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파워풀한 주행감에 장거리 주행도 여유로운...폭스바겐 전기차 ID.4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봄철을 맞이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이 확정된 점도 한 원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3월 한달에만 순수 전기차가 총 8842대가 팔리면서 32.6%라는 놀라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솔린차(5901대, 23.4%)를 따라잡은 건 수입차 역사상 처음이다. 인기가 시들해진 디젤차(568대, 2.2%)는 이젠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형상이다.

폭스바겐 브랜드는 지난 3월 351대의 ID.4를 판매하는 등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4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한 ID.4는 파워풀한 주행감각에 긴 주행거리(421km)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ID.4는 전기 SUV이면서도 에어로다이내믹한 디자인 감각을 갖췄다. 0.28Cd라는 낮은 공기 저항계수를 만들어낸 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보닛 상단은 간결한 선으로 마무리됐고, 두터운 선으로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램프의 인상은 강렬하다. 범퍼 좌우에 적용된 대형의 에어 인테이크는 전기차로서 공기역학에 무게를 둔 감각이다.

프론트에서 완만한 경사의 윈드 스크린을 거친 루프 라인은 리어 스포일러에 이르기까지 폭스바겐에서 봐왔던 SUV의 디자인을 따른다. 웨이스트 라인을 비롯해 차체 면은 입체성이 부각됐는데, 이는 공기의 원활한 흐름을 감안한 설계 때문이다.

20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에보 3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로 내구성과 승차감, 그립감에서 만족감을 높인다. 편평비는 앞과 뒤에 50~45시리즈로 세팅돼 승차감에 비중을 둔 모습이다.

리어뷰는 프론트 대비 모던하면서도 세련스런 감각이다. 디지털 라이팅을 통해 좌우를 잇는 리어램프는 간결함과 시인성이 돋보인다. 리플렉터를 세로로 배치해 강렬함을 더한 점도 디자인 포인트다.

실내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모습이다. 계기판과 12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속도나 주행거리, 배터리 충전 현황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기 SUV로서 2열 등 공간거주성은 여유롭다. 트렁크 용량은 543ℓ, 2열을 폴딩하면 1575ℓ를 수용할 수 있다. 러기지 플로어는 활용성도 높다.

ID.4는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차량에 가까워지면 헤드램프와 도어핸들 라이트가 자동으로 켜진다. 탑승 후 시동 버튼을 누른 뒤, 5.3인치 ID. 콕핏 옆에 적용된 변속레버를 상하로 돌려 주행할 수 있다. 하차 시에는 시동버튼을 사용하지 않고 레버를 ‘P’에 위치한 후 차에서 내리면 그만이다.

후륜구동 방식이 적용된 ID.4엔 150kW 전기모터가 탑재돼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10Nm(31.6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도달 시간은 8.5초 수준이다.

ID.4는 SUV에 속하는 만큼 윈드 스크린이나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시원시원한 개방감을 맛볼 수 있다. 휠베이스는 2765mm에 달하는데, 2열의 무릎 공간은 비교적 여유롭다.

페달은 메탈릭 재질이어서 스포티함이 묻어난다. 답력은 살짝 하드한 감각인데, 이는 회생제동시스템을 감안한 설계 때문이다. 액셀러레이팅에서는 풀스로틀이 아니더라도 차체 반응은 민감하다. 반 박자 빠르게 툭 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부밍업 과정에서 고주파음은 크진 않다.

승차감은 전기차로서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감각이다. 저속에서는 타이어를 통해 울퉁불퉁한 도로의 상태 등 발끝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지만, 속도를 높이면서 부드럽고 안정적인 모습을 되찾는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이 지원되는데, 스포츠 모드에서의 주행감은 응답력이 뛰어난데다 탄력적인 반응이다. 이질감 없이 치고 달리는 맛은 운전의 재미를 돋군다.

드라이브(D)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경우 타력 주행이 가능하다. 그만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건 매력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회생제동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브레이크(B) 모드에서는 좀 더 강한 회생제동이 이뤄진다. 내리막길 구간에서는 B 모드 만으로도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한 점도 포인트다.

ID.4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탑앤고, 차선유지 어시스트, 사각지대 모니터링, 후방 트랙픽 경고 시스템, 트래블 어시스트, 피로경고시스템 등의 능동형 운전자보조 시스템이 대거 적용돼 주행안정성을 돕는다.

폭스바겐 ID.4는 실용적인 전기 SUV라는 판단이다.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기까지 이질감 없이 한 박자 빠른 반응, 정숙한 승차감 등은 쾌적하다. SUV로서 공간 거주성도 부족함은 없는 수준이다. 적절한 출력과 함께 한번 충전으로 42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ID.4의 국내 판매 가격은 프로 라이트(Pro Lite) 5490만원, 프로(Pro)는 5990만원이다. 프로 라이트는 수입 전기차 중 최대 금액인 492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4000만원 초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