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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내공이란 이런 것”..40년간 기업 이끈 KG그룹 곽 회장의 에세이 ‘곽재선의 창’

KG Mobility
2025-08-18 14:48:15
KG모빌리티 곽재선 회장 에세이 곽재선의 창
KG모빌리티, 곽재선 회장 에세이 (곽재선의 창)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40년간 기업을 경영하며, 깨닫고 성찰한 것을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주인공은 만년 적자였던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흑자 회사로 변모시킨 KG그룹 곽재선 회장.

1985년 세일기공(KG제로인)이라는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KG모빌리티, KG케미칼, KG이니시스, 이데일리 등 19개의 가족사를 아루르는 KG그룹을 일군 곽재선 회장이 ‘곽재선의 창’이라는 에세이를 내놨다.

전세계로 판매망을 넓혀가며 차량 판매 두 자릿수 이상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KG모빌리티의 사령탑 곽 회장은 때론 냉정한 판단을 요구받는 회장으로서의 고뇌와 인간ㄴ적인 흔들림을 감춘 채 내려야 했던 선택들, 어떠한 높은 벽 앞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이 책에서 고스란히 전한다.

또 그의 40년 경영 내공에 인간적인 면모, 일에 임하는 자세와 인간관계, 긴 호흡으로 바라라본 세상과 인생,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지혜,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직하지만 깊고 단단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곽재선 회장은 사업을 “내가 쓰는 것 외에 ‘하나 더’를 만드는 일”로 정의한다. 자신의 필요를 넘어 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이며, 인간의 삶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철저한 계산과 기획 속에서 시작하지만, 사업의 본질은 “모두를 위한 의무”라고 단언한다. 그러하기에 ‘곽재선의 창窓’에는 한 기업인이 평생을 바쳐 깨달은 세상과 일,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낸 내공과 진정성이 녹아 있다.

사업가로서의 경험 뿐 아니라, 일과 사회에서 한 인간으로서 겪어온 시간이 담긴 그의 글은 저자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성장과 사유의 흔적을 보여준다. 오래 달인 탕약처럼 입에는 쓰지만, 몸과 마음에 보약이 되는 메시지는 단순한 경영 철학을 넘어 ‘일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독자들에게는 삶의 지표다.

곽재선 회장은 서문에서 “좋은 선배이고, 지혜로운 어른이어야 하겠다”란 마음이 이 책의 집필 의도라고 밝혔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우리 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 중요했던 산업이 주목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완전히 다른 산업이 부상하기도 한다.

40년간 업종 간 경계를 넘나들며 여러 회사를 운영하면서 끊임없이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저자는, 어렵게 찾은 정답이 정답이 아닐 때도 있었지만, 정답을 찾기 위한 노력, “다만 힘들게 오늘을 풀어가는 누군가에게 또 다른 내일을 선택할 힘”만 있다면 오늘 내리는 우리의 선택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곽 회장은 “지난 40년은 정말 ‘버라이어티’했다”며 “이는 기업경영을 해온 그 세월 동안 참으로 다양한 산업군을 겪었다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는 그러나 2년 남짓 경험한 이 ‘하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고 토로한다. 그건 ‘자동차산업’을 의미한다.

그는 특히 “KG모빌리티를 경영하는 일은 마치 갈수록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다”며 “생산과 판매에만 몰두하는 일차방정식으론 어림도 없다. 나라 안팎의 경제・외교 상황은 물론 전쟁・자연재해 같은 지정학적 이슈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변수가 급증하는 고차방정식을 해결해야 한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곽 회장은 “일반 소비자는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신차가 나오는 데는 매우 오랜 준비가 필요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이 걸려야 번듯한 새차가 대중 앞에 선보이게 된다. 출시 직전까지 KG모빌리티는 온갖 부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이고, 상대는 이 부품을 판매하는 기업체인 BTB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완성차 생산해 판매하면서부터는 상황이 뒤바뀐다. KG모빌리티는 오로지 일반 소비자의 선택만을 기다려야 하니 완벽한 BTC 구조가 된다. 이 복잡한 이중구조를 제외한다 해도 나머지 과정은 착착 계획대로 진행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며 “작은 부품 하나라도 수급이 안 맞으면 라인을 멈춰 세워야 하는 게 자동차 생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율과 금리가 급등해 예상치 못한 자금난에 몰리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옆집에서 비슷한 모델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선전포고’를 들어야 할 때도 있다고 책에 기술하고 있다. 그 만큼 자동차 산업의 힘든 과정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곽 회장은 “이처럼 무수하게 발생하는 변수를 어찌어찌 피해 차 한 대를 완성했다 해도, 확신보단 걱정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입한 우리의 결정체인 신차를 과연 소비자가 알아봐줄까, 구매해줄까 노심초사 한다”고 경영자로서 내면의 세계를 진솔하게 터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