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Dailycar News

페라리, 양산형 전기차 섀시·핵심부품 공개..과연 차별적 기술력은?

Ferrari
2025-10-10 11:21:37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데일리카 김지원 기자] 페라리는 2025 캐피털 마켓 데이에서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순수 전기차에 들어갈 양산형 섀시와 핵심부품을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HEV/PHEV),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모두 아우르는 페라리의 ‘멀티 에너지 전략’에 있어 획기적인 이정표라고 페라리 측은 설명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Ferrari Elettrica)는 최첨단 기술에 압도적인 성능, 페라리 모델들의 특징인 짜릿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담아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핵심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는 브랜드 고유의 엔지니어링 철학이 담겼다.

이 차는 전동화 기술 연구에 대한 오랜 여정의 결실이다. 페라리의 전동화 기술 연구는 2009년 포뮬러 1 레이스카에서 파생된 최초의 하이브리드 솔루션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2010년 599 HY-KERS 프로토타입부터 2013년 라페라리, 그리고 페라리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SF90 스트라달레와 296 GTB를 거쳐 최근 공개된 849 테스타로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탁월한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력을 축적하고 완성해왔다.

페라리 전기차에는 60건 이상의 독자적인 기술 특허를 확보했다. 또,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섀시와 바디쉘 모두 75%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차량 한 대당 총 6.7톤이라는 이산화탄소(CO2)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

구조적인 특징으로는 짧은 오버행과 프런트 액슬 가까이 배치된 운전석, 차체 하부와 완벽히 통합된 배터리를 들 수 있다. 배터리 모듈은 앞뒤 차축 사이에 설치됐으며, 이 중 85%를 가능한 가장 낮은 위치에 집중시켜 무게 중심을 낮추고 주행 성능을 극대화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80mm나 낮은 무게 중심으로 역동적인 주행 성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은 기술력의 차별적 포인트다.

후면부에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분리형 서브프레임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면서도, 페라리 차량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견고한 강성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그대로 유지했다. 푸로산게에서 처음 선보이고 F80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한 3세대 48V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은 네 바퀴에 코너링 하중을 최적으로 분배해 편안한 승차감, 차체 제어 그리고 차량의 역동성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페라리 최초의 순수 전기차는 100% 자체 개발하고 제작한 두 개의 전기액슬을 탑재했다. 각 액슬에는 F1 기술에서 유래해 양산 모델에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된 할바흐 배열 로터(Halbach array rotors, 자석의 힘(자기장)을 낭비 없이 한쪽 방향으로만 강력하게 집중시키는 특수한 자석 배열 기술)와 한 쌍의 동기식 영구자석 엔진이 장착됐다. 프런트 액슬은 출력밀도 3.23kW/kg로 최고출력시 효율은 93%에 달하며, 리어 액슬은 4.8kW/kg의 출력밀도와 동일한 최고효율을 달성한다. 최대 300kW의 출력을 내는 프런트 인버터는 액슬에 완전히 통합됐으며, 그 무게는 9kg에 불과하다.

페라리에서 설계하고 조립한 배터리는 현존하는 모든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약 195Wh/kg의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며, 열 분배와 성능을 최적화하도록 설계된 냉각 시스템을 탑재했다.

'레인지(Range)', '투어(Tour)', '퍼포먼스(Performance)'의 세 가지 드라이빙 모드가 에너지, 가용 출력, 트랙션을 제어한다. 스티어링 휠 뒤편의 패들을 통해 운전자는 5단계로 점차 높아지는 토크와 출력 전달을 직접 제어할 수 있으며, 점진적인 가속감과 함께 차와 하나 되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차량 제어 유닛(Vehicle Control Unit)은 동적 변수들을 초당 200회 업데이트하여 서스펜션, 트랙션, 스티어링 기능을 한발 앞서 예측하고 제어한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민첩성과 안정성, 정밀성을 구현했다.

