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덴마크)=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친환경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시장에서 한획을 그을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는 말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글로벌 언론에 공개한 ‘더 뉴 CLA’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 돋보이는데다, 안락한 승차감, 탄력적인 퍼포먼스, 여기에 한번 충전으로 무려 76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기차의 장점은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순수 전기차다.
3세대 신형 CLA 전기차는 쿠페형 세단과 실용성이 더해진 왜건형 슈팅브레이크 등으로 모델 라인업이 꾸려졌다. 벤츠는 내년 초 48V 배터리가 적용된 마일드하이브리드차(MHEV)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MHEV는 엄밀히 말하면 풀 하이브리드차(HEV)와는 달리 가솔린차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겠다. 다만, 그동안 반친화 차량으로 꾸준히 지적받아온 디젤차(경유차)를 모델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는 건 적잖은 의미를 던진다.
벤츠, 더 뉴 CLA
신형 CLA 전기차의 스타일은 세련미가 돋보인다. 차체는 낮게 설계됐는데, 윈드스크린에서 루프 라인, 리어 글래스로 이어지는 유려한 쿠페 형상은 아름다우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동시에 묻어난다.
보닛 상단엔 캐릭터 라인을 둬 밋밋함을 없앴고,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LED 헤드램프는 좌우를 연결시키는 바가 더해졌다. 프론트 그릴 중앙엔 대형의 삼각별이 자리잡았는데, 그릴 안에는 142개의 벤츠 엠블럼이 형상화돼 차별적이다. 입체적인 감각을 더하는 모습도 살아있다. 그릴과 램프 등 프론트 차체 디자인은 100m 달리기 선수가 출발 직전, 지면을 향해 포즈를 취한 그런 자세를 연상시킨다.
리어 글래스는 매끄럽게 떨어지는 경사 라인이 매력을 더한다. 트렁크 리드를 깔끔하게 치켜세워 스포일러를 대체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좌·우로 연결되는 바가 적용된 리어램프는 직선 라인으로 날카로움이 더해졌는데, 세련미와 함께 디자인 밸런스가 뛰어나다. 범퍼 하단의 크롬 가니시도 산뜻한 감각이다.
벤츠, CLA 슈팅브레이크 위드 EQ 테크놀로지
CLA의 왜건형 버전인 슈팅브레이크는 트렁크 용량이 455ℓ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2열을 폴딩하면 1290ℓ까지 짐을 싣을 수 있어 실용성을 더한다. 프렁크를 감안하면 101ℓ가 추가된다. CLA 슈팅브레이크는 일반적으로 무뚝뚝해 보이는 왜건과는 달리 세련미가 돋보이는 이미지를 담아낸 점도 디자인 포인트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디스플레이는 계기판 클러스터, 센터, 동반석까지 3개가 적용된다. 시원시원한 감각인데, 운전자 뿐 아니라 동반석에서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국내에 소개될 CLA는 동반석 디스플레이는 빠진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했던 에어벤트는 센터 디스플레이 하단에 적용됐는데, 이는 에어컨 바람이 운전자의 얼굴을 피하도록 설계돼 불편함을 덜어준다. 또 버튼류는 최소화시킨 점도 눈에 뛴다. 휠베이스가 커진 만큼 2열 탑승자의 공간 거주성도 넉넉하다.
전기차 ‘더 뉴 CLA 25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전장 4723mm, 전폭 1855mm, 전고 1468mm이며, 휠베이스는 2790mm에 달한다. 기존 CLA 대비 전장은 35mm가 늘어난 점은 시장 트렌드를 감안한 설계다. 콤팩트카 그 이상의 느낌을 받는다.
신형 CLA 전기차는 최고출력 200kW(약 272마력), 최대토크 335Nm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된다. 참고로 CLA 350 4MATIC 슈팅브레이크는 260kW(약 350마력)의 파워를 갖췄다.
벤츠, 더 뉴 CLA
CLA 250+에 탑재된 배터리는 독일 카멘스사에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48개셀 4개 모듈로 구성된다. 85kWh 용량의 리튬이온 NCM배터리가 적용돼 한번 충전으로 761km(WLTP 기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시간은 6.8초 수준.
시동이 활성화돼도 실내는 적막할 정도로 정숙하다. 전기차의 강점이다.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의 페달 답력은 살짝 소프트한 감각이다. 액셀러레이팅에서는 풀스로틀이 아니더라도 가볍고 민첩한 반응이다. 배터리가 탑재되는 만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차체 중량이 무거운데, 신형 CLA 전기차는 생각 이상으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다.
코펜하겐 외곽에 위치한 고속도로에서는 CLA 전기차의 탄력적인 주행감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속도를 높이면서 전기모터에서 발생되는 고주파음은 사라진다. 주행 중 풍절음이나 차체 하단에서 유입되는 진동소음(NVH)도 적절하게 절제된다.
스포츠모드에서의 달리기 펀치력은 맛깔스러운 정도다. 시속 200km를 오르내리는 건 어렵잖은데,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차체 자세를 유지하는 점도 매력을 더한다. 주행 중 순간 가속력 등 달리기 성능, 퍼포먼스는 기대치 이상인 만큼 펀-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가상 엔진사운드가 더해져 스포티한 감각도 살릴 수 있다.
벤츠, 더 뉴 CLA
신형 CLA는 3세대 모델에 속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인공 지능을 통합한 MB.OS 운영 체제가 처음으로 탑재건 눈길을 모은다. 내비게이션은 한국어도 지원된다. 음성을 통해 “하이 메르세데스, 코펜하겐에 대해서 설명해줘”라고 질문하면, 코펜하겐의 기후, 오늘의 날씨, 인구, 코펜하겐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사람과 자동차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정도라는 점에서 스마트카로 불러도 손색없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첨단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대거 적용돼 주행 중 의도치 않게 차선을 벗어나거나, 앞차와의 추돌이 예상되면 경고와 함께 안전운전을 돕는다. 졸음 운전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오래전부터 적용돼 왔었지만, 운전자의 눈이나 자세 등을 감안해 좀 더 적극적으로 경고해준다는 점도 포인트다.
벤츠가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더 뉴 CLA 250+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시장에서 BMW 2시리즈, 아우디 A3 등과 경쟁을 펼친다. 세련된 디자인에 매력을 더하는 달리기 성능, 무려 761km에 달하는 주행거리, 한층 더 스마트해진 커넥티드카로서의 면모를 동시에 지녔다는 점에서 매력을 더한다.
신형 CLA 쿠페형 전기 세단은 내년 5월쯤 한국시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디자인에 실용성이 더해진 왜건형 모델인 CLA 슈팅브레이크는 일단 유럽과 일본시장에만 소개될 계획이지만, 한국시장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의 판매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CLA 전기차가 캐즘을 극복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