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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로드, 얼음 위에서도 거침없는 질주..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의 특징은?

Audi
2024-02-13 19:35:50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무오니오(핀란드)=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와 아우디 만의 차별화된 사륜구동방식인 ‘콰트로(quattro) 시스템’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아우디=콰트로’라는 공식이 통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최근 북극 한계선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핀란드 무오니오(Muonio) 지역 사르킬롬폴로(Sarkilompolo) 얼음 호수에서 열린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RS e-tron(트론) GT’와 고성능 왜건 ‘RS 4 Avant(아반트)’의 안정적인 주행감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얼음 위 직진 코스에서 시속 90km로 달리는 성능, 퍼포먼스 뿐 아니라 가파르게 이어지는 ‘S’자, ‘L’자 등 와인딩 로드에서의 거침없는 질주는 돋보였다는 평가다.

RS e-트론 GT와 RS 4 아반트는 이곳 얼음 호수의 급격한 핸들링에서도 짜릿하게 차량이 미끄러지는 드리프팅을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자세로 시속 90km로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 처럼 ‘펀-투 드라이빙’의 맛을 더한 건, 전륜구동을 베이스로 개발된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된 때문이다.

■ 44년의 역사...‘콰트로’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RS e-tron GT (아우디 아이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핀란드 무오니오 사르킬롬폴로 얼음 호수)

아우디는 지난 1980년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새로운 동력 전달 방식인 ‘콰트로’를 선보인다. 과트로 시스템이 처음으로 적용된 모델은 ‘아우디 80 스포츠 쿠페’. 콰트로 시스템은 가볍고 콤팩트하며 효율적이고 장력이 낮은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빠르고 스포티한 차,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아우디가 1970년대 후반에 본격 개발한 콰트로 시스템은 사실 군수용 트럭 등 상용차에 사용하기 위함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비밀리에 이 시스템을 개발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용 승용차에도 적용시켰다는 것.

콰트로 시스템은 급격한 핸들링에서 오버스티어 현상을 일으켜 운전자의 집중이 요구되는 후륜구동 방식을 베이스로 한 메르세데스-벤츠 4MATIC이나 BMW xDrive, 제네시스 HTRAC AWD 등과는 기술적 측면에서 차별적이다. 그런만큼 아마추어 운전자도 다루기가 어렵잖다는 시각이다.

표준 모델인 147kW(200PS)의 오리지널 콰트로는 여러 차례 기술 개선을 거치며 1991년까지 라인업의 일부로 유지된다. 1984년에는 225kW(306PS)의 출력을 발휘하는 스포츠 콰트로(Sport quattro)가 라인업에 추가된다.

1986년 들어 ‘아우디 80 콰트로’가 출시되면서, 수동 잠금만 가능했던 센터 디퍼렌셜이 자동 잠금 센터 디퍼렌셜로 대체된 건 포인트다. 전방 액슬과 후방 액슬 간의 구동 토크를 50:50 비율로 기계적으로 분배하는 역할을 맡는다. 차량이 부하를 받으면, 필요에 따라 트랙션이 향상돼 토크는 최대 75%까지 액슬로 전환된다.

아우디 뉴 A6
아우디 뉴 A6

아우디는 1995년 들어 디젤 엔진 모델인 ‘아우디 A6 2.5 TDI’, 1999년에는 전기 유압식 다판 클러치 형태의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 기술이 가로 방향으로 엔진이 배치된 소형 세그먼트 A3와 TT 모델 시리즈에 콰트로를 적용한다.

2005년에는 전·후방 액슬 간에 비대칭, 동적으로 40:60 동력 배분이 가능한 센터 디퍼렌셜을 내놓으면서 기술적 도약을 이끈다. 2007년엔 ‘아우디 R8’을 처음 선보이면서 프론트 액슬에 점성 커플링을 도입하고, 1년 후엔 후방 액슬 스포츠 디퍼렌셜도 소개한다.

2016년에는 효율성에 최적화된 울트라(Audi ultra) 기술이 적용된 콰트로가 포트폴리오에 추가되고, 2019년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을 통해 전자식 콰트로를 선보인다.

■ 콰트로 2.0 버전...전자식 콰트로, 전동 토크 벡터링

Q4 e트론
Q4 e-트론

아우디는 2019년 지속가능한 e모빌리티의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아우디 e-트론과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을 소개하며, 전자식 사륜구동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들 전기 SUV 모델에는 전기 모터로 전·후방 액슬을 구동하며, 서스펜션과 구동 제어 장치가 긴밀하게 협력해 가변적인 방식으로 불과 몇mm/초 이내에 구동 토크를 전·후방 액슬에 지속적으로 분배한다.

