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모든 SUV의 시작’으로도 불리는 브랜드 ‘지프’의 아이덴티티가 가득 담긴 패밀리 SUV로 3열 시트와 아메리칸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장 고급스러운 지프인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과 안락한 승차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안전・편의 사양을 빠짐없이 갖췄으며, 유럽 브랜드와 차별화된 실용적인 구성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차체 전면을 보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어진 네모 반듯한 헤드램프가 눈길을 끈다. 지프의 대표 디자인 중 하나인 세븐-슬롯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는 눈썹 모양 주간주행등을 바탕으로 근엄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고급 SUV다운 무게감이 느껴지며, 잘생겼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프에서 얘기하는 샤크-노즈 디자인은 그랜드 체로키 L의 무게감을 더하는데 일조한다. 세븐-슬롯 그릴을 살짝 덮는 보닛 끝 단은 마치 상어의 코를 연상하게 하며, BMW 7시리즈(E38)나 할리데이비슨 로드 글라이드의 전면 페어링에서도 해당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차체 측면을 보면 직선으로 쭉 뻗은 선들이 눈길을 끈다. 5.2m의 기다란 차체에서 사선으로 보이는 부분은 전면 윈드 실드가 유일하다.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 뒷부분부터 테일램프까지 시원하게 연결 됐으며, 도어캐치도 캐릭터 라인에 속해있다.
또한 지프 브랜드 특유의 사다리꼴 휠아치도 차량의 강인한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21인치 휠과 근사한 매치를 보여준다. 아울러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기다란 휠베이스(3090mm)를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유려한 측면 디자인을 완성했으며, 차량 승하차 시 작동되는 전동 발판은 매 작동마다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돼 승하차에 도움을 줬다.
차량 후면 역시 전면과 동일한 디자인 큐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여준다. 가로 비율이 강조된 테일램프는 차폭을 강조하며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진중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또한 범퍼 양쪽에 자리잡은 대구경 머플러 팁 역시 각진 디자인이 적용돼 강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그랜드 체로키 L의 덩치를 체감하게 하는 넓은 실내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10.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시트에 적용된 팔레르모 가죽 및 센터페시아의 우드 트림 등을 통해 지프 브랜드에서는 이색적인 고급감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대의 크기는 차체 크기만큼이나 넉넉한 지름을 보여주며, 센터페시아와 마찬가지로 스포크에 우드 트림이 적용됐다. 센터모니터는 10.1인치 사양이며,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또한 조수석 정면에는 10.25인치 프론트 패신저 스크린이 마련돼 별도의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변속기는 다이얼 타입이 적용됐다. 다이얼의 조작 및 체결감도는 각 레인지 별로 정확하게 구분돼 이용상 큰 불편을 겪지 않았다. 변속 다이얼 좌우로는 주행모드 변경과 차체 높이 조절이 가능한 토글식 레버들이 마련됐다.
사운드 시스템은 하이-파이 오디오 업계에서 이름 높은 매킨토시 제품이 적용됐다. 매킨토시 사는 그랜드 체로키 L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을 디자인 했으며,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풍부한 볼륨과 음역대를 지원한다.
시승차는 6인승 사양의 서밋 리저브 트림으로 2열에 독립식 시트가 적용됐다. 앞뒤 이동 및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하며, 열선 및 통풍 시트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좌판 길이가 다소 짧고 쿠션감이 아쉽지만 넉넉한 공간과 편의장비로 시트 자체의 아쉬움을 상쇄한다.
2열 시트 중앙에는 커다란 센터 콘솔이 마련돼 있다. 일반적으로 통로 역할로 사용되는 공간이지만 팔걸이와 컵홀더, 다양한 수납공간 역할을 수행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커다란 부피로 여러 구획을 나눠 놓은 만큼 단순 수납 뿐 아니라 냉온 기능을 탑재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판단이다.
2열 중앙에 커다란 센터 콘솔이 마련된 만큼 3열 탑승은 측면에서 이뤄진다. 2열 등받이 어깨 부분에 마련된 레버를 젖히면 2열 시트가 전면으로 슬라이딩 되고 시트 전체가 통째로 들어올려져 탑승 통로를 열어준다.
3열 역시 다른 열들과 마찬가지로 2인석이 마련됐다. 성인 두 명이 이용가능하지만 평균키 남성이 이용하기에 딱 맞는 감각이며,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겼을 때 약간의 여유공간이 생긴다. 수동으로 조작되는 2열과 달리 전동 폴딩이 가능하며, USB 포트가 종류별로 마련돼 승객 편의성을 챙겼다.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으로 인해 방지턱 이용 시 큰 출렁임이 발생하지만 매끄러운 고속도로에서는 쾌적한 승차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트렁크 용량은 3열 시트가 펼쳐진 상태에서도 490L로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하며, 최대 2390L까지 확장 가능하다. 시트 폴딩 버튼은 트렁크 우측에 마련 됐으며, 전동 트렁크 버튼은 통상적인 해치 부분이 아닌 트렁크 내부 왼편에 마련됐다.
그랜드 체로키 L의 파워트레인은 3.6L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3톤의 묵직한 차체이지만 부족함 없는 출력을 보여주며 쾌적한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이 적용 됐으며, 굴림방식은 AWD다. 8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반박자 늦는 변속 체결과 킥 다운시 느린 반응 속도 등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운전 성향이 느긋한 소비자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 아울러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를 비롯한 주행보조 시스템과 HUD, 나이트비전 등 다양한 편의 장비로 장거리 운전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경쟁 독일 모델 대비 푸근하고 여유로운 감각이 돋보이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오버랜드(Overland), 써밋 리저브(Summit Reserve)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판매가격은 각각 8910만원과 9880만원이다.
“미국식 넉넉함과 프리미엄 가치 담은 고급 SUV”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신종윤 기자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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