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혼다 파일럿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전륜 기반 준대형 SUV로 현행 4세대를 맞이해 넉넉한 3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전 세대 대비 차체 크기를 키워 거주공간을 확대했으며, 사용자 중심 설계로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전장 5090mm, 전폭 1995mm의 커다란 차체 크기를 지녔지만 덩치와 달리 조종성이 뛰어나며 한 체급 작은 차를 모는 듯한 감각이 인상적이다. 통상적인 5m 이상의 SUV・RV들의 경우 차체 앞뒤가 따로 노는 경우가 많은데 혼다 파일럿은 예외다. 차량의 전반적인 거동이 잘 정제돼 있다.
차량 정면을 보면 최신 혼다의 디자인이 적용돼 단정한 인상으로 완성됐다. 헤드램프와 보닛 연결부가 수평으로 이어져 차폭이 강조 됐으며 커다란 그릴을 통해 선 굵은 SUV 모습이 연출됐다.
측면 역시 모범생 다운 정갈한 모습으로 완성됐다. 화려한 터치는 보이지 않고 일상생활에 두루 접근하기 좋은 담백한 분위기다. 국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자극적인 디자인들과 대비되는 만듦새인데, 지위재로서 드러내기 보다는 이동수단의 본질에 집중한 모습이다.
단, 후면 디자인의 경우 전측면의 담백한 분위기를 넘어 두 세대 이전의 감각을 보여준다. 네모 반듯하게 나뉘어진 구획으로 슴슴한 분위기가 강조된데다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테일램프의 마감 및 디자인은 신차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든다.
실내 역시 차분한 톤으로 완성됐다. 인테리어 디자인 중 어느하나 날카롭게 운전자의 심기를 거스르는 부분이 없다. 수평이 강조된 레이아웃에 계기판 및 센터모니터, 송풍구 디자인 하나까지 튀는 부분이 없다.
시트포지션은 준대형 SUV라는 체급 및 특성을 생각하면 제법 낮은 감각이다. 여느 SUV들처럼 두둥실 떠있는 느낌보다는 지면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게되며, 덕분에 SUV에서 당연시 되는 롤링과 피칭 현상도 수준급으로 억제돼 있어 전반적인 승차감 및 거동이 좋게 느껴진다. 변속기는 버튼식이 사용 됐는데 후진 버튼의 경우 다른 버튼들과 구분되는 동작으로 오작동을 원천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스마트폰 연결은 유선으로 가능하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해상도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만 화면 비율에서 다소 올드한 감각을 지우긴 어렵다. 공조계는 물리 버튼과 다이얼 타입이 적용 됐으며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2열은 준대형 SUV에 걸맞는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부드러운 착좌감을 제공하는 시트는 모양새보다 실 사용에 초점을 맞춰 전반적인 승차감 향상에 도움을 준다. 특히 2열 중앙 시트의 경우 통상적으로 빈약한 구성을 띄기 마련인데, 좌판에 넉넉한 쿠셔닝 폼을 넣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했다.
또한 2열 중앙 시트는 탈착이 가능해 통로로 사용이 가능한데 이 경우 결착부위가 노출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시트를 들어내지 않는 편이 좋겠다.
3열도 세 명이 이용가능한 구성으로 제공된다. 시트 구획 및 중앙 헤드레스트를 통해 세 명이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유・아동일 경우에 해당하며, 성인 기준으로는 두 명이 최적인 구성이다. 성인 두 명이 이용하기에는 제법 안락한 공간이 제공되는데, 이전 세대의 경우 주니어 탑승 기준으로 설계된 반면 신형 모델은 성인 기준 공간으로 제공돼 개선된 공간감을 확인할 수 있다. 시트 폴딩은 원터치 방식으로 슬라이딩과 폴딩이 동시에 진행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27L로 3열 공간을 이용하면서도 넉넉한 수화물 적재가 가능하다. 3열 폴딩 시에는 1373L, 2열 폴딩 시 2464L까지 확대되며, 차박을 하거나 큰 짐을 싣는 등 공간이 필요한 대부분의 경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3.5L V6 가솔린 엔진이 탑재 됐으며, 출력에 따라 3기통 및 6기통 전환이 가능한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 ‘VCM’이 적용돼 효율 높은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출력 289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발휘하며, 자동 10단 변속기를 거쳐 네바퀴를 굴린다. 복합 연비는 8.4km/L를 인증받았다. 아울러 혼다 차세대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이 탑재 됐으며, 트래픽 잼 어시스트, 차선 유지 보조,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보스가 탑재됐다. 스피커는 12개가 사용 됐으며 넓은 실내공간을 풍성한 소리로 채운다. 이에 더해 넓은 면적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가뜩이나 넓은 공간을 더욱 쾌적한 공간으로 확대시켜 준다.
혼다 파일럿은 전장 5m가 넘는 커다란 덩치에 최대 8명이 탑승 가능한 넉넉한 실내공간이 장점이다. 동시에 사용자 중심 설계로 운전을 포함한 모든 컨트롤이 직관적이며 편안한 점도 돋보인다. 단, 차량을 이용할 때만 돋보이는 패키징은 파일럿의 약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수수한 겉모습에 가려져 있지만 자동차의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준 차. 혼다 올 뉴 파일럿의 판매 가격은 6940만원이다.
신종윤 기자jyshin@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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