇번째 세대인지를 나타낸다.
푸조는 글로벌 시장에서 208, 308, 408, 508 등 해치백·세단 라인업과 2008, 3008, 5008 등 SUV 라인업을 폭넓게 운영하고 있다. SUV 제품군을 확장하면서 가운데 ‘00’이 들어간 모델명이 추가됐다. 국내에는 이중 308(준중형해치백), 408(중형세단), 3008(준중형 SUV), 5008(중형 SUV)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푸조는 왜 하필 숫자를 선택했을까? 숫자 네이밍에는 다양한 장점들이 존재한다. 먼저,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문자로 언어나 문화에 관계없이 누구나 인식하기 쉽다. 발음이나 의미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적어 글로벌 브랜딩에도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또 신모델을 추가하거나 리뉴얼 등 라인업을 확장하는 경우에도 번호 조정을 통해 모델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모델명만 보아도 그 차량의 크기나 성격, 그리고 몇세대 인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해와 기억이 용이하다.
뉴 푸조 E-5008 SUV (7인승)
이런 이유로 각각의 브랜드에서는 기억하기 쉬운 숫자명을 차지하기 위한 법정 다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례로, 1963년 포르쉐가 출시한 유명한 911 스포츠카는 본래 901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준비했지만 가운데 ‘0’이 들어간 세 자리 숫자의 상표권을 보유한 푸조와 충돌해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인 결과, 결국 포르쉐가 오늘날의 911(나인일레븐)로 바꿔 출시해야만 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한 일화다.
이는 푸조가 차명에 강한 자부심과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동시에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도 원칙과 정체성을 지켜오며 단순히 자동차를 넘어서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를 갸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 완전변경을 통해 8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출시될 올 뉴 3008은 완전히 새로워진 모던 패스트백 스타일과 최초로 적용된 3세대 파노라믹 아이콕핏(Panoramic i-Cockpit®), 푸조 만의 스마트 하이브리드시스템까지 더해져 무려 200년이 넘는 브랜드 헤리티지와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내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푸조 브랜드의 기대다.
푸조 e-208 GTi
올 뉴 3008는 유럽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상품성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영국왓카(What Car)는 “패밀리 SUV의 요소에 날렵한 쿠페 스타일이 더해진 매력적인 패스트백”이라고 평가했고, 탑기어는 “독일차보다 품질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조작이 쉬운 진보적인 모델”이라고 호평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7월 공식 출시된다. 디자인과 효율성, 브랜드 감성을 갖춘 SUV로 주목 받으며, 푸조의 반등을 이끌어 줄 ‘게임체인저’가 될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