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선언하며 출사표를 던진 기아 EV3는 저렴한 몸값에도 불구하고, 각종 최신 기술이 집약돼 이목이 쏠린다.
그중 백미를 꼽자면, 새롭게 적용된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를 꼽을 수 있다.
HVAC란 자동차의 냉난방과 제습, 환기 등을 담당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엔진의 폐열을 활용해 난방을, 기계식 압축기를 활용해 냉방을 진행해 구조가 단순했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전동식 압축기, 고전압 PTC, 히트펌프 등 배터리로부터 나오는 전력으로만 충당해야 한다. 덕분에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구조 또한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THIN HVAC’은 기존의 관념을 타파하고, 한층 더 진보된 모습을 자랑했다.
데일리카는 THIN HVAC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현대차 남양 연구소의 이윤형 공조시스템설계팀 파트장을 만나봤다.
▲ HVAC의 개발 계기는.
전기차의 대중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량의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낮은 성능의 부품을 장착하고, 내구성과 호환성은 일절 배제한 채 저렴한 부품을 탑재하면 된다.
다만 ‘뛰어난 성능을 유지’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게 되면 모험을 떠나는 것과 다름없다. ‘원가 절감’이 아닌 ‘연구를 통한 개선’을 통해 생산 원가 낮춰야 한다는 자사의 지향점은 곧 우리 팀의 최우선 목표였다.
이에 기약 없는 연구를 이어간 결과 전작 대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생산 원가가 저렴한 ‘THIN HVAC’을 개발할 수 있었다.
▲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착오도 많았고,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만큼 쉽지 않았다. 기존 HVAC의 구조를 전부 재설계해야 했다. 높이를 낮추기 위해 열 교환기를 가로로 배치하고, 풍량을 제어하는 ‘도어’의 회전 반경을 줄이기 위해 슬라이딩 타입으로 변경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아울러, 기존과는 달리 PTC가 상단에 탑재됨에 따라 외부 이물질 유입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이에, 벌레들의 사체를 직접 구해서 투입해 보는 등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 THIN HVAC을 장착해 얻게 되는 이점은 무엇인가.
한층 더 넓어진 실내 공간과 한층 더 개선된 냉·난방 효율을 꼽을 수 있다.
THIN HVAC은 기존 대비 세로 길이는 12% 줄어 310mm, 높이는 33%가량이 줄어 280mm를 기록했다.
덕분에 탑승자가 착석 후 발을 두는 공간(센터 터널과 도어 측면 사이)이 기존 전기차 대비 6cm 늘어나게 됐다.
효율의 경우는 기존 전기차 대비 풍량은 5%가 향상돼 458m³/h를 기록했다. 공조 작동 시 소음도 개선돼 기존 대비 7%가 줄어 56.6db를 자랑한다.
이와 같은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소비 전력은 오히려 25%(62W)가량이 줄어 전비에도 이점으로 작용하게 됐다.
▲ EV3에 탑재된 THIN HVAC의 비교 대상은 있는지.
폭스바겐의 ID.3와 ID.4를 예시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EV3가 더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나 효율, 정숙성을 비교해 봐도 월등히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아울러 실내 공간도 훨씬 더 쾌적한 점은 ‘덤’다.
▲ THIN HVAC의 방향성이 무엇인가.
EV3를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THIN HVAC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추후에는 모터쇼에서 보던 콘셉트카의 실내에 준하는 넓은 공간 활용성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고객이 THIN HVAC의 기술이 적용된 EV3를 통해, 한층 더 쾌적한 전기차 라이프를 누려보길 바란다.
김경현 기자 khkim@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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