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전기차 판매가 살짝 부진한 가운데, 쌍용차를 인수한 KG모빌리티가 전기차 토레스 EVX를 내놨다. 토레스 EVX를 기점으로 KG모빌리티는 이제 디젤차에서 벗어나 전기차 중심으로 변신하는 모양새다.
토레스 EVX는 가솔린차 토레스를 베이스로 개발된 만큼, 국내 대중 브랜드로서는 최초의 중형 전기 SUV에 속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 중 하나로도 꼽힌다.
토레스 EVX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로 유명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신 중국 BYD(비야디) 기술이 적용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다.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화재 안전성이 뛰어난데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우위를 보인다는 건 강점이다. 배터리 충전 후 주행거리는 400km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 부담감 없는...실용적인 디자인 감각
토레스 EVX는 가솔린 중형 SUV 토레스의 전기차 버전인 만큼, 기존 토레스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만큼 토레스 EVX의 첫 인상은 부담감이 없는 정도다. 실용성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보닛 상단의 캐릭터 라인은 입체감이 더해진다. 밋밋함을 없앴다. LED가 적용된 주간주행등(DRL)는 갸는 선으로 길게 세팅됐는데, 중앙으로 이어지는 도트형 디지털 라이팅은 눈에 띈다. 미래지향적인 감각도 엿보인다. 범퍼 좌우에 LED 헤드램프가 채용됐다.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된 건 오프로더를 강조한 때문이다.
사이드뷰에서는 루프랙이 탑재됐는데, 이를 통해 루프탑 텐트를 구성할 수도 있다. 주말의 레저, 야외활동에도 적절히 쓰일 수 있겠다는 판단이다. 알로이 휠은 18, 20인치 중 선택이 가능하다. 주행거리를 감안한다면 18인치를 적용하는 게 유리하다.
리어뷰에서는 스톱램프 일체형의 스포일러가 적용돼 주행 안정성을 돕는다. LED 리어램프는 시인성이 높다. 디퓨저는 신선한 디자인 감각이다. 리어에서는 헥사곤 타입의 가니시가 적용된 점은 차별적이다.
인스투르먼트 패널에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주행 중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데, 시원시원한 감각이다. 트글 스위치 타입의 전자식 변속시스템은 운전자가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2열을 폴딩하면 트렁크 용량은 1662ℓ를 확보할 수 있는 정도로 넉넉하다.
■ 안락한 승차감
토레스 EVX에는 152.2kW 용량의 전기 모터가 적용된다.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는 34.6kg.m의 힘을 발휘한다. 가솔린 모델 토레스 대비 출력은 약 22% 향상됐다.
LFP 배터리는 73.4kWh 용량으로 한번 충전 후 주행거리는 433km를 달릴 수 있다. 셀-모듈-팩 공정 대신 셀투팩(Cell to Pack) 공법을 도입해 단위 면적당 에너리 밀도를 20% 증대해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는 게 KG모빌리티 측의 설명이다.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셀을 촘촘하게 적재하고 셀과 팩간의 접합상태 보강으로 외부 충격에 강하면서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건 매력이다. 배터리 보증은 10년·100만km다.
시동을 걸면 토레스 EVX는 전기차인 만큼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고주파음이 들린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주파음이 귀에 거슬리는 정도다. 저속에서도 고주파음은 이어지는데, 살짝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속도를 높이면서 승차감은 안락한 반응이다. 시트의 포지셔닝이나 착좌감도 적절하다. 다만, 주행 중 윈도우를 통해 유입되는 풍절음은 여전히 거슬린다. 윈도우를 이중접합하는 경우 개선될 수 있겠다.
순발 가속성은 전기차로서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토크감이 두텁게 세팅돼 치고 달리는 맛은 살아있다. 다만, 고속에서의 지속적인 탄력적 퍼포먼스는 아쉬운 감도 없잖다. 중형 전기 SUV로서 실용성에 포인트를 둬 세팅된 때문이다.
주행 모드는 콤포트와 스포츠, 에코, 윈터 등 4가지로 구성된다. 운전자의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모드 선택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클릭할 수 있는데, 클러스터 계기판을 확인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디렉토리 설계는 직관성이 떨어지는 요소다.
토레스 EVX에는 레이더를 통해 차량 주변의 상황을 360도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차량이 제어된다. 교차로에서는 대향 차량과의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경고 후 긴급 제동된다. 이외에도 차선 변경 기능 등 24개의 능동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대거 적용돼 안전 운전을 돕는다.
■ 토레스 EVX의 관전 포인트는...
토레스 EVX는 국내 최초의 중형 전기 SUV라는 점, LFP 배터리를 적용해 화재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주행거리가 적절하다는 점은 매력이다. 또 세제 혜택 후 트림별 E5는 4750만원, E7은 4960만원으로 책정돼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는 경우 3000만원대에서도 구입할 수도 있다는 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라는 판단이다.
다만, 전기차이면서도 주행 중 불편할 정도의 고주파 소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사용시 인터페이스의 설계 오류 등은 ‘옥의 티’라는 평가다.
하영선 기자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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