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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 타고 1200km 달려보니..기아 EV9 4WD GT라인 ‘매력’

Kia
2025-02-17 16:50:20
기아 EV9
기아 EV9

[부산=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기아의 첫 대형 전기 SUV EV9는 전기차 시장에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5미터를 상회하는 전장으로 넉넉한 3열 공간은 물론, 디지털 사이드미러(DSM)과 HDA2,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 등 최신 옵션도 대거 적용된 만큼 상품성이 뛰어난 덕분이다. 아울러 옵션의 라인업은 3가지, 2열 시트은 4가지나 마련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도 칭찬할만하다.

이어 4륜 모델 기준(부스트 모드 적용시),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5.3초 밖에 걸리지 않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1km(2륜 기준)에 달하는 만큼 실용성도 돋보인다.

덕분에 2박 3일간 서울에서 군산을 경유해 부산을 거친 후, 강릉에서 수원을 주파하는 1200km의 장거리 주행에서도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경쾌한 주행을 이어갔음에도 효율성이 뛰어나 실전비는 공인 전비를 항상 상회했다. 충전 속도도 빠른 편으로, 전국 곳곳에 마련된 현대차그룹의 초고속 충전소 E-Pit에서 충전할 경우 10%에서 80%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 “10점 만점에 10점”..입이 닳도록 칭찬할만한 파워트레인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EV9 4WD 모델은 99.8kWh 용량의 SK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모터의 최고 출력은 385마력에 달하며, 최대 토크는 61.2kg.m를 발휘한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5.3초가 소요되며, 최고 속도는 200km에서 제한된다.

강력한 출력을 품었음에도 4륜 모델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도심 490km, 고속 389km, 복합 445km다. 이어 2륜 모델은 도심 559km, 고속 401km, 복합 501km다.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E-gmp 플랫폼을 탑재한 차량 모두, 업계 평균 이상의 승차감과 효율성을 자랑하는 점은 저명한 사실이다. 이에 EV9역시, 준수한 성적표를 내 놓을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소 생각 이상으로 훌륭했다. 기존 E-GMP 차량과 동일한 기능을 탑재했으면서도, 기능들을 잘 다듬어내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가장 칭찬할만한 점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출력의 활용 범위다. 본래 전작의 경우. 엑셀러레이터의 민감도를 조정해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EV9은 달랐다. 에코모드에서 엑셀을 깊게 밟아도 제 출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덕분에 엑셀 전개량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연비를 중시하는 운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분명한 장점만큼, 개선의 여지도 명확했다. 긴급 상황에서 급격한 가속을 위해 풀 액셀을 밟아도 차가 좀처럼 가속되지 않았다. 이는 현대차그룹내 모든 완성차들에 탑재된 ‘속도 제한 기능(MSLA)’의 로직과 상충된다.

풀 액셀은 위험한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사고를 회피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MSLA를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풀 액셀을 전개할 경우, 시스템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고 간주해 기능을 일시정지하고 곧바로 가속에 나선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하지만 EV9은 에코모드에서 풀 액셀을 밟아도 에코모드 특성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급 가속이 필요할때면 연신 드라이브 모드 변경버튼을 눌러야하는 만큼, 유사시 안정성을 저해시킬 여지가 다분해 개선이 필요하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초반 토크감을 활용해 탄력적인 주행이 가능했으며,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운전의 질감이 매우 흡사했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 일상 주행시에 활용할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 도로 위에서 만난 대부분의 차량들은 스포츠모드로 달리는 EV9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사실상 현대차의 고성능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N에 비슷하거나 더 빠른 수준이다. 7인승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경약을 금치 못 할 수준의 성능인것은 분명했다.

■ 1200km 주행 후, 평균 전비는 4.5km/kWh..공인 대비 15.3% 높아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EV9과 서울 역삼역에서 출발해 군산을 거쳐 부산, 강릉을 경유해 수원을 주파하는 1200km의 장거리 여정을 떠났다. 연비 주행은 지양했으며, 법규내 경쾌한 주행을 이어갔음에도 실전비는 공인 전비를 상회했다.

전장이 5m를 초과하는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전비가 4.5km/kWh를 유지했으며, 이따금 정속주행을 할 경우 5km/kWh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충전은 260kW급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현대차그룹의 E-Pit을 주로 이용했다. 트립컴퓨터상1200km 가량을 주행하는데 소요된 전력은 총 266.66kWh 가량으로, 초고속 기준 충전 비용은 9만 644원이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EV9과 차체의 크기가 비슷한 2세대 팰리세이드 2.5 터보 모델과 유류비를 계산해 보면, 효율성에 체감된다. 우선 2세대 필리세이드 2.5 터보는 공인 고속 연비 9.7kmℓ다. 이에 1200km를 주행하는데 소요되는 휘발유는 123.7ℓ다. 한국석유정보공사 오피넷에 공시된, 16일 서울시 기준 리터당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인 1784.45원으로 계산했을때 소요되는 비용은 22만 756원이다.

