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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전기차 전용 타이어 필요 없다, 시판 중인 타이어로도 충분”..친환경은 ‘덤’

Michelin
2024-11-28 08:50:30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컵 2 R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 컵 2 R

[촌부리(태국)=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현재 시판 중인 모든 제품은 전기차에 부합해”

미쉐린이 최근 타이어 업계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대해 “전기차 전용 제품군을 만들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전기차 타이어’로 인해 ‘총성 없는 전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쉐린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타이어 업계는 ‘전기차 타이어’ 덕분에 때아닌 호황을 맞이했다. 내연기관 차량 대비 공차중량이 늘어났고, 고출력을 순간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전기차 특성에 맞춰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수요가 높아진 까닭이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금호타이어는 ‘이노뷔’를 런칭하며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타이어는 사람의 ‘신발’과 같은 역할을 한다. 차체의 무게를 지탱하면서도 추진력을 지면에 전달하며 방향을 바꾼다. 아울러 접지력을 통해 노면을 움켜쥐면서도, 요철 시의 충격을 상쇄시킨다. 이에 용도와 상황에 맞춰 타이어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레이싱 타이어는 그립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윈터타이어는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접지력 확보를 우선한다. 전기차 타이어 역시 지향점에 부합하도록, 내·마모성 강화하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구름저항(Rolling Resistance Coefficient)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미쉐린 람차방 탤런트 캠퍼스
미쉐린 람차방 탤런트 캠퍼스

이처럼 타이어는 계절·차종 등 다양한 특성에 맞춰 제작·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쉐린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한정할 생각이 없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태국 촌부리(Chon Buri)시에 위치한 ‘미쉐린 람차방 공장’에서 만난 미쉐린 기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씨릴 로제(Cyrille Roget)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한정해 특정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큰 실수다”며 “미쉐린은 적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전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고, 전기차에 부합하는 성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쉐린은 고도한 첨단 기술을 모든 생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이에 다른 브랜드처럼 '전기차 특화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즉, 이미 미쉐린은 모든 타이어 제품군에 이미 전기차 전용으로 적용된 기술이 포함됐다는 것. 이미 기존 제품군에서 전기차에 알맞은 기술이 탑재돼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가리지 않고 올라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전 제품군에 적용된 신기술이 비단 ‘성능’ 때문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씨릴은 “이 같은 행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선두를 점하기 위함만은 아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쉐린의 노력에 일환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쉐린 람차방 탤런트 캠퍼스
미쉐린 람차방 탤런트 캠퍼스

미쉐린에 따르면 모든 타이어는 타 브랜드 전기차 전용 타이어에 적용된 ‘구름 저항 감소’ 기술이 적용돼 마일리지가 늘어났다. 덕분에 주행 중에 발생하는 타이어 분진과 탄소 배출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독일타이어협회가 진행한 ‘‘타이어 분진량 측정 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매년 2만 7000km를 주행했을 때 ’미쉐린 프라이머시 4 st‘의 경우 1kg의 분진이 발생한다. 이는 업계 평균인 3.5kg 대비 71.42% 낮은 수준이며, 8kg의 분진이 발생해 최하점을 기록한 타이어 대비 87.5%가량이 낮은 수준이다.

미쉐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소재‘를 적극 활용해 2050년까지 재활용률 10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타이어의 핵심 재료인 ’실리카‘의 추출 방식이다.

실리카란 타이어의 6대 원료 중 하나다. 물에 잘 흡착이 되는 덕분에 젖은 노면에서도 제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주로 ’모래‘에서 추출이 되는데, 천연자원인 만큼 그 수가 한정적이다. 이에 미쉐린은 자사의 생산 시설이 밀집된 동남아시아의 풍부한 쌀과 겨를 활용해 ’친환경 실리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기준, 201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은 44% 감소했으며 산업 구역 내 탄소 배출량 16.1% 하락했다. 반면 재활용률은 28% 증가했으며 에너지 효율성은 2.9% 올랐다.

씨릴 로제
씨릴 로제

한편, 현재 미쉐린은 130여개 전기차에 신차용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