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임기상 칼럼] 초고령 사회의 경고, 페달 오조작 사고..과연 예방법은?

Hyundai
2025-07-04 09:33:10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 아이오닉 9

운전은 고령자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생계와 사회활동, 자립과 존엄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안전을 외면한 자유는 위험이 된다. 면허 반납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접근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

일본은 2012년부터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를 줄이기 위해 방지장치 보급에 나섰고, 10년 만에 사고와 사상자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2028년부터 신형 차량에 장치 의무 장착을 법제화하고 보조금을 지원해 기술과 존엄한 삶을 공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의무화를 통해 대응 중이며, 후방 자동제동 장치는 후진 사고를 78% 줄였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2025년부터 시행될 페달 오조작 방지 국제 기준을 제정해 고령 운전자 안전을 세계적 과제로 격상시켰다. 안전은 규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사회적 책임이다.

기아 카니발
기아, 카니발

우리나라도 시청역 인근 고령 운전자의 급발진 추정 사고 이후 변화가 시작됐다.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방지장치 의무 장착을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추진되고, 일부 지자체와 택시조합이 시범 장착 사업에 나섰다.

일부 택시기사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멈춰 사고를 막아준다”고 장치의 효과를 증언하고 있다.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도 관련 기능을 일부 신차에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법적 의무화가 없어 대다수 운행 중인 차량, 특히 노후 차량은 여전히 무방비 상태다.

초고령 사회에서 고령 차량과 고령 운전자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면허 반납을 권고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존엄한 이동권과 안전을 함께 지키는 정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연령별·질환별 맞춤형 정기 적성검사 제도를 확대해 운전 가능 여부를 정밀하게 판단하고, 면허 반납 시 대중교통 요금 지원 등 실질적 보완책을 제공해야 한다.

쉐보레 2026년형 트레일블레이저 모카치노 베이지 Mochaccino Beige
쉐보레, 2026년형 트레일블레이저 (모카치노 베이지, Mochaccino Beige)

운전을 지속하는 고령 운전자에게는 법제화된 전용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해 주변 운전자들의 주의와 양보를 유도하는 사회적 배려 문화가 필요하다. 이는 고령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존엄과 안전을 함께 지키는 사회적 장치다.

그런만큼 국회 계류 중인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일본처럼 단계적 일정에 따라 의무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산 신차는 2027년, 수입 신차는 2028년부터 방지장치 의무 장착을 목표로 구체적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르노, 그랑 콜레오스

이와 함께 기존 차량에는 인증된 애프터마켓용 장치를 정부 지원으로 보급해 65세 이상 고령자와 사고 고위험군 차량부터 집중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전국 전문정비업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스톱 설치 체계를 마련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누구나 쉽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손길이 되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의 취약성을 보완해 존엄과 안전을 지킬 때, 고령자의 운전은 불안의 상징이 아니라 존엄한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KG 모빌리티 무쏘 EV
KG 모빌리티 무쏘 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