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연비가 무려 23.2km/ℓ, 탈수록 매력 더하는”..르노,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
2025-08-18 15:20:14
르노 아르카나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준중형 SUV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와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덕분에 르노코리아의 수출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모델로 자리 잡은 만큼, 모든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과거 순수 내연기관 모델은 출력과 연비 모두 아쉬워 경쟁에서 밀렸지만, F1 기술을 품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면서 경쟁력 모두 눈에 띄게 개선됐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1.6ℓ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E-CVT,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덕분에 최고 출력 135마력, 최대 토크 34.9㎏·m를 발휘한다. 수치만 보면 그렇게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실주행에 나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심 주행에서는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부드럽게 치고 나가고,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시간이 길다. 그 덕분에 정숙성과 효율성이 동시에 확보됐다.
르노, 쿠페형 SUV 아르카나(Arkana)
다만 배터리 충전 시에는 엔진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그 체감 정도가 꽤 크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마치 풀악셀을 밟은 듯 진동과 소음이 상당한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17인치 기준)는 도심 17.5㎞/ℓ, 고속 17.3㎞/ℓ, 복합 17.4㎞/ℓ로, 18인치 모델도 복합 17.0㎞/ℓ다. 경쟁 차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만큼, 효율성 부문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실연비는 더 놀랍다. 서울(르노코리아 서부사업소)에서 충북 청주까지 155㎞ 달하는 주행을 마친 후 평균 연비는 23.2㎞/ℓ에 육박했다. 아울러 계기판상 주행 가능 거리 990㎞에 달했으며, 소모된 연료는 6.68ℓ에 불과했다.
이를 기반으로 소요된 유류비를 계산해봤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시승이 진행된 14일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34원이다. 이를 소요된 연료와 곱해보면 소요된 유류비를 알 수 있는데 불과 1만 1584원이었다.
르노, 쿠페형 SUV 아르카나(Arkana)
승차감도 만족스럽다. 쿠페형 SUV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급격한 조향이나 노면 변화에도 차체가 안정적이다. 롤링과 피칭은 적당히 허용하면서 민첩한 반응과 안락함을 동시에 제공한다. 스티어링은 유격이 거의 없고, 무게감이 적절해 르노 특유의 경쾌함이 드러난다.
정숙성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방음·방진 성능이 뛰어나 주행 중 필요한 소리만 전달되며, 제동은 초기 답력이 강하지만 회생제동 개입이 자연스럽다.
옵션도 뛰어나다. 경쟁 모델 대비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을 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는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무선 폰 프로젝션과 티맵이 지원되는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까지 모두 기본 사양이다. 여기에 24시간 전담 콜센터와 연결되는 어시스트 콜 기능까지 탑재돼 안전·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르노, 쿠페형 SUV 아르카나(Arkana)
트림에 따라 고속화도로 및 정체 구간 주행 보조(HTA), 정차·재출발이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보조, 긴급제동 보조, 사각지대 경보, 후방 교차 충돌 경보 등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이 대거 포함됐다. 무엇보다도 타사처럼 패키지로 묶어 강매하지 않고, 필요한 옵션만 개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 사는’ 합리적인 구성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외관도 잘생겼다. 프랑스 감성이 묻어나는 세련된 쿠페형 SUV 비율이 꽤 매력적이다.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과 볼륨감 있는 펜더는 정지 상태에서도 달려 나갈 듯한 긴장감을 만든다.
전면에는 르노 로장주 엠블럼과 함께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적용돼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고성능 머신의 공기 흡입구를 연상시키는 범퍼 디자인은 차급 이상의 존재감을 준다.
측면은 매끄러운 캐릭터 라인과 사이드 엠블리셔로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후면은 입체감 있는 테일램프도 멋스럽다. ‘가성비 SUV’라는 이미지를 넘어 프리미엄 모델에 버금가는 시각적 만족감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 가격표만 보면 의아할 정도로 외관에서 주는 고급감이 강하다.
르노, 쿠페형 SUV 아르카나(Arkana)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의 실내는 차급을 뛰어넘는 마감과 감각적인 구성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손이 닿는 곳곳에 부드럽고 푹신한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촉감과 질감에서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시트의 착좌감은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가 덜하도록 설계됐으며, 쿠션과 지지대의 균형이 뛰어나다. 여름철 필수 사양인 통풍 시트의 성능도 만족스럽다. 바람 세기가 빠르게 올라오고, 등과 허리, 허벅지까지 골고루 시원함이 전달된다.
특히 공조장치는 물리식 노브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 주행 중에도 손쉽게 온도와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주행 중에도 시선을 도로에서 오랫동안 떼지 않아도 원하는 온도와 풍량으로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실연비
경쟁 차종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은 아르카나 E-Tech 하이브리드는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연비, 풍부한 옵션,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다.
사실 내연기관 모델의 경우 출력도 부족하고 진동과 소음이 있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지만, 하이브리드 전환 이후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잘생기고, 경제적이며, 실용적이기까지 한 만큼 준중형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구입을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