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전기차 충전기 제조기업 SK시그넷이 세계 최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운영사인 허브젝트(Hubject)와 플러그앤차지(Plug&Charge, PnC) 기술 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혀 주목을 받는다.
SK시그넷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충전기 제조사로서는 최초로 허브젝트의 PnC 기술을 자사 충전기에 적용, 글로벌 수준의 충전 보안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허브젝트는 2012년 BMW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그룹 등 주요 자동차 완성차 업체와 독일 EnBW, E.ON, 이탈리아 Enel X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 Bosch, Siemens등 부품∙기술 기업들이 공동 설립한 세계 최대 e 로밍 플랫폼 기업이다.
PnC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해 온 기업으로, 현재 해당 분야에서 가장 넓은 시장 커버리지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대표 플랫폼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PnC는 전기차 사용자가 커넥터만 연결하면 별도의 앱 조작이나 카드 인증 과정 없이 자동으로 충전 및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인증 기술로, 국제 표준(ISO 15118-2)을 기반으로 차량과 충전기 간의 안전한 통신과 인증 과정을 지원한다.
PnC 기술은 기존 '오토차징(Auto Charging)' 기술과 비교해 보안성 면에서 한층 진화한 차세대 인증 기술이다. 오토차징은 차량 식별 정보나 앱 기반 사용자 정보를 활용한 간이 인증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은 높지만, 인증 정보의 복제나 해킹, 위·변조 등 보안 취약성이 구조적으로 내재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PnC 기술은 공개 Key 기반(PKI, Public Key Infrastructure)의 중앙 집중형 인증서 관리 체계와 암호화된 차량-충전기 간 통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접근이 허용되지 않은 디바이스를 자동 탐지·차단하는 등 충전 과정 전반의 보안성과 무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기술이다.
SK시그넷, PnC 기술 상용화
또, 이 기술은 글로벌 충전 통신 표준인 OCPP(Open Charge Point Protocol) 1.6J 뿐 아니라 최신 규격인 OCPP 2.0.1까지 지원함으로써, 충전기와 백엔드 관리시스템 간의 통신 보안과 호환성 역시 한층 강화됐다.
SK시그넷은 이번 협약을 통해 고객의 주요 불편 사항 중 하나였던 결제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시그넷은 고객 불편 이슈 중 약 24%를 차지했던 결제 관련 문제 역시 PnC 도입으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 가능한 결제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테스트해 시스템의 강건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허브젝트의 e로밍 네트워크는 단일 계약으로 전 세계 1250개 이상의 제휴 브랜드의 충전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시그넷 충전기도 해당 네트워크에 포함되며 향후 PnC 기술이 전 제품에 적용되면 허브젝트 이용자는 전 세계 SK시그넷 충전기를 별도 등록이나 인증 절차 없이 자동으로 충전 및 결제할 수 있게 된다.
SK시그넷 김종우 대표는 “PnC 기술은 충전기와 다양한 차량 간의 보안성과 호환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사용자에게는 더 안전하고 편리한 충전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허브젝트의 크리스찬 한(Christian Hahn)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글로벌 전기차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며 “SK시그넷은 강력한 기술 역량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허브젝트는 검증된 PnC 기술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협업을 통해 전 세계 충전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