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AMG가 만든 S-클래스. 이름만으로도 감정이 복받쳤다. 부드럽고 편안하며 고급스럽다. 한없이 조용하다가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도로 위를 쏜살같이 내달린다.
더 뉴 메르세데스-AMG S63 E 퍼포먼스는 4.0리터 V8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고성능 세단이다.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변속기가 맞물려, 시스템 총 출력은 802마력, 최대 토크는 124.3kg·m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3초다.
AMG 퍼포먼스 4MATIC+ 완전 가변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효율성과 파워, 안락함이 조화를 이룬다. 새로운 냉각 모듈이 더해진 13.1kWh 용량의 고성능 배터리는 국내 인증 기준 최대 25km의 전기 주행을 지원한다. 정통 AMG 퍼포먼스에 전동화 기술이 더해지면서, 고출력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셈이다.
메르세데스-AMG, S 63 E퍼포먼스
주행 질감은 전작 대비 한층 매끄럽고 정제됐다. EQ 부스트 시스템이 저속 구간에서 즉각적인 토크를 뿜어내며, 거친 반응 대신 부드럽고 일관된 가속을 제공한다. 도심의 반복적인 가감속 상황에서도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은 거의 없다. 마치 마이바흐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럭셔리 세단과 고성능 머신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전 AMG 모델 특유의 ‘날것’ 같은 질감을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전작의 원초적인 필링은 세련되고 절제된 폭발력으로 바뀌었고, 무자비한 야생마는 이제 조련된 맹수처럼 움직인다. 다만, 강력함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일단 가속이 시작되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빠르다. 이 거대한 차체로 이런 성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엑셀러레이터에 발만 올려도 킥다운 없이 8기통의 강력한 출력이 곧바로 전달된다.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밀어붙이며, RPM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식은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직결감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메르세데스-AMG, S 63 E퍼포먼스
가속 중에는 간헐적으로 팝콘 사운드도 연출되지만, 사운드의 크기나 존재감은 비교적 얌전한 편이다. 전체적인 배기음은 강렬하기보다 억제된 톤에 가깝다. 사실상 배기 튜닝이 필수로 느껴질 정도다.
코너링 감각은 매우 인상적이다.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돼 고성능 준중형 세단에서나 볼 법한 날렵한 움직임을 보인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별다른 조작 없이도, 마치 콤파스를 얹은 캔버스처럼 이상적인 곡선을 그린다. 동시에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승차감도 유지된다.
AMG 라이드 컨트롤 플러스 서스펜션(에어 서스펜션 +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 약 3도의 후륜 조향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순수 전기 모드를 포함한 7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AMG 다이내믹 셀렉트 등,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하는 기술들도 빠짐없이 탑재됐다.
더 뉴 메르세데스-AMG S 63 E 퍼포먼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도 AMG만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S-클래스 최초로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고, 프론트 범퍼와 디퓨저, 트윈 테일파이프 등 고성능 감성을 강조하는 디테일이 더해졌다. 실내 역시 전용 시트, AMG 스포츠 스티어링 휠, 전용 그래픽 계기판 등으로 차별화됐다. 기존 S-클래스의 우아함과 AMG의 스포티한 감각이 조화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