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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문 칼럼] 그린 디젤(?)이 자동차 업계에 준 교훈
친환경차, 절대적 평가 불가능
2022-06-27 16:32:19 (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푸조 2008 유로6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차 점유율이 급속히 떨어지는 현상이 포착된다. 한때 국내 승용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디젤차의 판매 비중은 이제 10%대 초반까지 쪼그라들었다. 연료효율을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은 이제 디젤이 아닌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그런데, 의외로 길 위에서 전기차를 접하는 게 흔한 일이 된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마케팅 전면에 ‘친환경차’를 내세우는 일은 극히 드물다. ‘배출가스가 없다’, ‘모빌리티 문화의 변화를 선도한다’ 등 간접적으로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들은 종종 접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이 직접적으로 ‘친환경’이라는 용어를 쓰는 사례는 찾기 힘들 정도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발명품이나 획기적인 히트상품이 출시 당시에는 호평을 받다가 시간이 지난 뒤 재평가 받는 사례를 찾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흔히 ‘프레온 가스’로 알려진 염화플루오린화탄소가 대표적이다.

코란도 투리스모, 유로6 샤토

1970년대에 상용화된 염화플루오린화탄소(염화불화탄소)는 ‘가장 안정적인 물질’이라며 극찬을 받으며 가전제품의 냉매나 반도체 세정제 등으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이 물질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작용이 발견되면서 180도 지위가 달라진 셈이다.

한 때 유럽 자동차 업계에서 내세웠던 ‘그린 디젤’ 역시 비슷한 행보를 밟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세계적으로 운송부문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연료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유럽연합은 유로5, 유로6 등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업계에선 ‘현재 기술론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디젤차의 배출가스 억제가 최고조에 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통과한 디젤차들이 재조명 받게 되었고,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디젤차 = 친환경차’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테슬라 모델3, 모델Y

하지만 이런 프레임은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게이트를 시작으로 PM 2.5(직경 10㎛ 이하의 작은 입자)의 초미세먼지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더 이상 존속할 수 없게 됐다. 초미세먼지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면 배출되지 않고 암 등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친환경차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자동차 회사들이 전동화 차량 보급에 속도를 내면서도 굳이 ‘친환경차’를 강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과거 ‘그린 디젤’ 사태를 통해 얻은 학습효과 덕분이다.

순수 전기차나 수소차가 주행 중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현재 인식으로도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 방식의 문제(화력발전 이용 시 내연기관차와 탄소발자국 비교)나, 폐배터리 처리로 인한 환경오염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또, 현재 예상치 못한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신중론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배경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기아, EV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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