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DESIGN AWARD
KO
EN
데일리카 뉴스

[김필수 칼럼] 5인승 자동차, 소화기 탑재 의무화..과연 전기차도 필요할까?

Mercedes-Benz
2024-10-07 11:45:30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오는 11월부터 5인승 승용차도 소화기 탑재가 의무화된다. 이미 7인승 자동차의 소화기 탑재 의무화는 진행 중인 상태에서 앞으로는 일반 승용차 모두가 탑재의무화가 된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7인승 승용차에 소화기 있다는 것을 모르는 운전자도 상당수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자동차 안전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이 없어서 발생하는 상황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단 13시간만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선진국 중 가장 낙후된 면허 시험을 가진 국가이다. 지난 12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간담회에서 운전면허 간소화 발표이후 50여 시간의 교육이 단 11시간으로 줄어든 심각한 제도를 가진 국가이기도 하다.

이후 2시간이 늘어 현재는 13시간이 되었으나 선진국 대비 비교도 할 수 없는 낙후된 수준이다. 이 시간으로 비상시 조치방법 등은 물론이고 소화기 탑재 여부도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오직 실제 운전하면서 운 좋게 사고 없이 몸으로 배우는 방법밖에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6
현대차, 아이오닉 6

일반적으로 7인승 자동차에는 트렁크 하단이나 옆쪽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이번 5인승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자동차 화재에 대한 예방차원과 골든타임을 늘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되도록이면 소화기는 트렁크에 있는 것보다는 운전석과 가까운 실내에 위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는 보조석 하단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아서 운전자가 손을 뻗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가장 좋다고 하겠다. 물론 이번 5인승 승용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차량용 소화기라는 인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하고 예외 없이 설치해야 한다고 하겠다.

기아 EV9
기아 EV9

내연기관차의 화재는 국내 등록대수 약 2,600만대 중 연간 4,500건 내외가 발생한다. 하루에 10건 이상 발생한다는 뜻이고 여기에는 건설기계도 포함되는 수치이다. 화재 발생 부위는 엔진 쪽에서 95% 이상 발생하는 것은 그 만큼 엔진 쪽이 온도가 높고 각종 장치가 집중되어 노후화되면서 발생빈도는 늘어난다는 뜻이다.

원인은 엔진과열, 각종 전기전자 부품의 단락, 애프터마켓용 장치 탑재로 인한 전기·전자적 문제 발생 등 다양한 원인이라 하겠다. 물론 노후화가 되면 모든 부위에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겠다. 노후 차량에 대한 운전자의 관리가 더욱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화재 발생 이후 조치도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내연기관차의 화재는 주로 엔진 쪽에서 발생하고 확산속도도 매우 빠른 편은 아니어서 초기에 자체 소화기로 화재속도를 늦추는 등 골든타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 차량에서 모두가 소화기를 가져와 함께 진화하는 장면을 선진국에서는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우리는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못한 만큼 이러한 장면은 볼 수가 없다고 하겠다.

기아 EV6
기아 EV6

따라서 이번 5인승 차량의 소화기 의무 탑재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지난 10여년 전 국민귄익위원회와 소방청 등 관련 기관에서 모여서 자문회의를 하면서 열심히 필요성을 거론하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제 서야 나타난다고 하겠다. 운전자들도 위치와 사용법 등 자신과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하겠다.

이 상황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최근 보급이 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도 해당되는 가일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국내 전기차 약 60만대도 예외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과연 전기차에 현재의 차량용 소화기가 효과가 있을까 하는 문제와 그 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더 뉴 EQE
더 뉴 EQE

전기차는 최근 지하 주차장 화재로 인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대상이다. 전기차는 아직은 전체적으로 내연기관차의 화재건수 대비 낮은 비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향후 화재 비율을 올라가고 고민도 많아질 것이다.

우선 앞서 언급한 내연기관차의 화재건수에는 약 30%에 해당되는 내연기관차 수명이 10년 이상 된 차량도 포함된 수치라는 점이고, 전기차는 아직은 5~6년 이내의 차량이 대부분이어서 전기차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화재빈도는 분명히 늘 것이기 때문이다.

더 뉴 EQS 450 4MATIC SUV
더 뉴 EQS 450 4MATIC SUV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화재 온도가 훨씬 높아서 1,000도 이상 된 경우도 많고 이른바 열폭주 현상으로 크게 확산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에서 주로 발생하고 상단보다는 앞과 옆으로 확산되면서 탑승객이 탈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매우 적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전기차 운행에 대한 안전운전법과 화재 등 비상 시에 현장을 피하는 비상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라 하겠다.

이미 필자가 수년 전부터 각종 칼럼이나 방송에서 언급한 과속 방지턱에 전기차 하단을 치고 지나가지 말라고 항상 언급한 부분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 최근 국과수에서 '전기차 포비아'를 일으킨 벤츠 전기차 화재 요인을 언급하면서 확실한 원인을 밝히는데 실패하였으나 운전자가 전기차 배터리 바닥을 충격으로 인한 화재발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부분인 만큼 전기차에 대한 운전방법과 조치방법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전조현상으로 바닥에서 특이한 소리가 나거나 이미 연기와 같은 유독 가스가 발생하면 주위 확산이 되지 않는 곳에 빠르게 주차하고 탑승객 모두가 안전하게 신속하게 외부로 탈출한 다음 신고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골든타임이 매우 적은 상황에서 소화기를 찾아서 내연기관차와 같이 진화를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G80 전기차
제네시스, G80 전기차

도리어 전기차는 소화기보다는 전원이 나가면 도어가 열리지 못해서 탈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기계적인 도어 개폐 장치 의무화 탑재 등이 더욱 필요한 부분이지, 소화기 탑재 의무화는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 화재는 주로 바닥 배터리팩 내부에서 발생하는 만큼 두꺼운 팩 프레임 안으로 소화약재를 넣을 수도 없어서 전혀 의미가 없는 역할이 된다고 하겠다.

다음 달로 다가온 5인승 승용차 소화기 탑재 의무화에서 서둘러 법적 개정을 통하여 전기차 소화기 탑재 예외를 고민하는 것은 어떨까 판단된다. 물론 없는 것보다 낫다고 언급할 수 있으나 괜히 전기차에 대한 소화기 사용으로 탈출할 수 있는 시간적인 골든타임을 줄이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아직 전기차는 완전한 이동수단이 되기 위해서 해결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하나하나 확인하고 현실에 맞는 제대로 된 제도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