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국내 경차 시장이 상하이발 부품 수급 문제로 직격탄을 맞았다. 비교적 출고가 빨랐던 경차 역시 고객 인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이 이번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임직원 교육을 진행한다. 상하이 협력업체에서 공급받는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부품이 부족해서다.
GGM은 최근 캐스퍼 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들어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기존 22대 수준에서 25.7대로 끌어올렸다. 경차는 다른 차종에 비해 들어가는 부품수가 적어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망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생산직 근로자들의 작업숙련도도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었다.
캐스퍼는 2021년 10월 본격적인 고객 인도 개시 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2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여기에 다른 인기 차량들의 출고 대기가 6개월에서 1년까지 길어지는 동안 캐스퍼는 1~4개월 내 출고가 이뤄지면서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추가 주문도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1년 1~3분기 국내 경차 판매대수는 3만1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국산차 내수판매 실적이 14% 뒷걸음질치는 동안 신차효과와 고유가 기조 등의 영향으로 경차 부문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 하지만 상하이발 공급 문제로 출고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각사 예상치보다 경차 시장 연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 3월 하순부터 상하이 지역에서 전면 폐쇄 정책을 시행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상하이에서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테슬라를 비롯, 합작사 생산거점이 있는 폭스바겐과 GM,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다수의 부품제조사들이 공장가동을 멈추거나 제한적으로 생산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주 상하이 내 사업장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 중 운영을 허가하기 위한 ‘화이트리스트’를 작성했다. 660여 개 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이 리스트엔 테슬라와 폭스바겐, SAIC 등 자동차 회사들과 반도체 제조사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업체인 SAIC은 18일(한국시각) 부터 상하이 공장의 시범 가동을 시작했고, 폭스바겐은 생산 재개 가능성을 평가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상하이 폐쇄가 조금씩 풀리곤 있다지만 지역 내 생산기지들의 정상가동까진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부품부족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지 못할 것이란 평가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루 팅 노무라증권 수석 중국경제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완성차 생산은 물론 부품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 문제가 이미 발생했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과 미 연준 금리 인상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세계 시장은 여전히 상하이 폐쇄에 따른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효문 기자news@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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