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지난 2021년 아우디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단종시키고, 전기차로 대체를 위해 ‘완전 전동화’ 전략을 선포했다. 사실상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 선언과 다름없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우디는 연이어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차량인 ‘Q8 e-트론’을 시승해 봤다.
■ 폭 넓은 라인업..고객 접근성 확대
이번에 출시된 Q8은 다양한 트림을 마련해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기존의 전통 SUV 형태를 띤 50 e-트론 콰트로, 55 e-트론 콰트로와 쿠페형 스타일인 55 e-트론 콰트로 스포트백과 SQ8 e-트론 스포트백 총 4개의 모델이 마련됐다.
먼저 95kWh의 배터리가 장착된 Q8 e-트론 콰트로 모델은 50 e-트론 기준 최대 출력 340마력과 최대 토크 67.71kg.m를 자랑한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6초면 충분하고, 최고속도는 200km/h에 달한다. 무거운 차체 탓에 전비는 복합 기준 3.0kWh로 낮은 편이었으며, 1회 충전 최대 항속 거리는 299km다.
114kWh 용량의 대형 배터리가 탑재된 Q8 55 e-트론 콰트로 모델의 경우, 더 나은 상품성을 자랑한다.
최대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71kg.m의 강력한 파워를 품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6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최고속도는 200km/h다.
복합 기준 전비는 50 e-트론 모델과 동일하며, 스포트 백 모델의 경우 이보다 낮은 2.9kWh의 전비를 기록했다. 두 차종 모두 1회 충전 최대 항속거리는 374km다.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SQ8 e-트론의 경우 최대 출력 503마력, 99.24kg.m의 독보적인 출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4.5초면 충분하다. 전비는 복합 2.6kW를 기록했으며,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 전동화 시대의 선두자 ‘아우디’의 기술력
55 e-트론 모델에 장착된 114kWh 용량의 배터리는 12개의 배터리 셀과 36개의 모듈로 구성됐다. 덕분에, 일명 BMS라 불리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개선돼 배터리의 효율이 극대화됐다.
또 최대 170kWh 속도의 전력을 수용할 수 있어 초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배터리를 차체 중앙에 설치해 충돌 시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무게중심이 낮아진 만큼, 내연기관 못지않은 스포티한 거동을 연출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SQ8 스포트백 e-트론의 경우 양산 차 최초로 3개의 모터를 탑재했다. 전륜에 1개, 후륜에 2개의 모터가 자리 잡고 있어, 민첩한 리스폰스를 선사한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도 기본으로 장착됐다. 주행 상황에 따라 총 76mm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새롭게 적용된 에어 스프링 세팅 값 덕분에 전작 대비 월등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전기 유압식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 기술이 채택돼 전기 브레이크와 유압 브레이크 전환 시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 대비 제동거리를 최대 20% 단축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 뛰어난 주행능력은 필수 덕목
온로드 주행 시에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돼 직관적인 승차감이 돋보였다. 운전자가 노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일부 진동은 허용하면서도, 불쾌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고속 주행 시에는 압도적인 안정성이 압권이었다. SUV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로를 급격하게 변경해 봐도 불안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2중 접합 차음 유리와 곳곳에 아낌없이 장착된 차음재 덕분에 높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다만, 거대한 바퀴 사이즈 탓에 노면 소음은 비교적 크게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차종 대비 우수한 정숙성을 가졌음은 분명했다.
감속 시의 느낌은 쇼퍼드리븐 세단을 표방한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었으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페달을 밟으면 노면을 움켜쥔 채 속도계가 0으로 수렴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핸들링의 느낌은 무겁고 직관적이었다. 전형적인 유러피언 드라이빙 스타일을 준수하는 모습이다. 다만, 새롭게 적용된 스티어링 휠 세팅 값 덕분에 우람한 차체임에도 회전 반경이 큰 곳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덕분에 여성 운전자나 운전이 미숙한 사람도 손쉽게 고성능 Q8 e-트론을 다룰 수 있다.
오프로드 성능은 감히 평가를 내릴 수 없을 정도였다. 현재 시판되는 전동화 SUV 모델 중 가장 뛰어났다. 그저 주행 모드를 ‘오프로드’로 변경만 한다면, 웬만한 험지는 한 손으로 주파가 가능하다. 진흙이 가득한 구덩이부터 스키 슬로프보다 더 높은 언덕까지 운전면허가 있다면 모두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다.
특히,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접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계음이 나지막이 흘러왔는데 마초 본능을 자극하는 주된 요소 중 하나였다. 웬만한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내연기관 차량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매연을 내뿜으며 굉음을 내뱉는 내연기관 차량의 모습은 역사의 한 장면이 됐다. 그저 액셀러레이터에 지긋이 발만 올려두면, 어떠한 험지도 손쉽게 달려 나간다. 나지막이 들리는 모터 소리와 15채널 뱅앤울룹슨 사운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심취하며 풍경을 만끽하면 된다.
■ 디자인
Q8 e-트론은 전장 4915mm, 전폭 1935mm, 전고 1630mm, 축거 2928mm의 우람한 덩치를 자랑한다. 스포트백의 경우 전폭이 40mm가량 높고, 전고는 5mm 낮다.
내연기관 Q8 모델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연출한다. 전면부에 큼지막한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는 검은색 색상으로 마감해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아울러, 전기차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특유의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다.
특히 새롭게 변경된 아우디의 로고도 눈길을 이끌었다. 기존과는 달리 2차원적으로 변경하고 크기를 키웠는데, 덕분에 세련미를 한층 증폭시킨다.
싱글 프로젝션 라이트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풍겼으며, B필러에 각인된 모델 명칭은 운전자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실내의 경우 외관과는 달리 우아했다.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화이트톤의 나파 가죽으로 감싼 시트와 내장재는 경쟁 차종 대비 독보적인 모습이다.
센터패시아는 최신 아우디의 패밀리룩을 준수하면서도 Q8의 특화 요소가 곳곳에 묻어 있었다. 10.1인치의 메인 디스플레이와 8.6인치의 보조 디스플레이는 SF 영화 속에 나오는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내실도 출중한 편이다. 해상도가 높아 시인성 또한 뛰어났으며, UI도 직관적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디스플레이에 터치할 경우 진동으로 햅틱 반응이 울려왔다. 덕분에 터치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없어져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 독보적인 상품성
최근에 선보인 전기 차량 중 가장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한다. 쾌적한 실내 공간과 더불어 화려한 디자인은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실상 1억원대 SUV 모델 중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면 Q8이 최고의 대안이 될 것이다.
전기차가 아닌 내연기관으로 출시됐어도 베스트셀링 모델을 당당히 차지할 만한 상품성을 자랑한다.
아우디 Q8-e트론의 신차 가격은 1억 860만원부터 시작된다.
김경현 기자kh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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