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르노가 첫 선을 보인 QM6는 중형 SUV시장에 샛별처럼 등장했다. 대형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등의 각종 고급사양 갖추면서도 동급대비 가장 저렴한 몸값을 가져 높은 상품성을 자랑했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세단에서나 볼 수 있던 유선형 곡선 형태를 채택한 파격적인 디자인은 덤이었다. 이후, 경제성을 높인 LPG 모델과 적재공간을 늘린 퀘스트 모델을 출시하며 상업 부분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갔다.
■ 덩치에 걸맞지 않는 연비를 보이는 파워트레인
QM6는 2000CC의 휘발류 자연흡기 엔진과 CVT(무단변속기)를 품었다. 큰 덩치를 가진 SUV인 만큼, 높은 연비는 기대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된 복합 연비는 11km/ℓ였던 만큼, 실 연비는 더 낮을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꽉 막힌 퇴근시간 강남역 사거리. QM6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1시간 가량을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꽤나 만족스러운 수치를 보여줬다. 연비를 나타내는 트립 컴퓨터는 고장이라도 난 듯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홍제역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초입까지의 평균 연비는 11.5km/ℓ로 복합 연비보다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이 밖에도 부드러운 악셀러레이터 느낌과 엔진 필링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곡선 구간에 돌입하자, 생각보다 민첩한 코너링 실력을 자랑했다. 자신의 덩치를 잊은 듯 매끄럽게 코너를 탈출한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자랑하는 만큼, 코너에서도 폭 넓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도, 불안함 모습은 철저히 감췄다.
고속 구간의 승차감도 발군이었다. QM6와 함께 경부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줬다. 차량의 목적성을 감안하면, 스포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탑승자들에게 “승차감이 너무 별로인데요?”라는 불만섞인 질문을 듣는 일은 절대 없을것이다. 범핑 구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움직임을 허용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딱딱함은 느낄 수 없었다.
■ 3번의 부분 변경으로 완성도 높아진 디자인
QM6는 전장 4675mm, 전폭 1845mm, 전고 1700mm, 휠베이스 2705mm이다. 덕분에 넓은 공간과 높은 활용성을 만끽할 수 있다.
대부분의 SUV는 각지고 날렵한 곡선의 디자인을 채택한다. 이에 실제 차체의 크기보다 더 커보이는 효과를 연출한다. 반면, QM6는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한 덕분에 이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실제 덩치보다 차량의 크기가 작아보이는 모습이다.
기존에 장착된 ‘태풍의 눈’을 연상 시키는 구형 앰블럼 대신, 새롭게 디자인 된 로장주 엠블럼이 장착된 점도 눈에 띈다. 전작 대비 한층 더 커진 그릴은, 차량의 고급스러움 더 한다. 이어, 알류미늄으로 제작된 사이드스텝은 탑승자 승하차시의 편리함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효과도 연출한다. 도심형 SUV로 제작된 만큼 고급스러운 낮은 차체와 투톤 디자인으로 스포티함도 자랑한다.
시트는 고급 소재인 알칸타라와 붉은색으로 퀄팅 된 블랙 나파 가죽시트가 조화를 이룬다. 동급 차량 대비 가장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자동차의 직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어 변속기도 기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센터페시아 중간에는 9.3인치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유튜브부터 뉴스 브리핑 시스템, 초미세먼지 관리 시스템 등이 마련 됐다. 특히, 티맵이 기본 탑재돼 있어 운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킨다.
■ 조금은 투박해도 괜찮아,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
중형 SUV세그먼트는 완성차 업계에 있어 꽤나 골치가 아픈 부분이다. 효자 종목이면서도 말이다. 다양한 연령과 성별을 가진 가족 구성원들이 탑승하는 차량인 만큼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야한다. 이러한 완성차 업체들의 고뇌는 차량가에 철저히 반영되고 있는 만큼, QM6의 저렴한 몸값이 주목된다.
르노 QM6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2840만~3720만원 수준이다. 이는 2012년도에 출시한 싼타페dm의 시작가보다도 20만원 가량이 저렴한 금액이다. 이어, 국산 준중형 하이브리드 세단과 비슷한 가격이다. 반면, 첨단 기술로 무장해 새롭게 출시한 싼타페의 출시 가격이 3546만원으로, QM6보다 700만원 가량이 더 비싸다. 성능과 옵션은 싼타페가 압도적이다. 실내공간과 차체의 크기도 훨씬 우월하다. 다만, 성능과 상품성이 항상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
중형 SUV는 서민들의 자동차나 다름 없다. ‘아버지의 차’라고 불리는 만큼,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차량 가격이다. 저렴해야한다. 가장이 짊어진 어깨의 무게는 그리 가볍지 않다. 경쟁 차종들이 고급화를 통해 몸값을 올려가고 있는 만큼 상품성은 QM6의 압승이다. 가용 가능한 자원 속에서 가족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제공하고 싶은 가장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본다면 말이다.
김경현 기자kh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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