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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타던 전기차 바꿔야 할지 막막”...벤츠 EQE 전기차 화재 아파트 가보니

Mercedes-Benz
2024-08-09 13:15:30
더 뉴 EQE
더 뉴 EQE

[인천=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전기차를 타고 있는데, 무서워서 차를 바꿔야 할 것 같아요!”

9일 오후 10시께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C 아파트 지하 1층.

이곳은 지난 1일 메르세데스-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인 ‘EQE’가 갑작스런 화재로 전소돼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적막감이 느껴졌다.

단지 주변의 아파트와 상권,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지역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유동 인구는 거의 없었으며, 피해 지원을 위한 이동식 샤워 차량과 보험사가 설치한 부스들만 가득했다.

청라 벤츠 EQE 화재 현장
청라 벤츠 EQE 화재 현장

인근 편의점 근무자 A 씨(20)는 “일부 세대의 경우, 아직도 전기와 수도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아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이다”며 “화재가 발생한 후로, 길거리도 한산하고 적막해 암담할 따름이다”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주차장 내부에 들어서자, 화재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세찬 바닷바람이 불어왔지만,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내부의 탄 냄새와 그을림을 씻어내지는 못했다.

주차장 한편에 서 있는 기아의 스포티지는 당시의 참상을 나타냈다. 보닛 위에 놓인 천장의 잔해물, 라이트는 화마에 검게 그을렸으며, 차체는 재로 뒤덮인 모습이다.

정상적으로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부족했다. 구호 물품과 재가 녹아든 새까만 물 탓이다. 이에 대부분의 입주민은 아파트 단지 주변 길가에 주차하는 실정이다.

청라 벤츠 EQE 화재 현장
청라 벤츠 EQE 화재 현장

단지 앞 인근 도로는 주차 자리를 찾는 입주민들로 아우성이었다. 양쪽 끝 차선은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했으며, 문이 잠긴 학교의 출입문과 버스정류장 등 장소를 불문하고 주차된 차들로 빼곡한 모습이었다.

그중 가족들을 아파트 정문에 내려주고, 주차를 하기 위해 길가로 향하던 아파트 입주민 B 씨(30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B 씨는 2년 전부터 테슬라의 모델 3을 타고 다닌다. 유류비도 절감되고, 통행료 감면 혜택도 있어 꽤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E와는 다른 차종이지만, 전기차인 탓에 이웃들에게 눈치가 보이고, 행여 피해를 줄까 봐 걱정돼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에 주차한다는 것.

청라 벤츠 EQE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입주민의 차량
청라 벤츠 EQE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입주민의 차량

B 씨는 “단순히 자신의 차량만 망가지면 상관없지만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릴까 봐 너무 걱정된다”며 “조만간 차량을 판매하고, 내연기관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 각종 지원금과 정책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반면에, 관련 대비책과 보험 상품등은 마땅치 않아 답답하다”며 “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을 구매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