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작은차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최고의 선택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데일리카 신종윤 기자]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차 캐스퍼의 크기를 늘리고 EV 구동계를 탑재한 소형 전기차로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각과 체급을 넘어선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외관은 캐스퍼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디테일을 살펴보기 전까지 두 차량간 차이점을 알아채기는 쉽지 않은데, 커진 크기만큼 외관의 비율을 조정한 덕분이다. 참고로 캐스퍼 일렉트릭의 차체크기는 캐스퍼 대비 전장 230mm, 전폭 15mm, 휠베이스 180mm가 늘어났다. 전고는 동일하다.

전기차 버전에 어울리는 세부 디자인이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끈다. 풀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을 비롯해 픽셀 디자인 LED 방향지시등, LED 후진등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또 충전 포트를 차량 전면에 마련해 유광 아크릴 라디에이터 그릴 및 메탈 페인트 스키드 플레이트로 마감했다.

측면을 보면 기존 캐스퍼를 옆에 두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차이점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눈이 띄게 차이나는 점이라면 C필러 두께가 달라졌으며, 신규 휠 디자인이 적용돼 산뜻한 감각을 보여준다. 17인치 알로이 휠은 4홀 정십자가 디자인으로 레트로한 분위기와 함께 캐스퍼 일렉트릭의 귀여운 분위기를 강조한다.

후면 역시 전면의 디자인 큐를 이어 받아 또렷한 등화류 이미지를 보여주며, 하단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해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실내로 들어가면 10.25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운전석에는 인터랙티브 픽셀 라이트가 탑재된 스티어링 휠이 마련 됐으며, 그 뒤로 전자식 변속 칼럼이 배치됐다. 기존 기어 레버가 있던 자리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공간이 마련됐다. 또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64가지 컬러를 지원하며, 드라이브 모드와 과속 경고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지정된 컬러로 변경된다.

1열 시트는 벤치 타입으로 1열간 편안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해 쾌적한 공간을 만드는데 집중 했으며, 시승간 컵홀더를 비롯한 팔걸이 구성도 유용했다.

2열은 확장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공간감을 제공했다. 운전석의 시트 포지션을 세팅 후 2열에 앉으면 1열 등받이까지 주먹 두 개 이상의 공간이 확보 됐으며, 플랫 플로어 구성을 통해 발공간도 자유로웠다. 아울러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 기능을 탑재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 용량은 49kWh로 전륜에 배치된 전기모터와 합을 맞춘다.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115마력(84kW), 최대토크는 15.0kg・m(147Nm)를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1회 충전주행가능 거리는 315km(15인치 휠 기준)를 인증 받았다. 아울러 급속 충전기 사용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가능하다.

차량에 전원을 넣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기차 다운 매끄러운 발진 감각이 돋보인다. 차체 크기가 커져 소형차가 되었다한들 차량이 주는 이미지는 여전히 경차에 가까운데, 첫 움직임부터 기존 경차와는 급이 다른 발놀림이 인상적이다.

우선 경차에 탑재된 1.0L 가솔린 엔진(76마력, 9.7kg・m)과 4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력과 반응성을 따라오기 어렵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력과 토크는 경차와 비교해 유의미한 수치 차이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작동 즉시 반응하는 가속 페달이 인상적이다. 추월 가속이나 도로 합류 구간에서 느끼던 아쉬움은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차량의 승차감 또한 소형차 이상의 감각인데, 이쯤 되면 베이스 모델인 경차 캐스퍼와 비교는 무의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굳이 비교해보자면 캐스퍼 대비 350kg 늘어난 공차중량이 주행감각에서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늘어난 무게만큼 하체 역시 강화된 모습이며, 소형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보여줄 때도 있다. 물론 주행 중 롤을 비롯해 때때로 허둥거리는 모션도 보일 때가 있지만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체급을 넘어섰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상위 차급에 적용되던 고속도로 주행 보조 및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기능 등이 탑재돼 편의성이 돋보인다. 특히 시승 간 급작스럽게 쏟아진 폭우로 전방 시야와 노면 컨디션이 상당히 나빴는데, ADAS 기능을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캐스퍼 일렉트릭은 캐스퍼와 디자인만 공유하는 한 체급 이상의 전기차로 기대 이상의 상품성을 자랑한다. 특히 수입 소형 전기차들과 비교하면 그 상품성은 더욱 돋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작은차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캐스퍼 일렉트릭의 판매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후 2990만원 부터 시작하며, 풀옵션 사양인 시승차의 판매가격은 3436만원(세후, 보조금 미적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