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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대 돌입 ‘초읽기’..전기차 화재시 책임 소재는(?)

Hyundai
2024-10-17 10:00:30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아이오닉 5 N (2023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교환식 충전 사업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의 소유권 분리에 대한 실증 특례를 신청하는 등 막판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해당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책임 소재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교환식 충전 사업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와 관련된 신청 서류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요청안이 수용될 경우, 차량 부품의 일부로 취급받던 배터리가 별도의 소유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운영사 등의 제삼자가 배터리를 구입 및 운용할 수 있게 되며, 완성차 브랜드는 전기차 판매 시 배터리를 장착하지 않은 차량의 판매가 가능해진다.

현대차 아이오닉 6
현대차, 아이오닉 6

대표적인 사례로는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NIO)'의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 2018년 중국 선전에서 처음 시작됐다. 월 구독료를 납부하면 번거로운 충전 과정 없이 교환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신차 구매 시 배터리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져, 차량의 가격이 40%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아울러 배터리 교체에 드는 시간은 불과 5분 이내로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덕분에 사업이 시작된 지 6년 만에 중국 내 2382곳의 교환소가 운용 중이며, 누적 교체 건수는 4000만건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도 자사의 사내 스타트업인 피트인을 필두로 사업에 뛰어든다. 국토교통부 산하 모빌리티혁신위원회의 심의가 통과될 경우, 10월 중으로 실증 특례 또한 허용될 예정이다.

데일리카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교체 소요 시간 10분 이내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차량 구매 시 배터리는 구입하지 않고, 구독형 배터리를 이용하는 방식인 BaaS(Battery as a Service)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덕분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배터리를 구입하지 않아도 돼 전기차의 가격 또한 대폭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 EV6
기아 EV6

이 같은 장점들에도, 업계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교환식 충전 사업의 주체가 '현대차'에서 분사한 별도의 기업이라는 우려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우선 제조물 책임법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면,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제조업자가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발화 원인에 따라 자동차·배터리 제조사가 책임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발화 원인을 밝혀낼 만한 기술이 없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이에 제대로 된 보상이 아닌, 일명 '선심 쓰기'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현대차그룹이 피트인을 앞세워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전기차 화재 발생시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기아 EV9
기아 EV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