모든 페라리의 핵심 정체성인 사운드는 전기 파워트레인 고유의 특성을 강조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고정밀 센서가 파워트레인 부품의 기계적인 진동을 포착하고, 이를 증폭시켜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그대로 반영해 생생하고 진정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이는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청각적 피드백이 되어 차와의 교감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2026년 초에 새로운 페라리 전기차의 인테리어 디자인 콘셉트가 미리 선보이고, 같은 해 봄에 차량의 기술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완성형 모델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 섀시

페라리 일레트리카의 섀시는 극단적으로 짧은 휠베이스가 특징이다. 미드리어 엔진 베를리네타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이 구조는 운전석을 프런트 휠 가까이 배치하여 운전자가 가장 순수한 주행 피드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페라리 라인업의 GT 모델처럼 뛰어난 접근성과 최고의 편안함까지 보장한다.

이러한 구조 채택을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적 난관이 뒤따랐다. 특히 전기차의 무거운 중량을 감안할 때, 충돌 시 에너지 흡수 문제가 가장 큰 과제였다. 페라리는 이를 혁신적인 해법으로 해결했다. 프런트 쇼크 타워가 충격 발생 시 에너지를 직접 흡수하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했으며, 프런트 전기엔진과 인버터의 배치를 최적화해 충격 에너지가 섀시의 결합부에 도달하기 전에 분산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안전성은 극대화하고, 차체 구조의 온전함은 보존했다.

차체 중앙부에서는 배터리가 섀시와 완벽하게 통합되어 차체 하부(플로어팬)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배터리와 섀시 시스템의 전체 무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배터리 팩을 차량에서 가능한 가장 낮은 위치에 배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섀시는 배터리 팩을 구조적으로 보호하는 역할도 겸한다. 배터리 팩은 섀시 자체 내부에 배치되었고, 모듈과 사이드 실(sills) 사이에는 의도적으로 공간을 두어 측면 충돌 시 충격 에너지가 사이드 실에서 온전히 흡수되도록 설계했다. 배터리 셀은 모듈 중앙에 집중 배치해 에너지 흡수 능력을 더욱 높였으며, 하부의 모듈 냉각판은 하단 충격 시 외부 물질의 침투를 막는 보호 기능까지 수행한다. 페라리 고유의 특허받은 배터리 팩 조립 공정으로 차체 구조의 강성 또한 한층 더 강화됐다.

리어 액슬의 성능 목표는 처음부터 명확했다. 주행 소음과 파워트레인의 진동을 줄이는 동시에 페라리 고유의 핸들링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그로 인한 무게 증가는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답은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탄성 구조를 적용한 기계식 서브프레임 개발이었다. 탑승의 편안함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NVH(소음·진동·거칠음)의 전달을 감소시켜야 했다. 탄성 부시(elastomeric bushes, 금속 부품과 차체 사이에 삽입되는 탄성체 완충재) 간격을 최대화하는 서브프레임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이 솔루션은 횡하중(코너를 돌 때 바깥쪽으로 쏠리는 힘)에서 강성이 뛰어나 마치 리지드 서브프레임(단단한 일체형 서브프레임)과 같은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충분한 유연성까지 확보했다.

이를 위해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노면 소음과 전기액슬에서 나는 고주파음을 걸러내기 위해 특수 완충재를 사용했다. 이 완충재는 높은 횡강성(차체가 옆으로 쏠릴 때의 저항 능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상하 및 종방향에서의 유연성을 높여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역동적인 주행감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런 설계를 통해 크기가 커진 서브프레임은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바로 시스템의 중량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해결책의 영감은 섀시의 나머지 부분에 사용된 ‘중공(中空) 섀시 캐스팅(hollow chassis castings, 속이 빈 구조의 섀시 주조 부품)’에서 얻었고, 이 기술을 새로운 맥락에 맞게 적용시켰다. 그 결과, 페라리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중공 캐스팅 부품이 탄생했다. 또한 시스템 구성 요소가 고도로 통합되었지만 정비는 편리함이 더해졌다.

서브프레임과 섀시를 연결하는 시스템 덕분에 리어 액슬, 서스펜션, 배터리가 하나의 통합된 하중 지지 구조 안에 있으면서도 각각 독립적으로 정비할 수 있다. 또한,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 인버터를 서브프레임에 직접 통합해 별도의 수동 부품 추가 없이 인버터 자체의 질량으로 진동을 상쇄한다.

그 결과, 주행의 즐거움은 전혀 해치지 않은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을 구현하면서도 체감 소음은 획기적으로 줄이는 새로운 서브프레임이 탄생했다. 이는 기존의 리지드 서브프레임 대비 약간의 무게 증가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일상 주행에서는 편안함을 극대화하면서도, 페라리 고유의 역동적인 DNA는 조금도 희생하지 않은 완벽한 해법이었다.

