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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51년 역사는 흔들리지 않는다”..스포츠와 일상의 경계를 허문, 폭스바겐 골프 GTI

Volkswagen
2025-08-26 12:04:58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일상 주행의 실용성을 모두 충족하는 다재다능한 펀카를 꼽으라면 단연 폭스바겐 골프 GTI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다룰 수 있으면서도, 하드하지 않은 세팅 덕분에 연령과 취향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상품성을 갖췄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등장하며 과거만큼의 독주 체제는 아니지만, 여전히 골프는 골프다. 수십 년간 이어온 역사와 수많은 모터스포츠 경험, 그리고 해치백이라는 장르 자체를 상징하는 유산은 쉽게 대체될 수 없다. 덕분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 모델이자, 해치백 장르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골프 GTI의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자동 7단 듀얼클러치(DSG)가 탑재도니다. 덕분에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2초에 불과하다.

엔진 반응은 자연흡기 못지않게 즉각적이고, 질감도 매끄럽다. 여기에 터보차량 특유의 펀치력까지 갖췄다. 절대적인 속도는 빠르다고 표현하기 어렵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힘을 내며 지치지 않는 특성이 돋보인다.

진동은 잘 억제됐고, 4기통 엔진임에도 음색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전작의 투박함은 줄었지만, 대신 고급스럽고 단아한 느낌이 짙어졌다. 무더운 여름 산악 구간에서 급가속을 이어가도 변속 속도가 늦어지는 ‘미션 처짐’은 발생하지 않았다. 터보렉은 존재하지만, DSG 변속기의 로직이 적절히 회전수를 유지해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

연료 효율성도 기대 이상이다. 복합 공인 연비 10.8km/ℓ는 무난히 넘어서는 수준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면서도 일상 영역에서는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요철 구간에서 느껴지는 소음과 진동이 작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 마저도 운전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트랙션 컨트롤(TCS)을 해제한 채 산악 구간에서 매섭게 몰아붙여봐도 아주 만족스럽다. 순간적으로 그립을 놓치더라도 이내 노면을 움켜쥐고 레일 위의 기차처럼 매끄럽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그 거동은 예술적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현대차 아반떼 N과 비교하면 성격 차이가 분명히 느껴진다. 아반떼 N은 전륜 하체 세팅이 단단히 조여져 있어 곡선 구간 진입 시 후미가 미세하게 흐르는 특성이 있다. 숙련된 운전자라면 이를 활용해 빠른 주행이 가능하지만, 미숙한 운전자의 경우 제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골프는 정직하다. 운전자가 누구든 동일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일부는 경쟁차 대비 다소 헐거운 듯한 세팅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직접 몰아보면 그 속에 담긴 완성도를 체감하게 된다.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더라도 크게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일부 차량은 한계점에 도달하면 제어 불능에 가까운 흐트러짐으로 이어지곤 하지만, 골프는 운전자가 차량의 한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온전히 통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 진가는 고속 주행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규정 속도를 훌쩍 넘어 엔진음과 배기음이 바람소리에 묻히는 상황에서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급격한 차선 변경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운전자의 의도대로 반응하며, 오히려 와인딩 로드보다 고속 영역에서 더 큰 즐거움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각 이음새나 작은 포트홀 등 요철 구간에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운전자의 통제권을 유지한다. 안정성은 칭찬할 만하다. 브레이크의 답력도 꽤 강하고, 좀 처럼 지치지 않았다.

신형 골프 GTI의 외관은 단번에 고성능 모델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요소가 대거 적용됐다. 전면부는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레드 스트립이 얇게 가로지르며 날카로운 인상을 만든다. 그릴 중앙에 자리한 일루미네이티드 로고는 야간 주행에서 더욱 도드라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용 허니컴 그릴과 안개등 역시 전작의 이미지를 충실히 계승해냈다.

측면에서는 19인치 휠 덕분에 공격적인 이미지가 묻어났다. 블랙 루프 투톤 컬러는 파노라믹 선루프와 어우러져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인다. 후면부의 3D LED 리어램프는 점등 패턴이 선명해 밤길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

실내는 블랙·레드 투톤의 비엔나 가죽 스포츠 시트를 기본으로 하며, 열선과 통풍, 운전석 전동조절 및 메모리 기능을 지원한다.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이 적용된 스포츠 스티어링 휠, 12.9인치 MIB4 인포테인먼트가 기본 탑재된다. 슬라이더는 조명이 추가돼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주행 보조 시스템은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이 포함된 IQ.드라이브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또한 파노라믹 선루프, 30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무선 충전, 3존 자동 에어컨, 하만카돈 오디오,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와 에어리어 뷰 360° 카메라도 적용된다.

신형 폭스바겐 골프 GTI는 일상과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아우르는 전통적인 ‘펀카’의 성격을 이어가면서도, 최신 편의사양과 개선된 NVH 성능으로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경쟁 차량 대비 극적인 재미는 덜할 수 있겠다. 다만, 절대적인 성능 수치로 압도하기보다는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안정감과 균형 잡힌 주행 감각이 장점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라면, 폭스바겐이 오랜 세월 쌓아온 해치백 골프를 꼭 한번 시승해보길 적극 권한다.

골프 GTI의 국내 출시 가격은 5175만원부터 시작된다.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