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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동화 시대, 내연기관 끝판왕의 반격”..BMW 뉴 M2

BMW
2025-09-12 11:53:23
M2 카본 에디션
M2 카본 에디션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내연기관 기술이 정점에 달한 오늘날, 조용하면서도 빠르고 편리한 차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케이블 스로틀은 전자식으로, 카뷰레터는 인젝션으로, 기계식 스티어링도 전동식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고성능 차량을 다룰 수 있는 시대가 열렸고, 300마력은 이제 ‘국민 마력’이라 불린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단 하나는 바로 ‘재미있는 차’에 대한 갈망이다. 운전자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출력, 직접 조작하고 있다는 확실한 감각, 그리고 강렬한 배기음과 단단한 서스펜션을 원하는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브랜드가 쏟아내는 고성능 차량을 타보면 어딘가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콤팩트한 차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민첩한 거동이다.

BMW 뉴 M2
BMW 뉴 M2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차체를 작게 만들면 해결되지만 시장성이 적고, R&D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다. 결국 누구나 방법은 알지만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BMW는 달랐다. ‘운전의 즐거움’을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운 만큼, 이 어려운 선택을 실천했다. 그렇게 탄생한 모델이 BMW M 디비전의 막내, 바로 M2다.

M2는 F바디 M3와 M4에 탑재되던 직렬 6기통 S55 엔진을 품고, 한 시대를 풍미한 E46 M3와 거의 같은 차체 크기를 갖췄다. E46 M3의 전장은 4491㎜, M2는 4468㎜로 불과 23㎜ 짧다. 축거 또한 2693㎜로, 2725㎜였던 E46 M3보다 32㎜ 짧다. 오히려 더 컴팩트하다. 단순히 스펙을 넘어 존재 자체로 감사할 만한 차량임이 분명하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3리터 트윈터보 직렬 6기통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합을 맞춘다. 덕분에 최고 출력은 480마력, 최대 토크는 61.2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4초, 최고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BMW 뉴 M2
BMW 뉴 M2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할 차량이 아니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봐야 진가가 드러난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부드럽고, 이전 세대보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평상시에는 직렬 6기통 특유의 매끈한 가속감을 보여주지만, RPM과 엑셀러레이터 전개량이 높아질수록 M의 본성이 짙게 묻어난다. RPM 4000~5000 구간에서 엑셀 오프시 들려오는 후연소음과 변속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덕분에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없었다.

경쟁 차량과 비교해도 터보렉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직접 몰아보면 엔진이 한계까지 짜내는 게 아니라, 상당한 여유마진을 두고 있음이 느껴진다. 덕분에 과격한 주행에도 지치지 않고, 추후 메인터넌스나 튠업에서도 이점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변속기의 반응성도 우수하다. 토크컨버터 방식을 채용한 덕분에 평상시에는 굉장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변속 단계를 최고 모드로 설정하면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기어가 바뀔 때마다, 등 뒤와 뒤통수를 강타한다. 이 같은 필링은 다른 브랜드에서 느낄 수 없는 독보적인 경험이다.

BMW 뉴 M2
BMW 뉴 M2

드라이빙 감각도 완성도가 높다. 스티어링과 서스펜션을 가장 단단하게 조이고, 엔진을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 두며 전자 장비 개입을 최소화한 채 산길을 내달렸다. 한계까지 몰아붙여도 좀 처럼 불안한 필링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뒷차축에 무게추를 달아논 것 처럼 앞바퀴는 가볍게, 뒷바퀴는 묵직했다. 사실상 공도에서 그립을 잃을 일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의도적으로 코너에서 하중을 뒤로 실어주고 급격한 가속을 이어갔다. 이내 뒷바퀴가 점점 그립을 잃고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가속을 멈추지 않으며 코너의 탈출구를 향하자, 도로 위를 미끄러지며 탈출구로 향했다. 그럼에도 카운터스티어 한 번이면 즉각 다시 그립을 회복하고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옆으로 달리는 차’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차체의 세팅을 소프트하게 변경하면, 데일리카로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승차감으로 바뀐다. 2도어 쿠페 특유의 단단한 성향은 유지하면서도, 도심 주행이나 장거리 이동에서 불편함이 크지 않다. 노면의 요철을 걸러내는 감각이 생각보다 매끄럽고, 일상 주행 속도에서는 차체의 진동도 억제됐다.

BMW 뉴 M2
BMW 뉴 M2

디자인도 멋있다.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지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실버 색상의 M 경합금 휠은 날카로운 인상을 심어주고, 블랙 크롬으로 마감된 배기 테일파이프와 M 카본 루프는 스포티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특히 M 카본 루프도 적용돼, 약 6kg의 경량화 효과를 실현하고 무게 중심을 낮췄다.

실내는 호불호 없는 호감형으로 디자인됐다. 새롭게 적용된 D-컷 M 가죽 스티어링 휠은 상단의 레드 포인트가 시각적인 긴장감을 더하고, 송풍구 디자인까지 새로워져 디테일에서의 만족감을 준다. 버네스카 가죽이 적용된 M 스포츠 시트는 급격한 주행 상황에서도 몸을 단단히 지지하면서도 쿠션감이 뛰어나 장거리 주행 시에도 불편함이 없다. M 특유의 3색 포인트가 들어간 시트 벨트와 다크 그라파이트 매트 인테리어 트림은 고성능 모델만의 스포티한 감각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살렸다.

옵션도 풍부하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기본 탑재된다. 아울러 스톱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경고가 적용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기본이며, 자동 주차와 후진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역시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BMW 뉴 M2
BMW 뉴 M2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 컴포트 액세스, BMW 디지털 키, 하만 카돈 오디오 등 고급 사양도 기본이다. 여기에 HUD와 증강현실 뷰까지 더해져, 고성능 쿠페임에도 편의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다.

단순히 수치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차다. 짜릿한 주행 감각과 날것의 재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세단 못지않은 일상성까지 품었다. 시장에 흔치 않은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위해 태어난 자동차, BMW 뉴 M2의 가격은 917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