■ 전기액슬

프런트 및 리어 액슬에는 각각 두 개의 독립적인 전기엔진이 탑재되었다. 이 엔진들은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토크 벡터링(torque vectoring, 코너링 시 좌우 바퀴의 구동력(토크)을 능동적으로 배분하는 기술)을 구현하고 주행의 역동성을 한층 더 향상시킨다.

프런트 및 리어 액슬의 모든 부품은 페라리 브랜드 고유의 탁월한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되었다. 변속기, 인버터, 전기엔진은 완벽한 제어, 최고 수준의 출력밀도, 극대화된 전기 효율 및 낮은 소음 발생을 목표로 설계됐다.

페라리의 자체 주조 공장에서 주조품을 직접 제작함으로써 제작 완성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체 생산 공정을 철저히 통제할 수 있었다. 모든 주조품은 재생 알루미늄 합금으로 생산됐다. 이는 기계적 성능의 저하 없이 기존 합금 대비 CO2​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총 출력 210kW의 프런트 액슬은 사륜구동이 필요 없는 주행 상황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고속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속도 영역에서 동력 연결을 차단하고 차량을 후륜구동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최대 가속 시, 프런트 액슬은 휠에 최대 3,500Nm의 토크를 전달할 수 있다.

부품을 통합함으로써 액슬의 무게와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였고, 모든 전력 전자 장치를 액슬에 직접 탑재했다. 이러한 설계 방식은 전체 크기를 줄이는 동시에 효율성과 출력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프런트 액슬은 출력밀도 3.23kW/kg와 최고출력 시 93%의 효율을 발휘한다.

프런트와 리어 액슬의 출력은 비대칭 구조다. 리어 액슬은 최고출력 620kW, 출력밀도 4.8kW/kg를 자랑하며, 최고출력 시 93%의 효율을 발휘한다. 특히 '퍼포먼스 런치(Performance Launch)' 모드에서는 노면에 전달되는 최대리어토크가 자그마치 8000Nm에 달한다.

프런트 액슬에는 전기엔진을 바퀴로부터 완전히 분리하는 연결 차단 시스템(disconnect system)이 탑재되어, 효율성과 에너지 소비의 이상적인 균형점을 찾아낸다. e마네티노의 고속도로 주행 모드에서는 차량이 순수 후륜구동 방식으로 주행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프런트 액슬의 구동력이 필요해지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두 개의 프런트 엔진을 가동시켜 사륜구동으로 전환한다. 나머지 두 e마네티노 모드에서는 항상 사륜구동 상태를 유지한다.

완전히 새로워진 이 연결 차단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첨단 변속기에서 가져온 정교한 기어 동기화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이전 세대보다 70% 가볍고, 단 500밀리초(ms) 만에 엔진의 동력을 연결하거나 차단하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경량화와 효율성, 그리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모두 잡은 완벽한 해법이다.

액슬은 윤활 회로를 통해 정확히 필요한 양의 오일만을 공급받아 기어와 메커니즘이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은 펌프와 열 교환기로 구성되는데, 이 회로는 메인 밸브를 통해 윤활 라인을 활성화하고, 액추에이터에 필요한 압력을 공급한다. 두 개의 추가 밸브는 연결 차단 기능과 리어 액슬의 파킹 락 체결 및 해제 기능을 제어한다. 이러한 구조는 시스템 전체의 설계를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 전기엔진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스파이더

액슬에 탑재되는 영구 자석 동기 엔진(permanent magnet synchronous engines)의 개발 과정은 현존하는 기술을 한계점까지 밀어붙이는 도전이었다. 인상적인 토크와 출력밀도는 페라리가 모터스포츠에서 쌓아온 유산이 있기에 가능한 성과다. 정교한 설계를 바탕으로 사소한 디테일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구조를 최적화하고 최고의 성능을 내는 소재를 사용했기에 가능했다.