실 주행시와는 다소 차이가 발생하겠지만,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비교할 경우 58.9% 가량 연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는 만큼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충전 속도도 빠른 편으로, 전국 곳곳에 마련된 에서 충전할 경우 30%에서 80%까지 2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 유러피언 세단 못지 않은 승차감..장거리 주행시에도 문제 없어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EV9의 승차감은 현대차그룹이 선보인 차량 중에서 뛰어난 편에 속한다고 자부한다. 평상시에는 단단한 승차감을 연출해 고속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요철 구간에서는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커 기분 좋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국산차 특유의 ‘물침대’를 연상케하는 부드러운 승차감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이지만 ‘최신 트랜드’인 유러피언 스타일의 드라이빙 감각을 충실히 연출한 점은 칭찬할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SUV의 단점으로 꼽히던 딱딱하고 불안한 승차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른 노면에서는 에어서스펜션이 탑재됐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움직임의 폭이 넓었으며 그 질감은 상당히 부드러웠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고속 주행시 혹은 곡선 구간에서는 불필요한 움직임이 철저히 배제돼 안정성이 뛰어났다. 급격한 코너가 연속된 구간에서는 이따금 다소 불안한 거동을 보이면서도, 곧바로 차체를 바로 잡았다. 다이나믹함은 다소 부족했지만, 7인승 대형 SUV의 지향점을 감안해 보면 꽤 뛰어난 수준이다.

시트의 착좌감도 만족스러웠다.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딱딱하지도 않아 장거리 주행시에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허리 디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30분마다 자동으로 작동되는 마사지 기능의 효용성도 뛰어났다.

다만 릴렉션 컴포트 시트는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긴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밝힌 ‘신체의 어떤 곳에도 힘이나 무게가 가해지지 않는 자세’를 차량에서 만끽할 수 있는 점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생각보다 편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EV9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트 포지션이 애매한 탓에 해당 기능이 탑재된 차량을 타고 휴식을 취할때면 운전자의 입맛에 맞춰 조절이 필요하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2열에 장착된 시트는 만족도가 높았다. 독립형 구조 덕분에 쾌적한 공간 확보가 가능했으며, 발 받침대도 마련돼 퍼스트 클래스를 탄듯한 편안함이 일품이다. 다만, 등받이의 눕힘 각도가 생각보다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어 1열에 에어 방식과는 다르게 타격식 마사지 기능이 적용된 점도 주목할만한데, 그 강도와 로직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해당 기능이 탑재됐다는 점 만으로도 칭찬할만 했다.

3열의 공간도 꽤 넉넉한 편이다. 생각보다 레그룸이 넉넉해 장거리 주행시에도 큰 불편함은 없었으며, 3열에 C포트 충전기도 마련된 만큼 편의성도 뛰났다. 스피커도 양측면에 2개씩 장착된 점도 만족스러웠다.

■ 디자인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스타맵 시그니터 라이트‘가 무르익은듯 하다.

우선 전면부는 디지털 패턴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라이팅 그릴부터, 밤하늘의 별자리를 형상화한 스타맵 LED 주간 주행등, 세로로 배치된 LED 헤드라이트는 독보적인 인상을 연출한다. 또한 유선형 곡선이 대거 적용된 만큼, 공기역학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이점을 취했다.

측면의 경우, 부드러운 차체의 볼륨을 강조하면서도 직선 위주의 라인을 구성해 ’항공기 동체'를 연상케 한다. 생각보다 완성도가 뛰어났으며, 오토 플러시 타입의 도어 핸들도 꽤 칭찬할만 하다.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후면은 심플했다. 휀더의 풍성함을 적극 들어내면서도, 세로형 LED 리어 램프를 적용해 전면부와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히든 타입의 리어 와이퍼가 적용돼 깔끔해 보이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디자인의 특성상 디지털 룸미러와 후방카메라가 오염에 취약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의 경우, 염화칼슘과 이물질이 카메라 렌즈에 묻은 상태로 단단하게 굳어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관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총평

기아 EV6 4WD GT라인
기아 EV6 4WD GT라인

현대차의 아이오닉 9이 출시된 만큼, 한지붕 아래 두 형제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차량 모두 각자의 색채가 짙은 만큼 어느 차량을 선택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낸 차량인 만큼, 상품성 또한 의심치 않아도 된다. 탑승자 모두가 만족스러운 고급 대형 SUV 구매를 염두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시승을 적극 추천한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든 이들의 호감을 사로잡을 EV9의 국내 출시 가격은 2륜 기준 7728만원부터, 4륜의 경우 8094만원부터 시작된다.

기아 EV6 4WD GT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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