전기 SUV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후방의 전기 모터만 사용한다. 다만, 운전자가 더 많은 출력을 요구할 때에는 전방 모터가 즉시 활성화된다.

빙판길이나 급격한 코너링에서 과도한 슬립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에도 전방 모터가 미리 예측한다. 서스펜션 제어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과 스포티한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광역의, 정밀한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아우디는 2020년 초,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을 확장하는 단계로 ‘아우디 e-트론 S’와 ‘아우디 e-트론 S 스포트백’에 전동 토크 벡터링을 탑재한다. 각 휠이 별도의 모터로 구동돼 후륜 간에 동력 이동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또 몇mm/초 내에 강력한 토크를 구현해, 스포츠카처럼 날렵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 모터스포츠 장악한...아우디 콰트로

아우디 R8
아우디 R8

아우디는 1981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에 처음으로 참가했고,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은 한 시즌 만에 대회를 장악한다. 아우디 팀은 1982년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하고, 1983년에는 핀란드 출신 하누 미콜라(Hannu Mikkola)가 드라이버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쥔다.

1984년에는 이 두 부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으며, 스웨덴 출신 드라이버 스티그 블롬크비스트(Stig Blomqvist)는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한다. 아우디는 당시 숏 휠베이스의 스포츠 콰트로를 출시해 주목을 받는다.

1985년엔 350kW(476PS)의 출력을 발휘하는 ‘스포츠 콰트로 에스원(Sport quattro S1)’ 모델도 소개된다. 1987년 발터 뢸(Walter Röhrl)은 특수하게 개조된 S1으로 미국의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 레이스(the Pikes Peak hill climb)에서 승리를 차지하며, 수년간의 랠리 경력을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아우디는 또 레이스용 투어링 카 제작에 관심을 기울이는데, 1988년 들어 ‘아우디 200(Audi 200)’으로 첫 참가한 미국의 트랜스 암 레이싱(championships in the US Trans-Am) 시리즈에서 드라이버 부문과 제조사 부문 모두 우승을 차지한다. 이어 IMSA GTO 시리즈에서도 성과를 거둔다.

아우디 스포츠 TT 원메이크전 레이스카
아우디, 스포츠 TT 원메이크전 레이스카

아우디는 1990년과 1991년,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에 강력한 V8 콰트로로 참가해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아우디 A4 콰트로 수퍼투어링(Audi A4 quattro Supertouring)’은 1996년부터 7개의 국제 챔피언십에 도전해 우승을 이끈다. 2년 후, 유럽의 행사 주최 측은 콰트로를 포함한 사륜구동을 투어링 카 레이스에서 대부분 제외시키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는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의 독주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2012년 아우디의 사륜구동 레이스카 ‘아우디 R18 e 트론 콰트로(Audi R-18 e-tron quattro)’는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하고 다시 한번 트랙에 도전한다. V6 TDI는 후륜구동 베이스이지만 플라이휠 저장 장치가 전방 액슬에 위치한 두 대의 전기 모터로 회생 에너지를 공급한다.

가속 중 임시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했던 이 차량은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3차례의 종합 우승을 달성하고, 월드 내구레이스 챔피언쉽(WEC)에서 두 차례의 드라이버, 제조사 부문 우승을 거두는 등 성과를 거둔다.

■ 스키점프대 거슬러 올라가는 콰트로

아우디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 핀란드 카이폴라 스키 점프대
아우디,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 (핀란드 카이폴라 스키 점프대)

도로와 레이스 트랙에서 거둔 성공 외에도 전설적인 TV 광고와 광고 캠페인 시리즈는 콰트로의 위치를 공고히 해준다.

1986년 랠리 드라이버 헤럴드 데무스(Harald Demuth)가 ‘아우디 100 CS 콰트로’를 운전하며 핀란드의 카이폴라(Kaipola) 스키점프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광고는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2005년에는 동일한 스키점프대를 복원해 ‘S6’로 그날의 쾌거를 재현하기도 했다.

2019년 서킷, 랠리크로스 챔피언인 마티아스 엑스트룀(Mattias Ekström)도 콰트로의 새 기록을 세웠는데, 그는 아우디 e-트론 콰트로의 전신인 3대의 전기 모터를 장착한 기술 데모 차량으로 키츠뷔엘의 악명 높은 스트레이프 스키 코스(Streif ski course)에서도 가장 가파른 85도의 오르막길 구간을 올라가는데 성공한다.

아우디 브랜드는 콰트로 시스템을 ‘기술을 통한 진보’의 상징으로 일컫는다.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건 아우디 브랜드의 철학이자, 헤리티지를 의미한다.

아우디의 스키 점프대 오르기
아우디의 스키 점프대 오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