리어 엔진은 2만5500rpm, 프런트 엔진은 3만rpm에 달하는 높은 회전 속도 덕분에 각각 310kW와 105kW라는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콤팩트한 크기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액슬 구조를 실현했다. 로터(회전자)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조각으로 분할된 표면 부착형 영구 자석(surface-mounted permanent magnets)이 사용됐다. 이와 함께, 모터스포츠에서 유래한 '할바흐 배열' 구조를 채택해 자기장을 고정자(stator) 쪽으로 집중시킴으로써 토크 밀도를 극대화하고 전체 무게를 줄였다.

고정자는 개별 강판 간의 단락(쇼트, 절연 코팅이 불완전하거나 손상되어 쌓여 있는 강판들끼리 전기가 통하게 되는 현상)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도로 얇은(0.2mm) 무방향성 규소 강판을 자체 접착 공법으로 적층하여 제작됐다.

고정자는 집중권(concentrated winding, 엔진의 코일을 단일 쇠기둥(teeth)에 빼곡하게 감는 방식) 구조를 채택해 코일 끝부분(end winding)의 높이를 최소화했으며, 각 티스(teeth)의 연결부는 작고 효율적인 단자대(terminal block, 여러 전선을 한곳에 모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부품)에 납땜된다.

또, 표피 효과(skin effect, 전류가 도체의 중심으로 흐르지 않고 표면으로만 집중되어 흐르는 현상)와 근접 효과(proximity effect, 여러 도선이 가까이 있을 때, 각 도선이 만드는 자기장이 서로 간섭하여 전류를 한쪽으로 밀어내는 현상)로 인한 집중권 내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특수한 리츠 와이어(Litz wire) 방식을 적용했다.

고정자는 구리권(copper windings)에서 외부 냉각 회로로의 열전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열전도성이 높은 특수 수지(레진)로 완전하게 진공 함침(vacuum impregnation, 부품 내부의 공기를 진공으로 완전히 빨아낸 뒤, 그 빈틈을 액체 로 완벽하게 채워 넣는 첨단 공법) 처리됐다. 이 수지는 공기보다 40배 더 높은 열전도율을 자랑한다. 또, 이 수치는 고정자의 기계적 강도까지 높여주어 작동 중에 발생하는 각종 응력(stress)을 더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이 엔진들의 동적 성능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프런트 엔진의 최대 각가속도(angular acceleration, 회전 속도가 얼마나 빨리 증가하는 지에 대한 수치)는 4만5000rpm/s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최고속도까지 도달하는 데 1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를 통해 시스템은 단순히 강력한 출력을 넘어, 즉각적인 응답성까지 보장한다.

이런 결과는 지금까지 프로토타입 생산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공정들을 양산화하는 데 성공했기에 가능했다. 한 예로, 고속 회전 시 발생하는 강력한 원심력으로부터 자석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 보호관(carbon sleeves)을 로터에 압입(press-fit)하는 공정을 들 수 있다. 이 방식은 무게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면서도, 로터와 고정자 사이의 간극(에어 갭)을 사실상 전혀 늘리지 않고 자석의 파손을 방지한다.

이 탄소 보호관은 고정자로부터 불과 0.5mm 떨어진 위치에서 자석을 붙잡고 있으며, 극한의 기계적 응력을 견뎌낸다. 실제로 30,000 rpm에서 무게가 단 93g인 프런트 로터의 각 자석은 390bar의 압력(또는 2.7톤의 무게)에 해당하는 원심력을 발생시킨다.

그 결과, 극도로 콤팩트하면서도 초고성능을 발휘하는 전기엔진이 탄생했다. 이 엔진은 F80 슈퍼카의 프런트 액슬에 탑재되기 위해 처음 개발되었으며, 이제 페라리 일레트리카에도 탑재된다.

■ 배터리

페라리가 100% 자체 설계하고 조립한 배터리는 차체 하부와 완벽하게 통합되어,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무게 중심을 80mm 낮추는 데 성공했다.

차체 중앙부는 통합 최적화 설계를 통해 배터리와 섀시 시스템의 무게를 최소화하면서 차량 동역학 성능은 극대화했다.

배터리 셀의 레이아웃은 관성을 최소화하고 무게 중심을 낮추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를 위해 셀을 가능한 운전석 뒤편에 배치했다. 전체 모듈의 85%는 차체 하부(플로어팬) 아래에, 나머지 모듈은 뒷좌석 아래에 자리한다. 이러한 배치는 휠베이스를 단축하고 관성을 최소화하여 모든 주행 상황에서 탁월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며, 47:53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가능케한다.

