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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칼럼] 전기차 80만대 vs. 노후차 920만대..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이유!

Hyundai
2025-09-09 10:56:35
현대차 아이오닉 9
현대차 아이오닉 9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은 지금 변해가는 과정 한가운데 있다. 아직 도로의 주인공은 내연기관차지만, 소비자 인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는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충분히 탈 만하다”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고 있다.

다양한 차종 출시와 보급형 전기차의 등장, 충전 인프라 확충, 정부 지원이 맞물리면서 전기차는 점점 대중적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해외 선진국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분명한 청신호를 보여준다. 노르웨이는 세금 감면과 교통 혜택을 통해 신차 10대 중 8대를 전기차로 만들었고, 네덜란드는 촘촘한 충전망으로 충전 불안을 없앴다.

기아 EV9
기아 EV9

미국 캘리포니아는 강력한 규제와 보조금 정책으로 테슬라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으며, 중국은 대규모 보조금과 산업정책을 앞세워 전기차 세계 1위를 달성했다. 공통점은 정책과 소비자 체감 편익이 맞아떨어졌을 때 보급이 가속화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내세운 2030년 무공해차 450만 대 보급 목표는 이제 공허한 숫자가 아니라 현실적 목표로 다가온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 패러다임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차를 “당연한 선택”으로 여기던 소비자 인식이, 전기차를 “합리적이고 편리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시장은 되돌릴 수 없는 궤도에 오른다.

볼트 EUV GM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볼트 EUV (GM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MPG)

최신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로 위를 달리는 무공해차는 정책상으로 잡는 수치도 75만 대 남짓이다. 반면 10년 이상 된 노후 내연기관차는 약 920만 대, 즉 무공해차의 10배가 넘는다. 내연기관차는 나이가 들수록 엔진이 마모되고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약해지면서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 현실을 무시한 채 보급에만 집중한다면 아무리 전기차 판매가 늘어도 결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두 바퀴 전략, 즉 투트랙이 필요하다. 첫째, 전기차·수소차 보급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충전 인프라를 촘촘히 확충하고, 보조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설계해 시민 누구나 무공해차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르노 전기 SUV 세닉Scenic ETech
르노 전기 SUV 세닉(Scenic) E-Tech

둘째, 이미 대기질 악화의 주범이 된 노후 내연기관차에 대한 저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배출가스 저감장치(DPF) 부착, 조기폐차 지원, 무료 배출가스 점검 같은 정책은 시민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낸다.

전기차는 도시의 미래를 바꾸고, 저감 정책은 오늘의 숨 쉴 권리를 지킨다. 두 축이 함께 굴러갈 때 우리는 진정한 탄소중립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서울은 맑은 하늘의 건강도시로, 세종은 미래 교통정책의 실험도시로, 제주는 친환경 관광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울산과 광주도 산업 기반을 살려 친환경차 생산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

우리 도시는 이미 변해가고 있다. 패러다임은 ‘내연기관 중심’에서 ‘무공해차 중심’으로 이동 중이다. 이제 필요한 건 속도와 균형이다. 전기차 보급으로 미래를 열고, 저감 정책으로 현재를 지켜내는 투트랙 전략은 시민과 도시가 함께 숨 쉬는 길이다.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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