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상 칼럼] 담배 흡연보다 더 치명적인 내연기관차 배출가스..관리·저공해 조치 절실하다!
2025-08-26 17:30:40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올여름은 평범하지 않았다. 35도를 넘는 폭염 경보가 이어졌고, 도심은 국지성 폭우에 잠겼다. 반대로 강릉은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기상학자들은 경고한다. “올여름이 앞으로 가장 시원한 여름일 수 있다.” 내년, 그다음 해는 더 극심한 폭염과 잦은 기상이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뉴스 속 단어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그 중심에는 우리가 매일 타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있다. 배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출가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우리나라 평균 주행거리(연 1만 3000km)와 승용차 연비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자동차 한 대가 10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19톤에 이른다. 이를 500ml 페트병으로 환산하면 무려 1900만 병 이상이다. 결국 자동차 한 대는 작은 ‘이동식 배출 공장’처럼 수년간 움직이며, 그 부담은 사회 전체가 떠안는다.
2025년형 카니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이 노후화되면서 오염이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노후차는 새 차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내뿜는다. 내 차가 낸 배출가스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대기에 머물며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지구의 온도를 높이고 폭염·폭우·가뭄 같은 기상이변으로 되돌아온다. 오늘 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일부는 수백 년 뒤에도 여전히 대기에 남아 후손의 삶을 짓누를 것이다.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편안함을 누리는 순간, 우리는 쉽게 ‘내가 낸 매연’을 잊는다. 그러나 차 밖의 현실은 다르다. 횡단보도의 보행자, 버스 정류장의 노인, 유모차를 끄는 부모와 아이들은 이유 없이 그 매연을 들이마신다. 나의 무관심이 곧 타인의 고통이 되는 것이다.
쉐보레, 2026년형 트레일블레이저 (모카치노 베이지, Mochaccino Beige)
불과 10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흔했지만, 지금은 흡연구역이 철저히 제한되고, 담뱃갑마다 경고 문구가 붙는다. 그런데 자동차 배출가스는 어떤가. 담배보다 더 많은 사람의 폐로 들어가고 더 치명적일 수 있음에도 도로 위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내뿜어진다. 담배꽁초 하나를 버리면 미안한 마음이 드는데, 하루 수십km를 달리며 쏟아내는 배출가스에는 왜 죄책감조차 없는가.
이 불편한 진실 앞에서 선택은 분명하다. 무공해차 전환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주행 중 배출가스를 내놓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타인을 해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책임이자 배려다. 교통·수송 부문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4~20%를 차지한다. 이 부문에서 변화가 없다면 2050년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르노코리아, 2025년형 뉴 QM6
물론 당장 무공해차를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의무는 다해야 한다. 매연저감장치(DPF) 부착, 조기 폐차 지원, 정기적인 저감장치 관리와 클리닝은 절차가 아니라 필수 조치다. 노후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출량이 늘어나기에 지속적인 저감사업과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우리 가족의 건강 악화와 기후 위기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