앞 좌석 설계의 핵심은 뒷좌석 공간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차량의 무게 중심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배터리 셀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운전석을 전진 배치하고 뒷좌석 등받이를 더 눕혀 실내의 편안함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경량화를 위한 해법은 구조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배터리 팩이 담당하던 보호 기능의 일부를 차체로 옮겨온 것이 핵심이었다. 그 결과, 섀시 자체가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구조가 되었으며, 셀은 충돌 위험이 있는 구역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배치했다. 배터리 셀과 사이드 실(sill) 사이의 공간은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는 크럼플 존 역할을 하는 동시에, 냉각 라인이 지나가는 통로로도 활용된다.

이런 원칙은 전방 및 후방 충돌 방어 설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배터리 모듈 내부의 셀들은 중앙부로 집중시키고, 그 주변 공간은 셀을 보호하고 관성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흡수 구역으로 활용했다. 차량 하부의 우발적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셀을 플로어에 매달리는 형태로 설계했다. 이는 셀 하부에 에너지 흡수 공간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보호 쉴드의 무게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이었다.

이 같은 결과, 매우 얇은 알루미늄 쉘 구조가 탄생했다. 여기에 냉각판까지 통합하여 차량 전체의 효율성을 한층 더 높였다. 냉각수 자체도 안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낮은 무게 중심을 유지하고 충돌 시 에너지를 흡수하는 데 기여하는 구조적 역할을 수행한다.

시스템의 강성과 강도를 보장하는 횡방향 구조 부재는 바로 셀 자체의 다이캐스트 압축 플레이트(die-cast compression plates)이며, 이 플레이트는 배터리를 섀시에 고정하는 체결 지점까지 통합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가 더 이상 독립적인 부품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완벽한 통합'을 모든 개발의 중심에 두는 페라리의 철학에 따라, 배터리는 단 두 개의 쉘로 본질만 남긴 핵심 구조 요소로 거듭났다. 섀시에 있는 20개의 중앙 체결 지점에 결합되는 순간, 하단 쉘은 차체 강성에 직접 기여한다.

이는 기존의 일체형 배터리 방식과는 정반대의 접근법이며, 이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인 약 195Wh/l의 에너지 밀도와 약 1.3kW/l의 출력밀도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배터리/섀시 시스템 중 하나가 탄생했다. 이는 전적으로 페라리에서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된 것이다.

페라리는 통합이라는 개념을 극한까지 추구하면서도, 필요시 배터리 및 부품을 교체할 수 있는 정비의 용이성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페리라 일레트리카 모델 역시 ‘영원히 존재하는 자동차를 만든다’는 페라리의 일관된 철학을 충실히 이어가도록 설계됐다.

냉각 시스템은 여러 개의 내부 파이프와 세 개의 냉각판으로 구성된다. 세 개의 냉각판은 하우징에 고정된 두 개와, 상부 모듈을 냉각하는 소형 파이프 한 개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냉각수 흐름을 하나의 금속 유닛에서 관리하며, 냉각수의 유입과 유출이 동일한 냉각판을 통과한다.

이는 배터리 전체의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고 셀의 수명을 늘리기 위함이다. 배터리 냉각 회로는 배터리 내부에 위치하면서도, 차량의 주 냉각 시스템과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 더 나아가, 이 회로는 차량 앞쪽에서 뒤쪽으로 또는 그 반대로 흐르는 다른 부품들의 냉각수까지 통합 관리한다.

배터리는 총 15개의 모듈(6개의 듀얼 열, 1개의 싱글 열, 그리고 2개의 상단 모듈)로 구성된다. 이러한 구성은 휠베이스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가용 공간을 최적으로 활용하여, 차량의 민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각 모듈은 저항 용접(resistance-welded, 전기 저항을 열원으로 사용하는 빠르고 정밀한 용접 방식) 방식으로 연결된 14개의 셀을 탑재하고 있으며, 셀 사이는 절연 칸막이와 전도성 금속 칸막이로 분리된다.

