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건 쉽지 않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후에, 글로벌 스탠다드로 발돋움 한다는건 브랜드의 사활을 걸어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완성차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 상징은 세계 첫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다.
1997년 첫 출사표를 던진 프리우스는 29년간 꾸준한 변화를 거듭했다. 누구나 손쉽게 다룰 수 있으면서도, 특별한 기술 없이도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연료 효율성으로 일본 공업 기술을 대표해왔다. 덕분에 5세대까지 진화를 이어왔고, 마침내 듀얼 모터 AWD 모델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신형 프리우스 AWD는 싱글 모터 대비 전기 모터의 개입 비율을 크게 높여 주행 질감과 효율성, 발진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폭은 최소화됐다. 업계가 참고해야 할 기준점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워트레인은 배기량 2.0ℓ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CVT), 두 개의 전기 모터로 구성됐다.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은 199마력, 최대 토크는 19.2㎏·m를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도 엔진은 좀처럼 개입되지 않았고, 시동이 걸리더라도 불쾌한 소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회전수가 오를수록 운전석으로 스며드는 엔진음이 주행의 재미를 배가한다.
토요타 프리우스 AWD
엔진과 모터 간 동력 전환 과정도 매끄럽다. 해당 과정 중 가속이 끊기거나 과도한 진동 및 소음이 발생하는 몇몇 브랜드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효율성도 뛰어나다. 환경부 기준 복합 연비는 21㎞/ℓ지만, 서울 잠실에서 용인 에버랜드까지 시승한 결과 트립 컴퓨터에 찍힌 수치는 29.8㎞/ℓ였다. 급가속·급감속이 반복된 점을 고려하면 일상 주행에서는 30㎞/ℓ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레이크는 회생 제동 상황에서도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적인 페달 감각은 찾아볼 수 없고, 제동은 매끄럽고 안정적이다. ABS 작동 시 기계음이 들리긴 하지만 전반적인 수준은 우수하다.
승차감은 기대 이상이다. 거칠게 몰아붙여봐도, 좀 처럼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전륜 구동 모델 대비 한계점이 확실히 높다. 임계치에 달하면 후륜 모터가 개입한다. 백지장 위 캔버스처럼 가장 이상적인 곡선을 그리며, 움켜쥔 노면을 놓치지 않았다.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은 올라운더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고속 주행시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움직임을 손쉽게 끌어낼 수 있으면서도, 도심 주행시에는 덩치를 잊은듯한 가벼운 거동이 돋보인다.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손쉽게 호감을 끌어낼만한 차량임이 분명하다.
토요타 프리우스
디자인은 여전히 훌륭하다. 신형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기존 오리지널 디자인을 계승하는 동시에 한층 날렵해진 실루엣으로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차량 전면부는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한 해머헤드 콘셉트가 적용 됐으며, 날카로운 분위기의 헤드램프로 속도감을 강조했다. 헤드램프는 U자형 주간주행등을 특징으로 하는 Bi-Beam LED가 적용 됐다.
측면은 기존 프리우스의 모노폼 실루엣 디자인을 계승했다. 전면 보닛부터 A필러가 마치 하나의 선인 것처럼 연결 됐으며, B필러를 기준으로 완만한 경사도를 지닌다. 탄환 또는 물방울을 연상하게 하는 실루엣으로 공기역학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차량의 2열 도어 캐치는 히든 타입으로 적용 됐으며 윈도우 프레임 디자인과 결합해 깔끔한 인상을 전한다.
후면부는 수평으로 길게 뻗은 LED 테일램프가 차폭을 강조하며, 스포일러 형태로 마감된 트렁크 상단은 공기역학적 완성도를 높였다. AWD 모델에는 ‘E-Four’ 레터링이 추가돼 정체성을 드러낸다.
실내는 ‘아일랜드 아키텍처(Island Architecture)’ 콘셉트로 설계돼 서라운딩, D-모듈, 플로팅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 3개 구역으로 구분된다. 7인치 TFT 계기판은 시야 위쪽에 배치돼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다양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보통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계기판을 볼 일이 거의 없는데, 프리우스는 불필요한 옵션을 추가하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중앙에는 12.3인치 풀-HD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며,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과 토요타 커넥트 기능도 지원한다.
안전·편의사양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기본 적용돼 긴급 제동 보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오토매틱 하이빔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개방감과 사용성을 강화하면서, 최신 디지털 환경과 안전 기술을 고루 갖춘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 프리우스
신형 프리우스 AWD는 하이브리드의 개척자라는 이름값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연비와 효율성은 이미 동급 최고 수준을 넘어섰고,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은 ‘올라운더’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여기에 날렵해진 디자인과 최신 디지털 장비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친환경차가 아닌 모두에게 매력적인 완성형 하이브리드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