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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히스토리] 무모했던 선구자..픽업트럭 시장 개척한 쌍용차

Ssangyong
2018-09-18 10:41:45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지금으로부터 딱 16년 전. 사실 그 당시에는 무모(無謀)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보면 결과적으로는 선구자(先驅者)였다. 쌍용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002년 쌍용자동차가 픽업트럭(Pick-up Truck)을 내놨다. 그것도 ‘픽업트럭’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어찌보면 다소 생뚱맞은 ‘SUT’라고 했다.

SUT는 ‘Sports Utility Truck’이라는 걸 줄여서 말한 것인데, 당시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세단이나 SUV 등 승용형 차량이 선호되던 분위기를 감안한 때문이다.

픽업트럭이라고 하면 왠지 농부나 농장 주인들만이 사용하는 차에 국한할듯하니 쌍용차에서는 변칙적으로 픽업트럭 대신 SUV에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도록 SUT라고 새로운 용어를 만든 것이다. SUV와 트럭을 합친 것과 같다. 굳이 말하면 쌍용차의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어쨌든 쌍용차가 선보인 픽업트럭인 ‘SUT’는 국내서 소개되자마자 당초 우려섞였던 생각과는 달리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았다. SUT는 쌍용차가 SUV를 만들면서 살짝 데크만 올려놓는 방식으로 생산한 것인데, 모델 라인업을 확대할 수도 있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이미지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잘 팔리면 좋은 거고, 안 팔리면 어쩔 수 없는 그런 차가 바로 쌍용차의 SUT였다. 그러나 쌍용차의 시도는 SUT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효자모델로 등극했다는 점에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쌍용차의 SUT 인기가 이처럼 솟아오르자, 시장을 지켜만 봐왔던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쉐보레 등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들 브랜드는 픽업트럭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언제라도 투입시킬 수 있는 능력은 없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 1세대, 무쏘 스포츠

쌍용 무쏘 스포츠
쌍용 무쏘 스포츠

쌍용차는 지난 2002년 9월5일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전인미답 이었던 SUT(Sports Utility Truck)를 내놓는다. ‘무쏘 스포츠’가 바로 그것.

쌍용차가 시장 개척을 위해 ‘P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16개월 동안 450여 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이 비용은 사실 SUV ‘무쏘’ 개발에 대부분 들어간 비용이었다는 후문이다.

살짝 데크만 올려놓고 변화를 준 픽업트럭에 해당된 때문이다. 어쨌든 무쏘 스포츠는 국내 최초의 SUT였다. 직렬 5기통 2.9ℓ 디젤 터보 인터쿨러 SOHC가 적용됐다. 레저뿐 아니라 업무용에도 적합하도록 400kg의 적재량이 가능한 데크가 추가됐다. 승용차 안전 기준에 맞춰 개발된 때문에 ‘무쏘’의 안전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었다.

■ 2세대, 액티언 스포츠

쌍용 액티언 스포츠
쌍용 액티언 스포츠

2006년에는 1세대 무쏘 스포츠에 이어 2세대 액티언 스포츠가 출시됐다. 액티언 스포츠는 기존 SUV 액티언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픽업트럭이지만, 레저나 출퇴근, 업무, 일반 승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었다.

4기통 ‘XDi200’ XVT 디젤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45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1.6㎏․m(1800~2750rpm)의 엔진 파워를 지녔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났으며,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다. 연비는 12.9㎞/L로 당시에서는 연비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 3세대, 코란도 스포츠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2012년 코란도 스포츠가 나왔다. 코란도 스포츠는 1세대 무쏘 스포츠, 2세대 액티언 스포츠의 브랜드 가치를 계승한 제 3세대 모델로 코란도의‘젊음(Young)’, ‘스포티(Sporty)’, ‘다이내믹(Dynamic)’한 이미지에 아웃도어 라이프의 즐거움과 고객의 가치 실현을 지향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긴 것이다.

코란도 스포츠는 당시 처음으로 엔진회전수 1500rpm에서부터 최대토크를 구현하는 한국형 e-XDi200 LET 엔진을 탑재됐다. 그런만큼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최적의 주행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란도 스포츠가 소개되면서 고객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1세대와 2세대 모델까지는 “픽업=화물차”라는 인식이 많았다면 3세대 모델 코란도 스포츠 출시 후 “픽업=또 다른 SUV”로의 인식이 굳혀지기 시작한 때다. 판매량도 한층 증가했다.

쌍용차가 2014년 실시한 코란도 스포츠 구매 고객 조사 결과, 고려하는 모델, 즉 실질적인 경쟁모델로 현대차의 싼타페와 기아차의 쏘렌토가 꼽히기도 했다.

코란도 스포츠 출시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 트렌드는 SUV의 인기가 치솟는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서, 아웃도어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환경은 SUT의 인기에도 그대로 반영돼 SUT 시장이 크게 확대된다.

■ 4세대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4세대
렉스턴 스포츠 (4세대)

쌍용차는 2018년에 이르러, 기존 중형 SUV 모델과는 전혀 다른 유니크함으로 새로운 활력과 반전을 위해 ‘렉스턴 스포츠’를 내놓는다. SUV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포함시켜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명명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하여 탑승객의 안락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급 나파가죽 소재의 시트에는 1/2열 모두 열선이 적용됐다. 1열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통풍시트도 적용해 장거리 여행에도 쾌적한 승차감을 보이도록 차별화 시켰다.

렉스턴 스포츠는 G4 렉스턴과 공유하는 e-XDi220 LET 엔진을 탑재했다. 동력전달 성능이 한층 개선된데다, 내구성을 장점으로 하는 아이신(AISIN AW)사의 6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축적된 4Tronic 시스템과 차동 기어 잠금 장치(LD, Locking Differential)가 적용된다. 일반 차동 기어장치에 비해 등판 능력은 5.6배, 견인 능력은 4배 정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는 기존 SUT 대비 한층 더 개선된 프리미엄급 스타일이라고 강조한다. 렉스턴 스포츠는 상품성이 더욱 높아진 때문에 소형 SUV 티볼리 이후 쌍용차의 판매를 견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쌍용차가 지난 16년간 시장을 개척하고 독주해왔던 픽업트럭 시장이 향후에도 지속될른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