또, 모듈과 냉각판 사이에는 서멀 페이스트(thermal paste, 열이 나는 부품(예: 배터리)과 그 열을 식혀주는 부품(예: 냉각판) 사이의 미세한 빈틈을 메워, 열이 잘 전달되도록 돕는 열 전도성 크림)를 도포하여 열 관리를 최적화했다. 이 배터리에 사용된 셀은 305Wh/kg 이상의 에너지 밀도와 159Ah의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의 높은 성능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

각 모듈에는 플렉스 PCB(Flex PCB)와 전자 제어 장치(CSC)가 통합되어 있다. 모듈에 직접 탑재된 이 CSC는 E-박스에 위치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 통신한다. CSC와 BMS는 모두 페라리 고유의 알고리즘과 운영 전략을 담아 페라리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E-박스는 BMS 외에도 퓨즈, 릴레이, 각종 센서를 포함하고 있으며, 차량의 CAN 통신 라인을 통해 전력과 통신을 모두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시스템의 정격 작동 전압은 약 800V(210개 셀 직렬연결)이며, 피크 전류는 최대 1200A, 실효값(RMS) 전류는 최대 550A에 달한다.

또, 시스템은 메인 퓨즈를 통해 보호된다. 이 퓨즈는 배터리 내외부에서 2,000A를 초과하는 단락(전기가 정해진 길을 따라 흐르지 않고, 저항이 거의 없는 길로 새어나가 한 번에 폭발적으로 흐르는 현상)이 발생할 경우, 단 3밀리초 만에 전류를 차단할 수 있다.

배터리는 내부 연결 구조와 전방 및 후방 커넥터를 통해, 차량 전체에 복잡한 외부 케이블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 없이 전·후방 인버터와 모든 보조 시스템에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한 버스바(busbars, 전기차의 배터리, 엔진 등 핵심 부품 사이에서 대용량의 전류를 손실 없이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막대 또는 판 형태의 핵심 전력 부품)는 흐르는 전류량에 맞춰 최적의 크기로 설계돼, 도체의 단면적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매우 좁은 공간에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게 전기를 연결한다.

적용된 모든 솔루션에서는 극도로 세심한 디테일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는 각각의 설계가 '타협 없는 효율성, 경량화, 그리고 성능'이라는 단 하나의 철학을 어떻게 따르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다.

배터리는 필요시 손쉽게 분리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용 캐리어(운반 장비)를 이용해 배터리를 분리하면, 차체의 구조나 마감(도장 등)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모듈이나 내부 전자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 인버터

이 차에 탑재된 인버터는 페라리 엔지니어링이 드라이브트레인(Drivetrain, 내연엔진 혹은 전기엔진에서 만들어진 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모든 부품들의 조합) 기술을 한계까지 끌어올린 또 하나의 대표적인 사례로, 극한의 성능과 콤팩트한 크기, 완벽한 제어 능력이 모두 결합됐다.

이 인버터는 배터리의 고전압 직류 전력을 교류 전류로 변환하여 전기엔진에 동력을 공급하며, 반대로 회생 제동을 통해 회수된 에너지는 교류에서 직류로 다시 변환하여 배터리 팩을 재충전한다.

프런트 인버터는 공간과 무게를 절약하기 위해 프런트 액슬에 직접 통합되어 두 개의 프런트 엔진을 동시에 제어한다. 이 인버터의 무게는 9kg에 불과하지만, 총 300kW에 달하는 출력을 발휘한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페라리 파워 팩(Ferrari Power Pack, FPP)'이다. 이는 초고성능 전력 변환에 필요한 모든 부품, 즉 6개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모듈, 게이트 드라이버 보드, 그리고 전용 냉각 시스템을 극도로 콤팩트한 패키지 하나에 담아낸 통합형 파워 모듈이다.

드라이버 보드는 고전압부와 저전압부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이자, 파워 모스펫(MOSFET, 전류를 초고속으로 켜고 끄며 정밀하게 제어하는 핵심 전력 반도체 부품)의 작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각 보드는 16개의 모스펫으로 구성된 3개의 모듈을 구동하며, 통합된 800V−48V DC/DC 컨버터와 함께 두 개의 엔진에 토크를 분배할 때 최고의 정밀성과 응답성을 제공한다.

인버터 스위칭 주파수는 적용 사양에 따라 10kHz에서 42kHz까지 가변된다. 이 주파수는 효율성, 실내 정숙성 그리고 열 관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시스템 전체의 통합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엔진 응답성을 최적화하도록 세심하게 조정되었다. 주파수가 높으면 엔진은 더 정밀하게 제어되고 소음 및 진동(NVH)은 감소하지만, 그만큼 열이 많이 나고 전기 손실도 더 크다.

반면, 주파수가 낮으면 효율은 향상되지만 소음과 고조파 토크 리플(harmonic torque ripple, 전기엔진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회전력의 불규칙한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파수를 어떻게 설정하는가는 안락함, 에너지 효율, 그리고 시스템의 효과적인 기계 및 열 관리 통합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핵심적인 혁신 기술 중 하나는 리어 액슬에 적용되는 ‘토글링(toggling)'이라는 특별한 제어 전략이다. 이 기술은 인버터를 주기적으로 '작동(on)' 상태와 '대기(standby)' 상태로 전환함으로써, 항상 가장 효율적인 최적의 작동 지점에서만 가동되도록 만든다.

이 전략의 핵심은 약 100Hz의 주파수로 토크 자체를 변조하여 운전자가 원하는 평균 토크를 유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 주기의 절반 동안은 휠 토크를 '0'으로 만들고 나머지 절반 동안은 목표치의 '두 배'로 만드는 과정을 매우 빠르게 반복한다. 그 결과, 평균 토크는 운전자의 요구와 정확히 일치하게 되며, 시스템은 어떤 작동 조건에서도 필요한 성능을 완벽히 발휘한다. 이를 통해 성능의 저하는 없으면서도 고속도로 주행 조건에서 주행 가능 거리가 약 10km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다.

정밀도와 실내 정숙성은 '페라리 오더 소음 제거(Ferrari Order Noise Cancellation)' 시스템을 통해 한층 더 향상되었다. 이 시스템은 '사운드 인젝션(Sound Injection)'과 '공진 제어기(Resonant Controller)'라는 두 가지 소프트웨어 전략을 결합한 것이다. 이 두 시스템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류 고조파를 모니터링하고 선택적으로 상쇄시켜, 성능 저하 없이 날카로운 고주파 소음을 제거하고 에너지 손실을 줄여준다.

■ 사운드

페라리는 내연기관 엔진의 음색을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전기 드라이브트레인 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부각시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페라리 일레트리카의 사운드는 디지털로 만들어낸 가상의 소리가 아니라, 부품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직접적이고 진정성 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는 마치 일렉트릭 기타와 같은 원리다. 어쿠스틱 기타처럼 통 자체의 울림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픽업(센서)이 줄의 진동을 감지해 앰프로 보내 증폭된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리어 액슬에 장착된 고정밀 센서가 파워트레인의 주파수를 포착하고, 이를 증폭시켜 외부로 내보내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전기엔진 고유의 진정한 사운드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 사운드는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차의 역동적인 반응을 감각적으로 증폭시키는 등 기능적으로 유용할 때만 그 소리를 드러낸다. 평상시 주행에서는 탑승자의 편안함을 위해 정숙성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운전자가 가속하며 파워트레인에 토크를 요구하거나 수동 모드에서 시프트 패들을 조작하는 순간, 사운드가 활성화되어 운전자와 자동차가 서로 교감하는 듯한 특별한 연결감을 선사한다.

페라리가 100% 자체 개발한 정교한 제어 시스템은 이러한 사운드 스테이지(소리가 들리는 가상의 공간감)를 구현하는 동시에, 청각적인 요소를 드라이빙 경험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 액티브 서스펜션

페라리 일레트리카 섀시 핵심부품
페라리 일레트리카 (섀시, 핵심부품)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인해 낮아진 무게중심과 높아진 설계 자유도 덕분에, 페라리 푸로산게에 적용되었던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과 최신 슈퍼카 F80의 서스펜션 시스템을 큰 폭으로 진화시킬 수 있었다.

낮은 무게 중심은 차량의 좌우, 상하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힘을 줄여주었다. 이를 통해 핸들링과 승차감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보다 정밀한 차량의 움직임을 구현해 최초의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 대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가장 의미 있는 개선은 시스템의 핵심인 전기엔진과 연결된 리서큘레이팅 볼 스크류(recirculating ball screw)에서 이루어졌다. 스크류의 피치(pitch, 나사를 한바퀴 돌렸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를 20% 더 길게 설계해 차체로 전달되는 관성력을 줄이고 수직 충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전기엔진은 기존과 동일한 토크를 발휘하면서, 안락한 승차감과 역동적인 차체 제어라는 상충되는 두 가치를 완벽하게 양립시키며 섀시, 타이어, 노면 사이의 힘을 능동적으로 제어한다.

쇼크 업소버는 새롭게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무게가 2kg감소했다. 이제는 윤활유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열전대(thermocouple, 두 종류의 금속선을 접합해 온도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한 전압으로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통합되어 고온과 저온 환경 모두에서 일관된 성능을 보장한다.

이전 어플리케이션들과는 달리, 서스펜션 오버라이드 버튼(suspension override button)은 더 이상 마네티노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승차감 설정을 다른 제어 시스템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은 네 바퀴 각각의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독립적으로 제어한다. 액티브 서스펜션은 4엔진 파워트레인 및 사륜 조향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모든 주행 상황에서 차체의 수직, 종방향, 횡방향 움직임을 완벽하게 제어한다. 이를 통해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페라리라는 이름에 걸맞은 짜릿한 드라이빙 스릴을 선사한다.

■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

페라리 차량의 트레이드 마트 중 하나는 끊임없이 몰아치는 가속감이다. 페라리 일레트리카는 '토크 시프트 인게이지먼트(Torque Shift Engagement, 단계별 토크 전개)' 전략을 통해 짜릿하고 몰입감 넘치는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전기엔진의 최적화된 구조와 즉각적인 응답성을 활용한 것이다.

페라리 엔지니어들은 운전자가 오른쪽 패들 시프트를 통해 5단계로 점차 강해지는 출력과 토크를 순차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매우 넓은 속도 영역에 걸쳐 강력한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기엔진의 즉각적인 응답성은 각 단계를 넘어갈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토크의 순간적인 공백을 거의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가속감을 온전히 만끽할 시간을 벌고,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추진력을 경험하게 된다.

반면, 제동 시에는 왼쪽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여 점진적으로 강해지는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재현할 수 있다. 이는 더욱 짜릿한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특별히 조정된 기능이다.

■ 마네티노와 e마네티노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두 개의 컨트롤러를 통해 주행 경험을 맞춤 설정할 수 있다. 오른쪽에 있는 익숙한 마네티노를 통해 차량의 동역학 제어 시스템을 세팅할 수 있다. 매우 낮은 접지력 상황에서 안정성을 극대화하고 사륜구동을 유지하는 '아이스(Ice)' 모드부터 액티브 서스펜션과 프런트 토크 벡터링 등 필수적인 시스템만 남겨두고 리어 액슬을 자유롭게 풀어주어 순수하고 짜릿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극한의 'ESC-Off' 모드까지, 다양한 세팅 선택이 가능하다. 또 새로운 '드라이(Dry)' 모드가 처음으로 선보인다. 드라이 모드는 일상 주행을 위해 고안되었으며 '웨트(Wet)'와 '스포츠(Sport)' 모드 사이에 위치한다.

왼쪽에는 차량의 에너지 아키텍처 설정을 제어하는 e마네티노가 위치한다. 선택된 모드에 따라 가용 출력, 구동축의 수(후륜구동 또는 사륜구동), 그리고 발휘할 수 있는 최대 성능이 달라진다. 세 가지 다른 드라이빙 스타일에 맞춰 총 세 가지 설정(레인지, 투어, 퍼포먼스)을 제공한다.

■ 타이어

혁신은 타이어 개발 분야까지 이어졌다. 참여한 세 곳의 타이어 공급사에게는 대담하고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그것은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 핸들링 성능의 저하 없이 회전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모든 주행 조건에서 접지력과 안전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회전 저항을 15%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 타이어가 개발됐다.

차량의 낮아진 무게 중심과 관성은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축 간의 하중 이동을 줄여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었고, 이는 혁신적인 타이어 구조를 탐구할 기반을 마련했다. 그 결과, 캘리브레이션과 성능의 잠재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효율성과 편안함, 스포츠 성능 사이의 한 차원 높은 균형을 완성했다.

개발에 참여한 세 공급사와의 협력은 다섯 가지 전용 타이어의 탄생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드라이 노면용 3종, 윈터용 1종, 그리고 런 플랫 기술이 적용된 1종으로 구성된다. 이는 페라리 고유의 성능 특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이 차의 활용성을 확장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페라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